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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8) - 앉은뱅이 스케이트 만들어 타기

구름의 노래 | 2018.02.05 06:07 | 조회 2316 | 공감 0 | 비공감 0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8) - 앉은뱅이 스케이트 만들어 타기 ♣

시골의 초등학생들의 장난감은 거의가 손으로 직접 만든 것들입니다. 돈이 귀하기에 장난감을 돈을 주고 산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를 않았습니다. 장난감을 만드는 방법은 학년이 높은 형들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혀서 만들어 놀고 또 아래 학년 동생들에게 전수시켜 주었습니다.

겨울철에 제일 인기가 있는 장남감은 앉은뱅이 스케이트이었습니다. 산에 가서 적당한 굵기의 소나무를 좀 길게 두 개를 베어 와서 벽이나 나무 기둥과 배 사이에 끼우고 잘 드는 낫으로 우선 한 쪽 부분을 전체 굵기의 1/4가량 두께를 대패질을 하듯 평평하게 다듬습니다. 그 다음은 한쪽 끝을 20° 정도로 경사지게 깎아 낸후 적당한 길이로 뒤부분을 잘라냅니다. 이런 방법으로 통나무 두 개를 다듬어 굵은 철사를 구부려 앞부분 중앙에 밖아 넣고 뒤부분까지 힘을 한껏 주어 당긴 다음 수직으로 굽혀 2~3개의 못으로 다듬은 통나무 뒷부분에 고정시켜 발통(사투리)을 완성합니다. 그 다음에는 나무 판자를 철사를 고정한 발통 위에 얹고 못질을 한 후 판자 가로 길이를 적당하게 톱으로 베어 내면 훌륭한 앉은뱅이 스케이트가 됩니다.

녹이 슬은 철사는 얼음 위에서 잘 미끌어 지지 않기 때문에 스케이트를 들고 제방에 가서 마른 풀에 한참 문질으면 철사의 녹이 벗겨져서 반듭반들하게 빛이 나며 얼음에 잘 미끌어집니다. 다음으로는 못머리를 망치로 때려 납작하게 만들고 그것을 작은 굵기의 소나무를 자신의 팔 길에 맞추어 잘라서 납작하게 만든 못 머리 부분이 바깥으로 오도록 박아서 스케이트 송곳을 만듭니다. 송곳 윗부분은 역시 송곳 나무 굵기의 작은 나무를 손아귀에 맞게 잘라서 수평으로 못질을 해주면 좋은 스케이트 송곳이 만들어집니다. 이것들을 들고 마을 개천에 가서 동무를 끼리 줄을 지어서 앉은뱅이 스케이트를 타고 놀면 시간 가는줄을 모릅니다.

목욕을 자주 못하고 손에 로션 같은 것을 바르거나 장갑을 사서 낄 호사는 꿈도 꾸지 못하기에 손은 피가 흐르도록 항상 터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종일 스케이트를 타며 놀았습니다. 낮이 되어 얼음이 약간 녹으면 얼음 위에 물기도 좀 있고 얼음 전체가 물 위에 뜨게 되는데 빠른 속도로 이 위를 지나가면 얼음장 전체가 아래위로 굴곡지게 움직이기 때문에 약간의 무중력을 느끼게 되어 재미가 정말 좋습니다. 그러나 빠르게 지나가지 못하면 얼름에 스케이트가 걸리고 몸이 앞으로 엎어져 물에 빠지게 되어 옷 모두가 물에 젖어 큰 애를 먹습니다. 그러나, 나뭇가지를 주워다가 불을 지피고 양말과 옷을 말려서 입고 다시 스케이트를 타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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