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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분분한 낙화, 분분한 실천
이형기가 말한 분분한 낙화(落花)는 결별과 축복을 함께 엮어 떠날 때를 아는 마음을 가진 자를 표현한다. 시인이 말하는 분분함은 이리저리 뒤섞여 어지러워 보이는 상태 그 사이 어디 쯤일 거다. 낙엽이 떨어지는 사이로 바람이 스산하게 불고, 흩날리다 지면에 도달하는 그 유동은 참으로 맞춤하게 '미학적' 분분함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떨어지는 낙엽이 드러내는 미감에는 필요한 전제들이 있다. 그냥 물리적으로 떨어지는 자연의 현상을 넘어 그 앞뒤 컨텍스트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관찰자의 능력이다. 누군가는 이를 세련된 시어로 말하고, 또 누군가는 그 자체로 우울을 느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끝은 시작을 예비한다는 성찰적 경구로 가져간다.
이런 차이들은, 각각의 경험과 사유에서 비롯한다. 어떤 실천을 해 왔는지, 어떤 공부를 했는지, 또 타자와 더불어 의미있는 소통을 해 왔는지 등등이 분분함을 보고 느끼는 미감의 차이다.
모처럼 맞이한 현장교사 전문가 전성시대가 반갑다. 실천의 공표와 집단적 공유, 그리고 성장과 사유를 향한 교사들의 노력은 그 자체로 우리교육이 진화하고 있는 증거다.
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모아 텍스트로 공표할 때, 이것이 미감으로 승화됐는지, 그냥 물리적 분분함에서 머물지는, 곧 그 교사의 경험의 질, 그리고 그 경험을 엮어내는 맥락적 힘의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물론, 그저 딱 경험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이는 조금 다른 문제이긴 하다. 읽는 사람의 해석 문제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것은 텍스트 해석 이전에 텍스트의 질 문제이다.
어떤 사람은 이론만을 말한다. 이것의 편향으로 또 다른 사람들은 '실천'을 강조한다. 화해의 여지없이 고독하게 질주하는 이론과 실천은 서로를 저주하며 평행선을 달린다. '현장과 분리된 지적 허영', '맥락없는 주먹구구 사례' 같은 말들이 이론과 실천의 양편에서 상대방을 향한 공격의 내용이다.
낙화의 분분함은 물리적 자연 현상을 보고 미학적으로 승화시킬 사람들의 몫이다. 그러나 현장의 실제와 이의 공표로 인한 분분함은, 다른 누가 맥락을 형성해 주는 것이 아니다. 분분함을 만들어낸 주체가 스스로 공부를 다져 단순 경험 이상의 맥락을 부여할 책임이 있다. 주체라는 말은 늘 책임과 붙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과도한 의미 부여는, 늘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또 다른 합리화를 재생산한다. 대개 인간들의 삶이 그러하다. 그래서 더욱, 우린 스스로에게 날카로운 비수를 들이대고 물어야 한다. 충분히 고민했는지, 분분함에 살아 있는 맥락을 부여하려 얼마나 노력했는지.
공표한 텍스트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내가 만났던 환상적인 사례는 누군가에는 독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따라하기의 전범이 된다. 물론 누군가는 여기서 여백을 발견하여 더 좋은 텍스트로 재구성할 것이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해석 또는 활용의 여지를 구실로 내 공부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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