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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토론방

공부는 왜 하지?

함영기 | 2004.05.25 10:19 | 조회 3175 | 공감 0 | 비공감 0
공부는 왜 하지?


△ 양희준

초등학교 6학년생 5명 모둠 토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학대 받는 어린이와 버림 받은 어버이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됐다. 어린이 학대와 어린이 인권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어린이 인권을 말하는 이들도 다름 아닌 어른들이다. ‘테마대담’은 어린이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물음도 도발적이다. ‘공부를 왜 하지’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6학년생 5명이 수업을 마치고 토론을 벌였다. 김현성군과 양희준군이 같은 반, 신은주양과 차아림양이 같은 반, 그리고 이승규군, 이렇게 서로 다른 세 반의 어린이가 참석했다. 이들의 얘기를, 바로 이들만큼만 심각하게 또 유쾌하게 들어줬으면 한다.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토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의 느낌과 생각, 상상력을 날것으로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주위를 의식해서인지 서로 높임말을 썼으나 곧 예삿말로 바뀌었다.

은주=어른들한테 대들면 안 되니까 우리의 의사 표현을 잘 못하는 것 같아.

아림=대들면 막 혼내고….

은주=대드는 게 아니라 의사를 표현하는 건데.

희준=이유를 얘기하는데, 엄마는 어디서 말대꾸야, 그러지.

아림=어른들이 욕하니까 우리가 배운 건데, 어른들은 애들 앞에서 욕하면서 우리가 욕하면 혼내. 왜 우리가 욕하면 때리느냐고.

승규=내가 욕하면 동생이 따라한다면서 혼내고, 어른들은 욕하고 따라하게 만들고 있어.

은주=어른들은 우리를 편치 못하게 해.

아림=어른들도 예전에는 공부 안 하고 놀았을 수 있는데 우리한테는 맨날 공부만 하라고 그래.

은주=너무 우리한테 많은 것을 바라서 불만이야.

아림=맞아. 내가 좀 먹겠다는 데….

현성=너는 몸 관리 좀 해야지.

아림=

은주=아무튼 어른들은 우리가 잘되라고 많은 걸 시키고 요구하는 데, 너무 부담스러워.

현성=우리가 커서 공부한 만큼 편해지니까 그런다고 생각해.

은주=근데 힘들잖아.

현성=힘들어도 나중에는 훨씬 더 많이 쉴 수 있잖아.

아림=적당히 시켜야지.

은주=너무 많은 것을 바라니까 그러는 거지.

현성=미안해.

은주=엄마한테 ‘물 좀 갖다 주세요’ 그러면 ‘네가 갔다 먹어, 너는 손이 없느냐 발이 없느냐’ 그러면서 맨날 나한테 ‘은주야, 이것 좀 가져와라, 저것 좀 가져와라’ 이러지.

아림=아빠가 다치셨는데 엄마는 맨날 나한테 아빠 커피를 타서 드리라고 해. 가끔 짜증 나서 안 한다고 해도 엄마는 빨리 하라고 그래.

희준=엄마한테 타다 달라고 하지 그래

아림=나한테 시켜.

승규=그러면 이렇게 말해. 나 지금 공부한다고.

은주=근데 공부 다 하고 나서 뭘 도와주려고 집안 청소, 이런 것을 하려고 하면 ‘너, 왜 이런 것을 하고 있어, 공부나 해’ 그러지. 아무 때나 공부하라고 해.

아림=우리가 사람이 아니라고.

승규=그럼 짐승이냐

희준=엄마가 애정 표현이라고, 장난으로 때려도 너무 아파 운 적이 있어. 살찐 사람은 조금만 맞아도 아파. 엄마 손이 맵거든. 꼬집어도 아파. 그런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어.

은주=어른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면 참 좋을 텐데. 어른들 시각에서 어른들 입장만 보니까 우리하고 안 맞는 것 같아.

아림=좋아하는 옷을 입어야 기분이 좋잖아. 내가 추리닝을 좀 좋아해. 그러면 ‘가스나가 맨날 추리닝만 입고 다닌다’ ‘살 찌려고 작정을 했다’고 그래. 맨날 살 얘기만 해.

희준=맞아. 충분히 이해해.

현성=약점을 잡아 찌르는 거지.

