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학교에서 만난 프라더 윌리...

장경진 | 2007.04.26 10:12 | 조회 3343 | 공감 0 | 비공감 0

제가 처음 프라더윌리 친구를 만난 것은 5년전 일입니다.

 

학교를 옮겨 다소 정신이 없는 신학기...

어떤 아이들을 맡게 될까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다렸었지요...

그때 만난 윌리...^^

 

중학교 3학년인 그 친구는

140cm정도의 키에 몸무게는 120Kg을 훌적 넘었고...

백인처럼 하얀얼굴을 가지고 있었지요...

2차성징이 두드러지지 않아 남학생인지 여학생인지 다소 알쏭달쏭한 남학생이었구요...

몸무게가 많이 나가다보니... 걷는 것도 느릿느릿... 말하는 것도 느릿느릿...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성격은 명랑한 친구였습니다.

 

엄청난 몸무게때문에 당뇨 합병증이 있었고...

(당뇨가 심각한 상태였어요.. 자기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놓는데 익숙할만큼...)

대변을 보고 나면 비만으로 손이 닿지 않아 뒷처리가 힘들었구요...

대소변의 감각이 무뎌져서 곧잘 실수를 하곤 했습니다.

(예비 옷을 반드시 학교에 두어야 했었지요)

다리관절도 몸무게 때문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생활지능은 대화가 자유로운 수준이었지만... 학습능력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정신지체가 있기도 했지만 병원치례하느라 수업결손이 누적된 이유도 있어 보였습니다.

 

먹는 것에 대한 조절 능력이 없는 만큼...식탐이 많긴 했지만...

늘 눈치를 보는 아이였습니다. 먹으면 혼날까봐서였지요...

그래서 학교에서는 많이 먹는 것 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학교에 올때, 갈때... 군것질양이 만만치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제 눈을 피해서 몰래 숨기기도 했구요...

 

학기초에 학부모 상담을 했는데...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중에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때는 자신도 못먹게 하느라 엄청난 투쟁을 했었다구요...

하지만 어느날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시면서...

식이요법을 잘 해서 몸무게 조절이 잘 되어도...

살찌는 것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괴로운 문제가 있다고...

식욕에 대한 지나친 제제때문에...

아이는 무엇인가를 숨기거나 거짓말하는 행동만 점점 늘어나...

더 심각한 사회적인 장애를 가지게 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덧붙여 불안한 정서상태와... 식욕을 참지 못하는 자괴감까지 함께 하여

점점 더 성격이 이상해 지더라는 것이죠...

 

그래서 어머니는 어느날부터...

과연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길게 살지 못하는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매일 먹는 것과의 전쟁속에... 늘 괴롭다가 가는 것이 맞는지...

사람들을 때로... 왜 아이가 점점 더 살찌게 두냐고 하는데...

참으로 고민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프라더 윌리 증후군의 사례를 보면...

어릴때부터 열심히 조절을 하면...

걷보기에 그저 통통한 수준의 아이로 성장 할 수 있음을 보게됩니다...

때문에 신체적으로 오는 여러가지 합병증들은 많이 지연시킬 수 있지요...

하지만 아이의 성격적인 부분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하여서도 간과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습니다...

 

하여간... 그 친구도 여느 아이들처럼...

쓰레기통까지 뒤져가며 먹는것을 몰래 몰래 먹곤 했더랩니다...

다시 말해  \"먹지마라\" 하는 지시로는 절제가 되지 않는 상태라는 것...

참으로 고민스러웠습니다...

 

학교에서 윌리친구를 지도할때 어려운 점은...

먹는것도 먹는것이였지만... 그 보다도 숨기고 감추는 행동이었습니다.

먹는 것을 감추어야했던 평생의 습관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다른 부분까지 전이가 되어서...

선생님에게는 무엇이든 잘보이고 싶어하고... 대신 뒤에서 무엇인가 일을 저지르는...^^

타고난 성격은 무척이나 밝고 명랑하고 착한 학생이었는데...

그렇게 후천적으로 나타난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였습니다...

 

때문에 저는 그 친구에게... 반드시 지켜야할 것들을 정해주고...

그것을 지켜내었을때에는 그렇게도 좋아하는 초콜릿(그친구에게는 사실 독약이었지요)을 주는 것으로 보상을 해 주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일주일에 한번 칭찬결과를 보면서요) 물론 부모 동의 하에서 행해진 일이었구요...^^

프라더 윌리 증후군의 어머님들은 대부분 살찌는 것이 많이 민감하시기 때문에 그런 음식을 함부로 주어서는 안되었지만 그 친구의 어머니는 그 아이가 보다 정직해 지기를 원하셨었습니다.

타고난 질환으로 인하여 착하고 착했던 아이가 사회성을 잃어 가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으로요...

그리고 다행히 일주일에 한번 정도 소량의 초콜릿을 받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 아이는 그 초콜릿을 기다리며 자신의 생활을 절제 해 나가곤 했습니다...

비만과 관련해서는 보건 선생님과 연계하여 비만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무릎이 아픈관계로 뛸 수는 없었기에 트레드밀 걷기 운동과 수영을 진행 했었지요...

어머니는 병원으로 비만치료 프로그램을 다니셨구요...

 

그리고 또 걱정이 되는 것은...

\"학습\"이었습니다...

여건상 학습결손이 너무 심해서... 아이는 점점 더 심한 정신지체처럼 여겨지는데...

막상 대해 보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거든요...

당뇨가 심하여 결석도 자주하고 대소변을 실수하게 되면 씻느라 수업도 빠지게 되고... 등등...

그래서 그 친구가 좋아하는 컴퓨터를 통한 수업을 많이 제시해 주게 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소프트웨어를 통한 수학이나 언어, 사회과목을 공부하도록

과제를 주었었지요... 과제를 잘 하면 그것도 주말에 주는 초콜릿 상과 관련이 있었구요...

 

그렇게 그 친구를 2년간 담임 했었습니다...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복지관에 다니고 있는데...

분명한 것은 어릴때보다 더더더 많이 밝아졌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어머니가 살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뒤로하고 아들이 더 좋은 사회성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지면서... 오히려 살도 좀 빠지고... 성격도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만치료에 대한 집착을 버렸을 뿐이지.. 비만치료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였으니까요...

 

프라더 윌리라는 질환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질환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때때로 그 친구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하다보면...

아무것도 기쁘고 즐거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어떤 상황에서도 참아야 하고 견뎌야 하는 것이 일평생 간다면...

그 얼마나 괴로운 일일까요...

 

교사로서 혹시라도 윌리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그렇게 고통속에 살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저 주는 것이 가장 첫번째 할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음을 달래가며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병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교사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여 주위 친구들에게도 어려운 친구에 대한 이해를 시켜...

놀리거나 따돌림하지 않고 오히려 배려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 하는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깁니다.

 

에고... 보고싶네요...

TV에도 나온적이 있으니 다시보기 한번 봐야겠어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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