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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이럴 때 억울하다

정말 억울하더구만요...

김상호 | 2006.09.10 07:42 | 조회 13139 | 공감 2 | 비공감 0

여기는 고등학교 입시가 존재하는 곳.

3학년이 되면 아이들도 학교도 학부모도 연합고사를 향해 달린다.

아침과 저녁 8교시 자습시간에 빠듯한 수업 속에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는 시간 죽이기가 현실인 이곳의 3학년 담임은 참 어려운 자리이다.

여기에 말 짓하는 아이들과 학부모와 전쟁이 시작되면 담임은 아파서 드러누워 버리고 싶다. 

학기 초부터 지각과 결석을 자주하던 예쁘장하지만 얼굴엔 그림자가 드리워진 아이와  면담이 하루의 일과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수업을 제외한 빈 시간은 이 아이의 생활을 살피는 것으로 하루가 마무리 되는 날이 빈번해졌다. 

등하교 시간이  자유롭고 맘 대로인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여 학부모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저 00이가 자주 늦고 하교도 말도 없이 하교를 하기에 00이의 신상에 무슨 일이 있는지 염려되어 전화 드렸습니다.’

‘내가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무용학원에서 늦게까지 연습해서 피곤하니까 집에서 쉬라고 했지요.’

‘그러면 학교에 연락을 주시지 그랬어요? 연락을 안 해 주시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지 않겠습니까?’

‘결석 하면 어때서요. 무용학원에 계속 다니면서 연습하니 피곤하니 다음 날은 쉬어야지요.’

‘그래도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선생님은 신경 쓰지 마세요!

‘부모님 마음대로 결석 지각을 하도록 하면 학교의 역할은 ……. 곤란한데요.…….’ 

이건 이해를 구하는 태도도 아니고 담임이 마음 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니 

내 아이니 내 마음대로 공부도 학교도 다니게 할 수 있다는 내 맘대로식이다.

원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갈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아이에게

딱 4명 뽑는 무용 특기생으로 인문계를 진학시키기 위해 무용학원에 보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엄마를 위한 도구로 아이가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밤 12시를 넘기면서까지 계속되는 연습으로 지친 아이는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엄마는 학교는 무시하고 무용학원장과 긴밀한 협조아래 입시를 위한 입상 경력을 따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이다. 

 엄마의 이런 사고와 생활태도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아이는 기본적인 생활 태도와 습관이 형성되기 어려웠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엄마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변을 생각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생활 태도를 갖기를 바라는 것이 무리한 일이였던 것이다.

아이와 줄다리기가 지루하게 진행되면서 몇 달이 지났고 입시를 위한 무용대회 참가가 시작되었다. 

아이의 손에 00대회 참가 원서와 담임 추천서는 내밀어지고

수업이 없는 빈 시간에 ‘00이는 학교생활에 충실...? 품행이 방정.....’ 없는 말 지어서 추천서를 쓰고 원서를 작성하여 주기를 여러 번

어느 날부터인가 힘들게 써주는 원서를 건네주면 고마움은 아는 건지 다음 시간에 교실에 가 보면 00이는 원서만 들고 집에 가고 없다.

정말 힘 빠지고 허탈한 심정이란…….

그리고 며칠간 결석한 후 대회에 참가했으니 공결로 처리해 달라는 엄마의 전화와 학교에 나온 아이의 표정과 태도, 아무 일 없었단 듯이 또 내미는 무용대회 참가 원서……. 

어떤 때는 오전 내내 보이지 않던 아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무표정하게 또 다른 대회의 원서를 내밀면서 원서와 추천서를 써 달랜다.

눈에 힘을 주며 써 주면 그 뒤론 학교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 

이렇게 아이와 아이의 엄마와의 줄다리기는 무단결석 34일과 각종 무용대회 13회의 참가 하는 동안 계속되는 가운데 추천서와 원서는 짜증스럽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으며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십자가려니 하며 써 주었다. 

각 대회마다 추천서와 응시원서 형식은 왜 그렇게 다른 것인지.

‘그런 아이는 원서를 왜 써주느냐’는 다른 샘들의 화난 목소리도 있었지만

나에겐 안 써줄 재간이 없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 가져오는 상장도 반갑지 않았고 엄마와의 상담도 더 이상 지속할 수가 없었다. 

나의 피곤하고 지친 마음과 반갑지 않은 태도가 부모와 아이에게 전해졌으리라 .

담임으로서 더 이상 무엇을 하고 싶겠는가?.

때론 화도 냈고 타이르기도 했고 부탁도 하기를 수개월…….

며칠 전이다.

학교에 아이의 엄마와 무용학원 선생님이 함께 왔다.

처음으로 엄마를 대면한 것이다.

엄마와 아이는 외모적으로도 많이 닮아 있었다.

조금의 양심은 있나보다 하는 생각으로 내미는 원서를 써 주었다.

그 해 입시에 반영되는 마지막 무용대회 원서였기에 다른 때 보단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이틀 후 00이의 아빠가 엄마와 함께 학교에 왔다.

고등학교 입시 무용 특기자 응시원서를 쓰기위한 것인데 굳이 아빠가 올 필요까진 없는데 하면서 그간의 수상경력을 포함하여 원서를 정성껏 써 썼다.

‘이젠 정말 마지막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멀리서 내려온 아빠와 함께 반갑게 인사하며

‘어찌됐든 00이가 원하는 학교에 가기를 바랍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그간 선생님께 번거로움을 드려서 미안합니다. 입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으니 이해해 주세요.’ 이 정도의 의례적인 인사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인가?

중언부언 이렇게 저렇게 ‘안녕히 가십시오.’ 인사하고 헤어졌다.

그 날 오후…….

교장실에서 호출이 왔다.

아까 00이의 부모가 돌아가는 길에 교장실에 들렀는데

‘담임이 아이에게 재수 없는 아이라고 했다.’

‘담임이 불친절하다’

‘아이를 사랑으로 대해 주어야지 그렇지 않아서 아이가 이렇다’는 등의 항의를 하고 갔단다.

00이의 부모가 무단 지각과 무단결석을 밥 먹듯 하며 제멋대로인 아이를 토닥거리고 타이르고 때론 위로와 격려했던 담임이 기대했던 마지막 인사를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을 통해서 듣게 될 줄이야.


이젠 원서 쓸 일도 대회에 나갈 일도 없었던 것이다.

혹 입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시 담임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제발 합격해 다오.’ 00이를 위해서, 날 위해서

엄마와 아빠는 이제껏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끝까지 사랑과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어야 할 담임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나를 탓해야 하는 걸까?

교사 이럴 때 힘들고 억울합니다.

00이는 오늘도 학교에 안 나왔습니다. 내일은 볼 수 있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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