은주=그리고 누구랑 비교하는 것.

승규=누구는 100점 맞았는데 너는 70점 맞았냐. 어떻게 그 모양이냐 하면서.

은주=너는 누구 반만이라도 따라가 봐라.

아림=은주가 저번에 집에 놀러 왔다 갔는데 ‘은주는 저렇게 말랐는데’ 그러면서 ‘은주는 야채 먹는데 너는 왜 육식만 좋아하느냐’ 이래.

은주=나한테는 ‘아림이처럼 팍팍 먹어야지 너는 왜 편식만 하느냐’고 그러고.

희준=우리 엄마는 권상우 형만 나오면 ‘저 사람처럼 근육을 길러야지, 비계 밖에 없느냐’고 놀려대. 그게 얼마나 괴로운 줄 알아 그래서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엄마는 ‘어이구,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러고. 비곗덩어리라고. 살찐 사람은 그게 얼마나 기분이 상하는데. 애정 표현 같기도 하고 장난으로 그러기고 하고, 나를 위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은주=맞아, 우리를 위해서 그런 것 같아. 나중에 엄마 아빠처럼 힘들게 일하지 말고 편하게 살라고.

아림=우리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기는 한데 좀 심하지.

은주=아빠 엄마는 하시는 일이 힘들잖아. 그래서 너는 나중에 커서 그러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 편하게 살 수 있다고.

남들과 비교하는 얘기가 나오자 모두 “맞아, 맞아”를 외쳤다. 정말 싫은 모양이다. 어른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놓다가 얘기는 자연스럽게 이들 생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공부’로 옮아갔다.

승규=어른들이 공부하라고 하니까 하지,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하나.

은주=내 꿈이 있으니까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야. 엄마 아빠가 해준 만큼 나중에 효도하기 위해서 하는 거야.


△ 차아림

아림=너는 착한 어린이야.

승규=나는 그런 정신으로 공부해 본 적 없는데.

아림=나는 그냥 시키니까.

희준=나는 공부를 잘하면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공부 하는데.

아림=근데 공부 잘하면 자존심도 좀 살지 않냐. 나처럼.

승규=네가 공부 잘한다고

은주=나중에 돈 많이 벌어 어렸을 때 돈이 없어 못한 것을 할 수 있잖아. 먹을 것도 많이 사 먹고, 많이 놀고, 노력한 만큼.

현성=근데 공부하는 게 버릇이 된 것 같은데. 안 하면 이상하고 또 맞을 것 같고, 숙제 안하면 선생님한테 혼나고.

희준=집에서 빈둥대면 뭐가 좀 이상해.

은주=하기는 싫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같아.

아림=안하고 있는데 ‘너 공부 다 했니’ 그러면 뜨끔.

희준=맞아, 무서워. 공포감이야.

승규=안하면 때릴 것 같고.

은주=공부를 안 하면 벌써부터 미래에 대한 생각이 새록새록 들어. 내가 나중에 커서 어떻게 될까 걱정도 되고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내가 해야 할 공부가 밀렸을 때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편치 못하고.

승규=잠도 제대로 못자. 혼날 것 같기도 하고.

현성=시험 못 보면 혼날 것 같으니까 미리 공부해서 시험 잘 봐야지, 엄마한테 좋은 소리도 듣고 그러지.

승규=엄마 아빠한테 용돈도 받고, 나는 그게 제일 좋던데.

희준=용돈보다 엄마가 ‘어이구, 잘했네, 내 새끼’ 칭찬 듣는 게 좋아.

현성=조건 걸어서 공부 열심히 하는데, 예를 들어, 핸드폰 사달라고 하고 시험 잘 보면 핸드폰 사준다고, 그렇게 하지.

희준=나는 가족끼리는 조건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은주=

희준=아니, 가족이니까 뭐 쓸데는 빌려주고.

현성=공부하는 게 많지만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 나라 경제가 어려우니까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면 우리 후손들은 외국처럼 과외하는 학원도 없고 편하게 지낼 것 아냐.

