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손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발표를 시킬까 걱정이던 아이들이 발표에 자신감이 생겼다. 1학기 책읽기 및 생각열기 토론을 마치며 아이들의 눈에 비친 토론회의 모습들을 이야기했을 때 한결같이 용기와 자신감, 친구들마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황 한 수 경기사창초등학교 교사 solbaram154@hanmail.net

선생님 아침활동 시간에 무슨 책을 읽어 주실 거예요?’ 독서동아리 회장인 대건이가 물어본다. ‘오늘 아침은 권정생님의 《하느님의 눈물》을 읽어 줄 거예요’라고 답하면 22명의 아이들은 분주해진다. 그리고는 시간에 맞추어 내 주변으로 동그랗게 둘러앉아 이야기가 흘러나오길 기다린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하느님이 왜 우시는지, 어떻게 눈물을 흘리시는지 잘 들어 봅시다.’ 아이들과 나는 싱그러운 햇살과 함께 호기심과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하나가 된다.

매주 금요일 아침이 되면 나와 아이들은 하나가 된다. 교사가 책을 읽어주거나, 아이들이 돌아가며 책을 읽어주는 아침활동이 있는 날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자신이 직접 이야기를 읽어 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친구들과 토론하고 선생님의 지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아이들의 재미있는 책읽기 지도와 생각열기 독서토론을 위하여 계획하고 실천해 온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교실 독서 토론회 모습.

생각을 열어주는 독서 토론 학습지도

독서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평생 바른 독서 습관을 길러주고, 읽는 즐거움을 제공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의문점들을 바르게 표현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하는데 있을 것이다.

발표력 향상 기본 학습 다지기
토론회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자연스럽게 발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아동들의 발표력과 듣기 능력을 키우기 위하여 5가지 기본 학습을 집중 지도하였다.
1) 먼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발표할 때
·제가 발표하겠습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 까닭은 ∼이기 때문입니다.
·∼에 대해서는 ∼이므로 ∼이라고 생각합니다.
2) 아이들의 발표를 듣고 자신의 생각과 같을 때
·저도 그 생각에 찬성입니다.
·○○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 까닭은 ∼하기 때문입니다.
3) 아이들의 발표가 자기의 의견과 다를 때
· ∼의 생각도 좋지만 ∼라고 생각합니다.
· ∼은 ∼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까닭은 ∼이기 때문입니다.
4) 의문점이 생겨 발표한 아이에게 다시 질문할 때
· ∼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십시오.
· ∼에 대해서는 잘 알았습니다.
그러나 ∼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십시오.
5) 이미 발표한 자기의 생각을 바꾸고 싶을 때
· ∼의 생각이 옳은 것 같습니다.
· ∼의 설명을 듣고 저의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재미있는 책읽기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기 위해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책을 읽게 하여야 한다. 바른 독서습관을 위해 아이들에게 한 번 잡은 책을 끝까지 읽게 하고, 책에 따른 읽는 방법과, 적당한 장소를 선택해서 읽게 하였으며, 조금씩이라도 날마다 읽고, 재미있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책을 읽게 하였다. 또한 학급에서 아이들과 토론회를 준비하거나 책을 읽을 때도 다양한 방법으로 책읽기 지도를 해 보았다.
첫째, 도서관 수업을 실시하여 책과 가까이 하는 기회를 많이 하고 책 속에서 책 냄새와 함께 수업 중 필요한 자료들을 찾아 자료를 정리하는 요령과 방법을 알려 주었다.
둘째, 아이들 중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고 직접 읽게 하였다.
셋째, 옛날이야기책1)을 꺼내 전체 어린이들이 다 함께 소리내어 읽게 하였다.
넷째, 옛날이야기 책을 각자 읽고 재미있었거나 꼭 알리고 싶은 부분을 정리 발표하였다.
이렇게 하여 아이들이 도서관의 바른 활용과 자주 찾는 계기를 부여하였으며 책을 즐겨 읽을 수 있는 독서 습관을 길러 주는 동기를 부여하였다.

독서 토론 학습 지도
독서토론이란 구성원이 동일한 도서를 읽고서 문제를 제기하여 여러 사람이 논의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독서 활동에 독자의 주관적인 이해보다는 여러 사람과의 토론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신이 갖게 되는 의문점을 해결하는 과정을 독서토론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책읽기 지도를 통한 독서토론을 다음과 같이 지도하였다.

