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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교사의 선택
가끔 선생님들과 연수라는 이름으로 만나 강의 말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곤 했다.
"교사의 삶은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무엇인가를 배제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교사의 선택은 그가 살아왔던 과정에서 쌓인 경험과 안목을 반영한다."
교사가 교육상황에서 선택하는 무엇을 '교육적 선택'이라 하자. 여기서 교육적이라는 말은 여러 뜻을 함의한다. 넓게 보아 교사의 모든 선택을 교육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교사가 하는 선택 중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에 긍정적 조력을 하는 경우를 지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사이의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누스바움은 그의 저작 '시적 정의(Poetic Justice,1995)'에서 통용되고 있는 공리주의적 합리적 선택 모델들에 대하여 말한다. 통약가능성(commensurability), 집합성(aggregation), 극대화(maximizing), 그리고 외생 선호(exogenous preferences) 등의 네 가지 요소가 그것이다.
누스바움의 설명에 기대어 개념을 간명하게 정리해보면, 통약가능성은 모든 사물이나 현상에 대하여 단일한 잣대로 측정이 가능하다고 보는 논리이다. 집합성은 사회적 결과가 개별적 삶보다는 삶에 대한 정보와 삶으로부터 도출된 데이터를 집계함으로써 얻어진다는 의미이다. 극대화는 효용면에서 가능한 많은 양을 얻는 것을 목표로 여기는을 보고자 하는 적극적 의지이고 외생 선호란 사람들의 선호가 경제적 목적을 위해 주어진 것으로 취급한다는 개념이다.
이렇게 일차 정리하고 나서 다시 '교사의 선택'을 생각해 보자. 그가 선택하는 모든 행위는 그가 살아온 경험과 그가 가진 안목을 반영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의 경험과 안목이 '합리적 선택'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면, 이것은 우리가 교육적이라 부르는 것과 얼마나 간극을 가질까.
교사가 순간 순간 행하는 '합리적 선택'들이 아이들의 개별적 삶과 고유성을 배제하고 학급 혹은 학교의 총효용을 높이는 것에 몰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표나 혹은 평균, 합계나 순위를 중시하는 논리 속에는 이와 같은 합리적 선택의 논리가 숨어 있다.
물론 교사가 그 자신의 편익을 따라 무엇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암묵적으로 생활에 체화될 수 있는 이러한 편익추구 관점은 때로 교사를 '교육적'인 것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부지불식간에 이뤄지는 습속화된 선택은 아이들을 보는 나만의 단일한 잣대에 기댄다든지, 모든 상황을 데이터를 통해 처리하려 한다든지, 나에게 돌아오는 효용을 가능한 크게 하는 선택을 한다든지, 나아가 결국 인간의 모든 선택은 그의 경제적 필요에 따라 이뤄진다는 논리를 의심없이 정당화할 것이다.
교사의 모든 선택은 그의 '자유의지'를 따를 때만 가치가 있다. 이미 교사로서 아이들과 마주한 순간 그는 독립한 존재임과 동시에 개별성과 존엄성을 가지고 아이들과의 만남을 교육적으로 추구해 가는 사람이다. 이럴 때만 데이터에만 의존하려는 계량화, 개별자로서 아이들의 삶보다는 학급이나 학교 성과의 총효용에 매몰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교사는 그 자신 사유를 통하여 전문성에 다가서는 존재이다. 교사가 하는 매 순간의 선택은 그의 경험과 안목을 반영한다. 성장은 경험을 연속적으로 재구성(듀이, 1916)하는 가운데 일어난다. 교사가 늘 철학자처럼 고민에 빠져 살 수는 없지만 습관적으로 편익을 따라 선택하는 교육 행위를 성찰해본다는 것은 교사 성장의 중요한 지점이다. 종은 경험과 좋은 공부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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