은주=우리 나라가 지금도 먹고 살만 하지만 좀더 발전하기 위해선 더 연구하고 더 노력해야 하잖아. 근데 또 우리가 죽고 나서 2세들이 살면 그 시대에도 좀더 발전하려고 노력할 거 아니야. 우리가 죽으면 더 발전하고 더 시대가 높아질 거니까 더 공부할 수도 있잖아. 좀더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보다 더 공부를 열심히 할 것 같아.

현성=외국 같은 경우에는 과외 학원이 없잖아. 우리나라만 있잖아. 미국은 그렇게 과외하는 학원이 없어도 잘 사는 나라잖아.

은주=우리도 미국처럼 그래야 하는데 어른들이나 사람들의 인식이 외국처럼 박혀 있는 게 아니잖아. 평소의 인식이 팍 박혀 있는 거잖아. 나중에 가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더 완전히 박혀서 더 열심히 할 것 같아.

현성=우리 나라 사람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면 나중에 편해지잖아. 그러면 과외학원도 없어질 것 같아.

어른들은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고 회초리를 드는 게 다 ‘너를 위해서’라고 한다. 해야 할 공부는 너무 많고, 놀고는 싶고, 어떻게 하지

승규=‘사랑의 매’라면서 때리는 데 아프기만 하지 나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아. 말로 하면 되지.

현성=나는 다르게 생각하는데, 위인들을 보면 어머니들이 다 회초리를 많이 때려 훌륭히 키우잖아. 맞아야 된다고 생각해.


△ 신은주

은주=현성이 말에 동의하는데 내가 도둑질을 했으면 맞고 혼 나잖아. 안 혼나면 도둑질을 또 하게 되잖아. 그러니까 어른들이 다시는 하지 말라고,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해 주는 것 같아.

아림=근데 내 경험으로 보면, 맞는 것보다 말로 타이르는 게 마음에 들어 오던데.

현성=처음에는 철이 안 드니까 아이들은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올바른 길로 갈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림=때리는 것보다는 말로 혼내는 게 나은 것 같아.

희준=엄마한테는 불효라고 볼 수 있지만 엄마가 우리만 잘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엄마한테 이익이 되니까 공부를 시키는 게 아닐까

은주=다 우리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는데. 엄마 아빠가 지적 안 하면 우리는 계속 놀기만 하잖아. 그러면 나중에 되는 게 뭐겠어. 내가 공부 안 하니까 지적을 해주시는 거지. 그러니까 우리를 위하는 거지. 나는 그렇게 생각해.

현성=찬성해.

아림=매일 매일 할일을 해야 되잖아. 하루는 쉬고 싶어. 지루할 때도 있잖아. 그것을 못 해놨다. 할일이 힘들어서 못 한건데 일을 두 배로 늘려. 그러면 더 못하잖아. 그냥 ‘너, 앞으로 이것을 잘할 수 있니 없니’ 이렇게 말로 하면 대부분은 잘할 수 있다고 하잖아. 그러고는 하루 이틀 검사를 하다가 진짜 잘하겠다고 생각하면 그냥 내버려둬도 되는데 맨날 검사하고 참견하고 그래. 우리도 사적인, 그런 게 있잖아. 엄마 아빠가 다 끼어드는 느낌이 드니까, 좀 그래.

은주=네가 할일이 많아서 힘든 거잖아. 아니면 할일을 다 미뤄서….

아림=다 미뤄 놓은 게 아니라, 학습지를 세 개 하는데 4장, 3장, 3장반, 이렇게 해야 해. 힘들 때가 있어. 숙제도 많거든. 숙제를 먼저 하고 할일을 하고 또 특기 적성이 있어. 좀 늦게 끝날 때가 있잖아.

은주=아빠한테 말해. 줄여달라고 해. 그래서 할일을 조금 줄이고, 빨리 끝내고 쉬면 되잖아.

희준=그런데 학습지들이 많아 공부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수 있잖아.

현성=솔직히 부지런하면 다 한다고 생각해. 초등학생은 쉬는 시간이 많잖아.

희준=그런데 지금부터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해서 학원을 많이 보내 시간이 별로 없는 애들도 많잖아.

은주=네가 짬 나는 시간을 논 것 아니야

희준=안 노는데.

은주=나도 학원에 가고 학습지하고 그러면 힘들지만 내가 하기가 싫어서 놀면 내가 미뤄놓은 거잖아. 미룬 만큼 해야 하니까 힘든 것 같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힘든 거지.

