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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 아는 것

교컴지기 | 2017.10.16 12:52 | 조회 4776 | 공감 0 | 비공감 0

어떤 지식을 축적, 구성한 결과로 그 지식에 대하여 '알고 있음'을 우린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지식의 획득 결과 삶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든지,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졌다든지 하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취하는 방법이 시험을 보아서 특정 문제를 맞추면 그 지식을 알고 있다고 인정한다.

시험으로 성취를 판단하는 이 방식은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시험의 결과는 사회적 선발로 이어지기 때문에 강력한 권위를 가졌다. 그리하여 이 시스템은 역으로 평가방식과 수업,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 우리 학교교육은 사회적 선발 시스팀에 종속돼 있다. 이 조건에서 어떤 정책을 입안한다는 것은 선발 과정이 공정한가, 이로 인해 누가 이득을 취하는가, 누구는 피해를 보는가 등등의 미시적, 거시적인 문제들과 얽힌다. 언뜻 교육정책이 이해충돌을 가진 집단들 간에 게임의 룰을 정하는 문제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현실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시험에서 성취가 높으면 선발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니 수업과 평가는 학습자가 '무엇을 아는 것', '즉 알고 있는 사항을 시험에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삶에 유용하게 쓰인다든지,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진다든지 하는 말의 선의를 몰라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무엇을 알고 있음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요, 학습자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도, 학생도, 부모도 '무엇을 많이 알고 있음'의 상태로 만들려고 한다.

수학을 가르쳤던 나에게 최상위권의 학생들은 불만을 가졌다. 도무지 시험에서 얻은 성취만으로는 인정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물어 왔다. "샘, 문제의 정답을 맞추었으면 된거지 어떻게 해야 제가 이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겠어요?" 그럴 때 나는 무엇이라 답을 했을까?

"너보다 시험을 못 친구가 있어. 그 사실만으로 너는 그 친구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시험은 네가 그 지식을 그 당시에 알고 있었나 하는 것을 확인하는 아주 부분적인 수단이긴 하지만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아." "그럼 어떻게 해야 제가 샘의 인정을 받을 수 있어요? 저는 샘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수학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 성적도 잘 나오고... 그러니 샘도 저를 인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간단해, 너보다 성취가 떨어지는 친구에게 그 문제에 대하여 설명을 해봐. 이때 그 친구가 그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면 너는 그 지식에 대하여 진짜로 알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거야... 또한 친구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너에게도 그 지식이 더욱 확실하게 이해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사실 남을 가르치면서 획득하는 지식이 더 오래간다는 연구도 있긴 해..."

그래서 내 수업에서는 인정을 받기 위해서든, 아니면 진짜 알기 위해서든, 친구들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바를 설명하여 친구가 그 지식을 이해하게 노력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실제로 친구의 설명을 통하여 개념을 알게 되거나, 문제를 풀 수 있게 된 아이들도 꽤 많았다. 이 상황에서 나는 누구를 더 칭찬했을까? 친구에게 도움을 청한 아이다.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는 행위는, 친구가 자신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통하여 그 지식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행위이다.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지식에 대하여 알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다. 자신도 알 수 있고, 친구는 설명하는 과정에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 협력(collaboration)은 이렇듯 일방성을 넘는 유기적 순환의 과정이다.

사실 타인을 가르침으로써(teaching others) 지식을 좀더 확실하게 익힐 수 있게 된 이른바 상위권 학생은 자신에게 도움을 청한 아이에게 일차적으로 고마워해야 하고, 두번째로는 그런 환경과 기회를 제공한 나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그 고마운 마음이 타자와 상호작용하는 행위를 강화하는 동인이다.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주고 받을 것이 있고,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 협력의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렇게 '아는 지식'은 비로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지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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