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15년 전 동영상 학습 콘텐츠 제작 강의의 기억
15년 전 동영상 학습 콘텐츠 제작 강의 영상이다. 지금 들어보니 목소리며, 화면이며 딱 그 옛날 수준이다. 2000년에서 2004년까지, 이 시기가 동영상 강좌로 인해 교컴이 급성장할 때였다. 교컴 이름으로 전국 5대 도시를 돌며 교육박람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야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이를 내적으로 조절하기 못하면 나중에 통제하지 못할 상황이 올수도 있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2000년 쯤에도 'ICT를 경계하라(교육비평, 2001)', 'ICT활용교육의 경험과 전망( KERIS 심포지움, 2002)' 등의 글을 통하여 기술 기반의 ICT 활용교육에 비판적이었지만, 사실 이를 통해 교컴의 인지도가 올라갔던 것도 사실이다.
2004년 쯤에 중대한 결심을 하였다. 공들여 쓴 300쪽 분량의 단행본 초고 '동영상 학습 콘텐츠 제작의 이론과 실제'를 출판사로 넘기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배포하기로 한 것이다. 배포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1만 5천 이상의 교사들이 이것을 다운받아 학습에 활용하였다. 이것으로 됐다 싶었다. 그때부터 교컴도 '공부하는 교사들의 실천 네트워크' 컨셉으로 서서히 전환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것을 과감하게 놓을 수 있었다는 것, 그 결단은 매우 어려웠지만 그것이 아니고는 더 긴 성장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있었다. 그 결과 교컴은 큰 성장은 아니어도 꾸준히 본연의 역할을 했다. 지금은 소소하게 책을 읽고 토론하는 교사들의 편안한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영상을 끝까지 보시면 이것은 '거꾸로 수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다. 거꾸로 수업이 유행한 것은 대략 5년 전부터였고 난 다시 그로 부터 10년 전에 (그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정확히 그 의미를 담는 내용의 교수학1습설계안을 내놓았다. 영상 말미에 구조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거꾸로 수업이 처음 나왔을 때, "저것은 내가 이미 옛날에 하던 것 아닌가"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좋았다. 아울러 내가 인터넷으로 실시간 생방송 연수를 진행했던 것이 대략 1999-2000년 사이였는데, 지금은 팟캐스트가 유행이다. 뭘 하더라도 너무 일찍 하는 바람에 곧바로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내 입장에선 그것으로 만족이다. 지금도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다. 적당한 때 언젠가 다 나눌 것이다.
15년 전 함께 프로젝트 하던 샘께서 어제 흥사단에서 열린 교육사유 북톡에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신기했던 것은 그 선생님 기억속에 나는 여전히 그 15년 전, 수십명을 이끌고 수업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딱 그때의 모습이었다. 서로 포옹하며 진심으로 안부를 나누는 동안 나는 다시 15년전으로 돌아가 그때의 나를 들여다 보았다. 아마, 아래 영상 보시면 "아, 이거!" 하시는 선생님들 많을 것 같다.
- learner_centered.wmv (5.6MB)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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