아림=맞는 말인데 하루 종일 공부를 할 수는 없잖아. 공부를 다 하고 노는 게 정상인데 그게 실천하기가 힘들잖아. 공부를 하다가 너무 지루해, 그러면 조금 놀다가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은주=근데 노는 게, 딱 5분을 놀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머리를 식히면 괜찮은데, 한두 시간 가량 친구들이랑 노는 것은 잘못된 거지.

아림=요즘은 한두 시간 가량 애들하고 논 적은 한번도 없어. 특기 적성 다 끝나고 집에 가면 별로 시간이 없는데. 다른 때는 공부 다 하고 숙제 다 하고 놀아. 근데 바쁠 때가 있잖아.

은주=계획을 못 세운 거고, 네가 시간을 못 맞춘 거잖아.

아림=계획을 못 세운 게 아니지. 안 바쁠 때는 다 했고, 근데 바쁠 때는 조금 남은 건데 그것을 두 배로 늘리면 좀 그렇지.

은주=아빠한테 항의해.

아림=해봤어. 근데 그게 나한테 적당한 양이래. 많은 게 아니래.

현성=나는 자기 할일은 밤을 새서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은주=자기가 힘들면 자기가 스스로 줄이면 되지.

희준=어떻게 줄여

은주=하지 말고 끊어. 너한테 필요한 만큼만 하면 되잖아.

아림=끊어주질 안잖아.

은주=하지 마.

아림=학습지 안 한다고 하고 선생님이 엄마 아빠한테 말하면 또 혼날 거고, 선생님한테도 미안하고, 어떻게 안 해. 엄마한테 학습지 하기 싫다고 말했었어. 근데 ‘네가 하는 게 얼마나 있냐’고 그것도 하기 싫다고 그러냐고 화내.

은주=하기 싫은 이유를 말하고, 왜 안 해도 되는 지, 그렇게 시간을 두고 말을 해야지. 단답형으로 말하니까 잘 이해가 안 가시는 거잖아. 그니까 어른들이 잘못한 게 아니라 우리가 처음부터 할일을 미뤄서 잘못한 거야.

아림=미룬 것은 잘못한 건데. 바쁘거나 시간이 없어서 못한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지.

은주=시간을 쪼개서 할 수 있잖아.

아림=쪼개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 하루 종일 머리 깨지도록 공부를 해, 그러면 그 사람이 나중에 이상해질 것 아니야. 맨날 그렇게 공부만 한다고 생각해봐.

희준=못 놀게 하는데 기분전환으로 30분이라도 조금 놀았으면 좋겠어.

은주=할일이 엄청 많으면 그때는 못 노는 거지만 할일이 별로 없고, 일을 다 했는데 더 공부하라고 하면서 못 놀게 하는 것은 안 좋아. 엄마를 이해시키고 졸라서라도 놀아.

희준=엄마의 말에 복종해야 하니까 억지로라도 따라야지 뭐.

은주=엄마한테 이래서 놀아야 한다고 하고 설명하거나 졸라서 노는데.

승규=이래서 놀아야 한다는 게 뭐야

아림=이유를 대면서 노는 거지.

희준=그런데도 못 놀게 하면 진짜 싫지.

은주=나는 울어.

희준=나도 억울해 자면서 우는데.

현성=나는 그냥 공부하는데.

아림=어이구, 착한 아들.

어린이들이 느끼는 차별에 대해서 물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는 게 불만인 모양이다. 그리고 남녀차별에 대해서는 토론에 참석한 남자가 많아선지 뜻밖에도 남자 어린이들도 할말이 많았다.

희준=엄마나 아빠가 나한테 ‘너는 어려서 안돼’라고 말하는 게 정말 싫어. 하고 싶은 일이나 운동을 못하게 하지. 옳은 것 같기도 한데, 자기 멋대로 오토바이를 타겠다면…

아림=그런 것은 ‘너는 어려서 안돼’ 하는 게 옳지. 5학년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이랑 수영장 간다고 하면 너는 수영도 못하고, 나는 수영 안하고 걸어 다니거든, 그래서 안 된다고 그랬는데 오빠는 6학년이어서 보내줘. 한 살 적다고 위험하다고 안 보내줘. 그것은 잘못된 것 아니야

은주=때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 옳을 때는 옳고 옳지 않을 때는 아니고. 진짜 위험한 일이고 저녁 늦게까지 우리가 전화도 안하고 친구 집에서 놀면 걱정이 되니까, ‘안돼’하는 거고. 정말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 데도 ‘안돼’ 그러면 어른들의 잘못된 상식인 것 같아.

