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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너의 목소리가 들려(민들레 92호)

교컴지기 | 2014.04.28 17:38 | 조회 8617 | 공감 2 | 비공감 0

너의 목소리가 들려

 

함영기(교컴 대표)

 

개인이 사회에 적응하고, 사회를 발달시키며 그 속에서 개인도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을 ‘사회화’라고 한다. 사회화는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유아기부터 시작하여 생애 전반을 통틀어 진행된다. 특히 학교는 사회화를 돕는 기관이자, 그 자신 작은 사회로 기능한다.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통해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과 가치, 기능과 규범을 학습한다.


그런데 사회화는 하나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 개념을 말하는 사람들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결이 다른 해석이 있다. 어떤 이들은 사회화를 '모나지 않게 사회에 잘 적응할 능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관점에서 사회는 개인들의 기여를 바탕으로 유지, 존속되며 개인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 입장에서는 어떤 사람이 개성과 주장이 특별히 강하여, 주변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 사회화가 덜 되었다고 한다. 개인의 역할을 사회적 장면에 귀속시키는 이 관점에서는 사회적 질서와 안녕이 대단히 중요하다. 기존의 질서가 예측 가능하도록 유지되는 것이 개인의 사회화 과정에서 이해와 요구를 실현해 나가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회에 원만하게 잘 적응하는 것’은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바라는 덕목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런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편안한 생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랄 것이다. 간혹 자녀가 부모에게 저항하거나, 비판적인 말을 하면 더럭 겁이 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당장이 문제가 아니라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긴장과 갈등의 상태로 살아가게 될까봐 그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사회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와 같다면, 사람들의 관심사는 부적응 상태에 빠진 인간을 잘 계몽하여 사회적 적응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다. TV는 부적응 자녀, 부적응 부모, 부적응 부부, 심지어 부적응 교사를 동원하여 계도하고 훈육하며 마침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OO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은 한 인간이 부적응 상태에서 적응의 상태로 변화되어 '사회화 능력을 회복'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여기에 극적인 편집이 더해져 한 시간 안에 문제적 인간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입장에서 사회화는 일종의 학습이요, 반복적인 훈련의 과정이다.

부모에게, 교사에게 순종적이지 못한 아이들을 잘 계도하고 훈육하여 마침내 '순한 양처럼 된 상태'를 보고, 달라졌다고 하는 것 속에는 보이지 않는 은밀한 폭력이 숨어 있다. 기성의 권위에 저항하는 것을 악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순화하는 과정에서 주체의 특별함과 개성을 모두 말살하는 폭력 말이다. 아울러 그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보호자(사실은 권력자)가 바라는 것을 눈치 빠르게 인식하고 그의 기대에 따른 행동을 함으로써 더 수월한 방법으로 원하는 자원을 획득하는 교환과 거래의 논리가 숨어 있다. 많은 심리학자들과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들이 사회화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정상화'의 다른 표현이며, 정상화는 '저항에서 순종으로' 변화되었음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개성이 떨어지고, 주장이 멀리 도망가며 결국 '그 자신'의 목소리는 허공 속으로 사라진다.

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모범생을 일컫는 대표적 언술, '과묵하게 맡은 바 일을 잘 처리함'이란 말 속에는 교사가 기대하는 사회화의 과정이 그대로 들어 있다. '과묵할 것, 주어진 일은 책임 있게 완수할 것'이 바로 그것인데 이것은 누구의 논리인가? 이렇게 왜곡된 사회화를 받아들인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결국 그들 역시 제 목소리를 갖지 못한다. 10년 전만 해도 학급회의를 통하여 곧잘 자기들의 이야기를 펼치고, 급우들과 토론과 협상을 하던 아이들이 오늘날 학급회의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고작 일 년에 한 번 수련회나 수학여행 전에 '반티'를 맞출 때만 극도의 관심을 보인다. 이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 '소비적 관심'의 반영일 뿐이다.

지적 전통주의자들은 학교의 임무가 인류의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전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지식이란 인식 주체 외부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으로 개인이 함부로 훼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심 없이 받아들여야 할 인류의 문화유산, 곧 선조들이 전하는 지식을 습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히 ‘잘 기억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의심하고 회의하는 것은 지식의 절대적 속성을 신봉하는 사람들에게는 불경스러운 일이다. 이 경우 배우는 자의 미덕은 기존의 질서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주어진 지식을 의심 없이 외우고 기억하는 것, 기성의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 배우는 자의 도리이다.

