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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인권수업]을 읽고
이은진 샘의 인권수업책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알진 않지만 은진샘의 강의를 들어본적도 있고, 인권교육이 아닌 인권 수업이라는 좀 더 수업의 실제에 가까운 내용을 알고 싶어 교컴을 통해 증정받았다.
2가지로 요약하자면, 첫째, 은진샘의 솔직함과 경험에 바탕을 둔 진솔한 교육체험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어려운 말이나 전문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실제 경험과 솔직한 생각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쉽게 공감하며 읽을수 있었다. 둘째, 교권에 관한 내용에서, 그동안 간과했던 학교의 구조적 불평등이 학생 학부모보다 오히려 더 교권을 침해할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하는 관계임을 다시 되새기게 된것이다.
올해로 교직 20년차에 들어가지만 저자의 말대로 3월은 아이들을 내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라 믿는 평범한 교사이다. 저자도 신규때는 그렇게 믿었고 그래서 왕칼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어느정도의 권위가 없으면 학급운영은 어렵다. 그 권위는 학생인권과 교권의 오묘한 조화 위에서 가능한데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은 것이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욕설이 난무하지 않는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배려와 존중 대화가 쉽게 이루어진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토론이 가능하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학생 스스로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이 높아진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문제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릴수 있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질서정연하지 않게 보일수 있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교사의 인내심과 비폭력적 대화법을 시험하고 요구하는 상황이 많아질수 있다. 인권친화적인 교실은 질문과 말이 많아질수 있다.
솔직히 교사로서 인권친화적인 교실을 만들고 지속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가 굳이 경험을 소개해주지 않아도 교사들이 인권친화적인 교실이 바람직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단지 용기가 나지 않고 어려운 길을 택하기 싫은 것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3가지 당부를 하는데 첫번째가 용기를 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평생 사육장에 갇혀있던 소들을 초원에 풀어놓으면 처음에는 기괴한 소리를 내고 과격해 보이는 행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평화롭게 풀을 뜯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인권에 눈을 뜨게 되면 처음에는 날뛰고 버릇없어 보이는 언행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더 알게 되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게 된다고 하였다. 저자의 말을 믿는다. 그럼에도 그 과도기를 겪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잘 이겨내고 극복할 자신이 없어서. 아마도 나자신의 인권지수가 낮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의 생활속에 인권이 스며들도록 해야한다는 저자의 3번째 당부는 이런 내 마음을 콕 찍어서 부끄럽게 만들었다.
조금씩 천천히 시작하는 수 밖에 없다. 나조차도 시간이 걸리는데 아이들에게 한순간에 너무 많은걸 기대해서는 안된다. 진실한 조언을 준 나보다 어린 저자샘에게 고마우면서도 자극을 받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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