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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무현입니다

교컴지기 | 2017.05.30 11:20 | 조회 11008 | 공감 0 | 비공감 0

영화는 주로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유례없는 반전과 극적 전개는 그 자체로 좋은 영화적 서사이다. 여기에 자발적 운동원들, 이른바 '노사모'의 활약을 함께 조명한다. 몇 군데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난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데 그는 세상 저편에서 남은 자를 위로한다.


영화 후에 우울감이 찾아들었다. 사실 난 아직도 궁금하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진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탁월한 승부사였던 그가, 한없이 낮은 곳에 서려했던 그가, 자존심이 강했던 그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그래서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집단 정서를 만들어 준 진짜 동인 말이다.


영화 속의 유시민은, 서울대학교를 나왔고(최고 지성), 감방에 다녀왔으며(한때는 투사), 항소이유서가 후배들의 학습자료가 됐던(탁월한 문장가), 독일 유학(엘리트)과 국회의원, 장관을 역임했던(당대의 권력), 지금은 유명 작가로 불리는(대중의 사랑) 유시민은 '상고 출신' 노무현에게 이렇게 물었었다고 술회한다.


"대통령님, 열등감 있으시죠? 가방끈 짧은 것에 대해... 너무 그렇게 생각 마세요. 대통령님은 사법시험에 합격하셨잖아요..." 최고엘리트 유시민이 노무현을 위로 한 말이다. 사실 이 말을 내편에서 다시 해석해 보면 대통령 노무현의 위치를 불완전한 권력으로 확인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누가 채워줄 수 없는 것이어서 더 절망적이기도 하고.


끝내 비주류였던, 대학 학번조차 없었던 그가 대통령으로서 당한 주류 기득권의 냉대, 언론의 집요한 공격, 나아가 진보라 생각했던 사람들의 끝없는 선민의식은 아마도 노무현에게 생각보다 큰 절망을 주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부분에 특별히 감정이입을 하는 이유는, 나 역시 시골의 가난한 집 출신으로 실업고와 지방대를 거쳐, 교사 발령과 동시에 교육운동에 뛰어든, 그래서 해직이 되어 5년간 쉼없는 전임 활동을 하면서, 공부하고 토론하고, 성장하면서... 어느날 주변을 돌아보면 신기하게도 서울대 출신밖에 없었던 내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는 상황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나도 열등감을 느꼈는지,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기회를 얻었고, 또 정당한 기회를 상실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든 영화를 볼 때는 자기 처지에서 해석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상고 출신의 대통령이 서울 법대 출신 검사들과 토론을 벌이는 광경은 대단히 상징적이었지만 사실 노무현의 감정 상태를 압축적으로 반영했던 풍경이다.


그를 절망으로 몰아간 여러 작용이 있었을 것이다. 보수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언론과 최고 엘리트 집단이었던 검찰, 견고한 재벌 등등... 언급하기 쉽지 않은 또 하나의 축은 지식과 도덕으로 무장한 진보 엘리트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데 이것이 더욱 절망인 것은 "그래서, 어쩌라고.. ."에 대한 답이 없다는 점일 거다. 지금도 가끔 느낀다.


나는 노무현의 정치로부터 실망한 적도 많았고, 비판도 많이 했지만 여전히 그에게 매우 강하게 끌린다. 그러니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끌리는 것도 맥락이나 처지 등등에서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얼마나 내 경험에 공감해 줄지 모르지만, 한국 현대사에서 사회 변화를 이끌었던 '엘리트 운동가'들이 분명 있다는 것이고, 그 영역 안에서 그들의 견고한 네트워크 역시 작동한다는 것이다. 쓰고 보니 도리없이 내 안에 잠재된 열등감을 드러내는 말이 됐다.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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