1) 독서토론 주제 정하기
가. 토론 주제 정하는 요령 터득하기; 모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이면서 찬성과 반대의 주장이 뚜렷하게 대립되는 것을 토론의 주제로 정하는 요령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토론 주제는 매 토론시간의 마무리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 스스로 결정하게 하며 읽을 거리, 사회자, 토론 방법 등을 학생 스스로 결정하게 하였다. 또한, 읽을 책의 선정을 돕기 위해 독서동아리에서 결정하여 미리
예고하는 방법도 도입하여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혼잡성도 덜어 주었다.
나. 독서토론하기에 알맞은 주제 정하기
① 각자 생각한 토론 주제를 추천하고 그 중에서 하나를 정하여 토론의 주제로 결정하였다.
② 친구들의 발표를 듣고, 토론하기에 알맞은 주제인가를 검토한 후 결정하였다.
③ 조별 토의와 전체 토의를 거친 뒤, 토론하기에 알맞은 주제를 정하도록 하였다.
④ 독서동아리에서 선정 제시한 책을 읽고 책의 내용에 따라 자유롭게 주제를 정하였다.
다. 책을 읽고 독서토론 주제로 선정할 수 있는 예시자료
① 동화가 끝나고 이어질 이야기 상상하여 발표하기
② 주인공과 내 마음을 비교하여 이야기하거나 본 받을 점 찾기
③ 등장 인물들의 마음 생각하기 및 고치고 싶은 부분 찾기
④ 배경이나 소재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 한 가지 골라 이야기하기
⑤ 책, 동화에서 잘못된 것 찾아보고 바르게 말하기
⑥ 책을 읽고 내용 중 독특한 점 찾아 발표하기
⑦ 그림 동화 보고 느낌 발표하기
⑧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 다양하게 표현하기

2) 생각열기 독서 토론
학교 교육현장에서 독서토론회를 함으로써 독서 내용을 심화 발전시키고,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의견을 자연스럽게 발표하고 조용히 들어주는 활동을 지도하였다.(그림-3)
가. 학급 독서동아리의 조직 : 학급 독서동아리는 아이들의 자율적인 활동으로 조직·운영하였다. 자체적으로 회장선출 기준윤번제, 리더십, 선행, 발표력, 독서량, 관심도 등을 정하여 책읽기의 관심과 봉사적인 일을 즐겨하는 어린이를 자율적으로 선출하였고, 선출된 회장을 중심으로 독서 동아리를 조직기획부, 대출부, 정리·미화부, 홍보부하였으며, 자문 및 후원회를 두어 운영에 도움을 주게 하였다.
나. 독서 토론회 시간 및 진행 방법;

생각열기 독서토론은 요일별 아침활동과 국어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실시하였다. 먼저 아침활동 시간에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시간에 책읽기와 토론을 하였으며, 국어 시간에는 각 단원이 끝나는 차시에 책 내용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실시하였다.
다. 연간 독서토론회 주제 선정; 학급의 독서토론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하여 연간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에 의하여 독서토론회를 운영하였다. 다음은 독서 동아리 기획부에서 선정한 1년 동안의 독서토론회 주제들이다.

도서관 수업활동 모습.	야외 교실서 책읽기를 하고 있다.

마무리하며
재미있게 책읽기를 통한 토론회를 하면서 가정과 연계하여 100권의 책을 읽은 학생들에게는 상장과 도서상품권 1매씩을 상품으로 수여하였다. 작년에는 10권의 책도 읽지 않던 아이들이 1학기가 끝나갈 무렵 200권이 넘는 책을 읽게 되었다. 또한 처음에는 손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발표를 시킬까 걱정이던 아이들이 발표에 자신감이 생겼다. 평소 말이 없고 어두운 표정의 소영이도 독서 토론 후 명랑해졌다. 1학기 책읽기 및 생각열기 토론을 마치며 아이들의 눈에 비친 토론회의 모습들을 이야기했을 때 한결같이 용기와 자신감, 친구들마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마음이 흐뭇하고 기쁘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보람과 함께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늘상 고민하는 또 다른 과제들도 있다. 바로 재미있는 책읽기 지도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찾고 즐기면서 책을 읽게 할까?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자연스럽게 정리하여 발표하게 할까? 교사들의 끝없는 고민거리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