현성=요즘은 사춘기이고.

아림=웬 사춘기

현성=사춘기인 애들이 많으니까 부모님들이 우리 생각을 많이 들어줘야 해.

아림=헬멧을 안 쓰고 자전거를 타잖아. 여름에는 덥고. 헬멧을 안 쓰면 타지 말라는 거야. 오빠하고 항의했어. 다른 애들은 다 안 쓰고 타는데 왜 아빠만 우리를 과잉 보호 하느냐, 그랬더니 그게 뭐가 과잉보호냐고 해.

희준=아빠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 아냐

아림=그럴 수 있는데, 그게 싫은 거지. 롤러브레이드 탈 때도 우리 골목에 차가 들어오지도 않는데도 못 타게 해. 한번 사서 3번 밖에 못 타고 작아서 버려. 얼마나 짜증이 나느냐고.

은주=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니까 걱정 하셔서 못 타게 하는 거지. 너를 너무 사랑하니까.

아림=보호도 보통이어야지 너무 심해. 우리가 한두 살 먹은 애긴줄 알아.


△ 이승규

승규=한두 살 먹은 애한테도 그 정도까지는 안 해.

현성=요즘에는 남녀구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남자들이 차별을 당하는 것 같아.

아림=뭐가

현성=너희들은 그렇게 겪어본 경험이 없으니까 그렇지.

은주=왜 없어

희준=규칙이 있는데 남자애들이 어겼을 때는 선생님이 벌 주고, 여자애들은 벌을 안 주면 차별을 당하는 것 같아.

승규=맞아.

은주=아니야. 여자애들은 그때 장난을 안 쳤으니까 벌을 안 준 거고, 여자애들이 장난을 치면 선생님은 그것에 맞게 벌을 줘.

희준=아니야. 욕을 하면 반성문을 쓰는 데 여자애들은 욕을 했다고 해도 반성문을 안 써. 남자애가 욕한다고 여자애들이 말하면 선생님은 바로 반성문을 쓰게 해. 그런 경험이 있어.

은주=선생님이 잘못한 거야. 항의해.

승규=이러다 싸움 나겠다.

희준=여자애한테 쪽지가 왔는데 여자애들은 좀 많이 꾸며서 보내잖아. 엄나는, 저 봐라, 여자애들은 저렇게 예쁘게 꾸미는데 너는 그게 뭐냐. 딸들은 저렇다니까 하며 차별하는 게 싫어. 나도 할줄 아는데 귀찮아서 그렇지.

은주=집에서 할머니들은 막 비교하잖아. 친척이 모였는데 남자애가 나와 나이는 같은데 훨씬 키가 커. 남자애는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쑥쑥 크는데 너는 왜 안 크느냐, 더 커야겠다. 키 갖고 비교하고 차별하는 게 싫어.

아림=키는 너의 약점이고 살은 내 약점이잖아. 웃지 마세요.

은주=오빠가 나이가 많고 아들이니까 잘 챙겨주고 용돈도 많이 줘. 같이 놀고 같이 어울려서 얘기할 때도 나는 여자고 제일 어리니까 심부름만 하고, 과일을 나르고 이런 것만 해. 오빠들은 재밌게 노는데 나만 여자라고, 나이가 어리다고 차별할 때 되게 싫어.

승규=오빠가 나이도 많고 쓸 데가 많아 용돈을 더 주는 것 아니야

아림=나랑 오빠는 한살 차이가 나는데 네 오빠는 고등학생이잖아.

승규=그러면 차이가 있어야지. 한달에 1만원 준다고 해봐. 너는 친구랑 어디 가면 3천원 정도 쓰지만 오빠는 친구랑 1만원은 쓰잖아.

은주=오빠가 안 쓸 수도 있고, 오빠가 나처럼 친구들이랑 먹는데 쓸 수도 있지. 나는 읽고 싶은 책을 살 수도 있잖아.