삶의 모든 장에서 이러한 기성의 권위가 작동한다. 가정에서는 가부장의 권위 아래 가족 질서가 유지된다. 이 경우 가족 질서의 유지는 한편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가족 구성원 중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자기의 목소리를 유보한다.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엄포를 놓고, 어린이가 자기 목소리를 내면 ‘버릇이 없다’며 제재의 대상이 된다. 대개의 경우 ‘화목한 가정’이란 가부장의 권위에 순종한 대가로 주어진다. 성인의 세계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의 교장이, 기업의 대표가 강조하는 ‘인화’는 어디를 향하는 개념일까?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권위를 가진 사람이 말하는 인화는 권위에 대한 복종으로 얻어지는 허위적 분위기 같은 것이다. 성인들이 모인 곳에서 인화에 대한 강조는 ‘네 목소리를 갖지 말라’는 경고를 숨기고 있다.

사회는 중립적인 상태에서 이상적인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다. 또 모든 인간들이 낱낱으로 개별화되어 자신만 성실하게 살면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은 더욱 아니다. 그곳에는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생기는 긴장과 갈등이 있고, 그들이 위임한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가 있다. 종종 국가 권력은 시민의 삶 속에 파고들어 '순종적으로 살기를' 강요하고, 국가적 과업에 토 달지 말고 과묵하게 맡은 바 일을 잘 처리할 때 불편한 삶을 살지 않게 된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연한다. 국가에 의해 관리, 통제되는 미디어는 이를 교묘하게 포장하여 대중들을 현혹한다. 이 과정에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를 전파한다. 그리고 소외계층의 사람들에게는 자기들의 방식이 안정된 사회를 위해 바람직한 과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허위의식을 조장한다.

삶의 많은 부분을 소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기득권 세력의 위세와 영향력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소외자의 믿음은 기득권 세력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 다시금 안정된 지배가 유지되도록 한다. 이것이 이른바 그들이 말하는 ‘사회 질서’이다. 누구든 사회에서 제 역할이 있으므로 분수에 맞게 처신하고 생활하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 목소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권력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며, 피폐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을 산다. 이들은 보잘 것 없는 삶의 원인을 ‘내가 못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화의 핵심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본다. 진짜배기 사회화는 사회에 잘 적응하여 작은 유익함이나마 내 것을 챙기며 사는 소소한 삶이 아니라, ‘내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지금 아이들에게 '네가 편안하려면 잘 적응해', '모난 돌이 정 맞아'라는 한쪽 편의 사회화로 안내하는 말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우린 그들에게 '네 목소리를 내어 봐', '담대하게 비판해 봐'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의 목소리가 있고, 반대편의 목소리가 있을 때, 그것들은 서로 긴장하고 갈등하며 바람직한 결말을 위한 의사소통을 시작한다. 비로소 일방향이이었던 말의 방향이 주고받는 쌍방향의 그것이 된다. 이 상태가 번잡하고 시끄럽다 하여 피할 일이 아니다. 민주적 시민성이 전제되지 않는 사회화는 필경 누군가의 의도를 실현하는 구실일 뿐이다.

중립을 지켜야 할 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하여 한쪽 편을 들었고, 농약도 과학이라면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야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한 것보다 높다. 이 모든 것들이 ‘내 목소리를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롯된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과묵하게 맡은 바 일을 잘 처리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사사건건 의심과 회의를 가지고 따지고 묻고 토론하게 하는 것, 여기에 민주적 시민성이 있다. 이것이 ‘절차 민주주의’를 넘어 모든 이의 삶 속에 깃든 진짜배기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다.

 

함영기

중학교에서 사춘기 아이들을, 대학에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와 시민의 성장을 조력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교육사유>, <통하는 학교 통하는 교실을 위한 교사리더십> 등의 책을 썼으며 <수업전문성>, <교사문화> 등을 주제로 한 논문을 썼다. 17년째 교사공동체 교컴(http://eduict.org)의 대표로 활동해 왔다. 


프레시안에서 이 글을 전재하였군요.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6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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