희준=벌줄 때도 여자애들은 약하니까 봐주고, 남자애들은 때릴 때도 세게 때리고….

승규=남자애들은 앉았다 일어섰다를 100번 시키는데 여자는 50번만 시키지.

아림=그런 게 어디 있어

은주=미술을 하면 남자애들은 대충 그냥 보내주는데 여자는 대충하면 ‘여자가 이게 뭐냐’고 좀더 꼼꼼히 하라고, 더 시키고 그럴 때도 많아.

아림=말썽 피우는 남자애들은 욕하고 그래도 대충 지나가고 우리가 욕하고 싸우면 우리한테는 더 뭐라 그래.


△ 김현성

현성=그것은 네 이미지가 그만큼 좋으니까 그러는 것 아니야

승규=너는 친구들한테 욕도 잘 안 하잖아. 이미지가 좋은데 욕하는 것을 보니까 나무라지.

은주=공부 잘하고 반 회장이고, 이런 애들은 선생님들이 더 관심도 갖고 심부름도 많이 시키는데 공부 못하는 애들한테는 관심도 안 주잖아. 공부 못하는 애들이 말썽을 피우면 꾸중을 더 많이 한다고. 잘못됐다고 생각해. 왜냐면 내 능력이 안 되서, 노력을 별로 안 해서 공부를 못하는 건데 선생님께서 더 실망감을 안겨주면 더 못하게 되잖아. 자신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

승규=바로 내 얘기 했어.

아림=숙제를 안 해오는 애들이 있잖아. 어느 날 숙제를 안 해오던 애가 해왔어. 선생님이 평소대로 숙제 해왔니, 해온 사람 손을 들어, 그러면 손을 들면 되잖아. 근데 선생님이, 너 숙제 해왔니, 또 안 해왔지, 근데 해왔어. 오랜만에 숙제를 해왔는데 선생님이 그러면 기분이 나쁘잖아. 다른 애들 대하는 것처럼 대해 줬으면 좋겠어.

현성=공부 잘하는 사람은 숙제 한번 안 해와도 조금씩 봐주고 그러는데 공부 못하는 사람은 숙제를 잘 해오다가도 어떨 때 한번 못해오면 벌도 많이 주고 그러는 것 같아.

승규=숙제도 까먹고 못할 수도 있는데 그것 가지고 뭐라 그러면.

아림=네 경험이지.

승규=경험 많이 해봤지. 거의 맨날.

은주=학교면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데 선생님들끼리만 회의해서 선생님들이 편한대로 결정하는 것 같아. 선생님들이 다니는 학교이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야.

현성=우리가 원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하자고 하면 선생님은 무조건 반대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만 반대해.

어린이가 꿈을 이루려면 어른들이 무엇을 가장 먼저 해줘야 하느냐고 물어보았다. 희준이가 이렇게 답했다. “내 꿈을 엄마한테 말했는데, 기타 치는 사람이거든. 그러니까 ‘뭔 기타냐, 공부나 해 공부.’ 난 엄마가 ‘너는 언젠가 그 꿈을 이룰 거야’ 하는 얘기를 한번 해줬으면 좋겠어.”

정리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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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현장] 체벌 퇴장, 크게 외치자 사진 함영기 2922 2004.04.19 06:31
337 [현장] 사립교사 껍데기뿐인 공무원 함영기 3130 2004.04.07 07:21
336 [선택] 4ㆍ15총선 3당 교육정책 비교 함영기 2060 2004.04.02 17:42
335 [총선] 이젠 정책대결이다 기회 균등 vs 경쟁력 강화 함영기 1814 2004.04.01 13:23
334 학교문화 바꾸려면 교장부터 변해야 함영기 2126 2004.03.22 07:31
333 교원평가제도를 둘러싼 논란을 경계한다! 함영기 2463 2004.03.19 16:37
332 [대담] 국민신뢰 회복 위해 교원단체 머리 맞대야 함영기 2257 2004.03.15 08:22
331 [미국/독일] 외국의 교장 제도 함영기 2241 2004.03.08 08:06
330 [교사들] 78%, 교장 임기뒤 평교사로 첨부파일 함영기 3210 2004.03.08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