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7 교컴지기 2013.10.02 19:41
잘 읽었습니다. 특히 선생님의 교실 속 실천과 연계하여 기술해 주신 부분이라서 더 좋군요. 듀이의 '경험으로서의 예술'(나중에 아이즈너가 참고했을 것이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에 보면 예술이 고급스럽게 포장되어 특정인만 감상할 수 있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예술이야 말로 우리네 삶 속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경험 속에서 역동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교육도 마찬가지. 우리 교육은 누구의 교육일 수 없지요. 바로 내 교육, 내 삶과 연계되고 확장되는 그 교육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명망있는 학자의 이론도 내 교실에서는 무용지물일 수 있죠... 그런 측면에서 이론이 나의 실천과 유리되어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 속에서 검증되고, 또한 이런 경험이 연속되고 재구성되는 상황... 아마 이것이 듀이가 말한 경험의 본질일 것입니다. 실천과 닿아 있어 생동감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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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6 별이빛나는밤 2013.10.03 04:34

이번 읽기 자료를 통해 선생님께서 평소에 학교와 교실에서 해오셨던 교육적 실천들이 교육과정 재개념주의자들이나 듀이와 같은 학자들의 교육철학과 맞닿아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선생님의 토론글 잘 읽었습니다. 말씀대로 이론을 자기 언어로 소화시키지 않고 현학적인 말장난 같아 보이는 글은 공허한 느낌을 주지요. 저도 그래서 불필요하게 학술 원고를 어렵게 쓰는 학자들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론을 실천과 접목시키고, 또 실천 속에서 느낀 부족함이나 현실 속 문제의식을 이론 공부를 통해 규명하거나 스스로 연구하는 과정은 교사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교사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실천 쪽에 주로 비중을 두어왔기 때문에 학계에서나 교육정책 수립 과정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을 얕잡아 보는 일이 반복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질문 하나 드릴께요(제가 혁신학교에 대해 잘 몰라서^^). 선생님 계신 학교에서는 '민주적인 학교'라는 느슨한 큰 틀을 합의하고 각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철학에 기반한 방법을 바탕으로 교육 실천을 하고 계신 건지, 아니면 교사들 간의 공통적인 의견과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그 학교의 색깔이 담긴 철학을 세워 교육 실천을 하고 계신 건지 궁금합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배움의 공동체 철학을, 또 어떤 데서는 이오덕 선생님의 교육철학을 근간으로 교육실천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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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지구별나그네 2013.10.03 17:15
실천에 비해 공부가 참 많이 부족한 일인입니다. 아니, 저희 학교 역시 그런 편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들이 요사이 몇몇 선생님들에게서 제 귀로 들려오는 반가움도 느끼고 있기도 하고요.
저희 학교의 경우 학교의 교육철학을 합의하기 위한 노력들은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 편인데 쉽지 않은 면이 있지요. 지난 해 한 달에 두번이던 저녁모임을 11월엔 많은 선생님들이 원하셔서 매주 밤 9시까지 학교란 무엇이어야 하고 어떤 내용을 채워내야 하는지 치열하게 토론을 하고, 학교 교육과정 역시 지난 겨울 두 차례에 걸쳐 합숙을 진행하며 함께 짰는데, 저희 구성원들의 경우 관심사도 각자에 따라 너무 너무 다양한 편인지라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다행인 건 누구나 소통하고 토론하고, 합의된 결정은 수용한다다는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편이지요. 치열한 토론만큼 공부가 뒤따라주면 좋으련만 여전히 그것이 부족한 것도 좀 아쉬운 부분이고요. 여전히 끊임없이 움직여가는 과정입니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저희 경우엔 살아가는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이오덕 선생님 이야기들과 그 맥이 많이 닿아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 역시 공부가 일천한지라, 함께 공부하며 삶의 문제들을 다시금 성찰하며 정리해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레벨 6 별이빛나는밤 2013.10.04 00:46
교사들이 공부와 연구를 겸비해야 한다는 말은 사실 제 자신을 두고 한 말이었구요.^^ 저녁 시간에 짬을 내어 토론하고 공부하기가 참 쉽지 않은데 그런 교사들의 열정이 있기에 선생님이 계신 학교는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는 그런 유기체라고 보여집니다. 일단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고, 민주적 학교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운 부분입니다. 어떤 집단, 사회가 민주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 구성원의 행복도와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킨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을 비축해 가시면서..^^ 말씀하신대로 교육 혁신은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아주 긴 여정일 테니까요.
레벨 5 노유정 2013.10.11 14:15

지상에서 추방당한 천상의 교육학 - 듀이에 대한 논문을 쓴 엄태동의 '경험과 교육'을 읽습니다.

듀이가 말한 경험이나 교육철학이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과정론자들에 의해 많이 왜곡된 과거가 있었네요.

교육학의 철학이 담겨있는 듀이의 교육에 대한 사상들은 일련의 강의로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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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5 노유정 2013.10.07 13:08

민주적 의사소통이 실현되는 혁신학교의 현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오늘 아침 황당한 사건. 공람 공문들을 보는데 교사행정업무경감지원 대책 내부공문이 있어 열어보니, 세상에 비교과?교사로 보건교사를 영양교사랑 교원지원팀에 분류를 해놓았네요.

세상에나...한마디 협의도 없이 추진해서 결재까지 완료?

 중등엔 선택교과로, 초등엔 창체로 보건수업을 하고 있고, 보건교육시범학교 일을 혼자서 꾸리고 있는데 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지원팀에 분류?

초등교사의 머리 속에 어떤 마인드가 있는지 한바탕 교무에게 퍼부었습니다.

결국 자신의 일만 전문성을 인정하고 타교과나 전문영역 교사는?

이기주의, 결국 인간은 이기주의적인 존재이고, 근본 동기는 자신의 이익이라는 이론에 동의할 수 밖에 없네요.

우리나라 현실에 가장 강력한 이론 이기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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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히말라야시타 2013.10.11 03:18
교육학의 이론이 그 어느때보다 다양하게 등장하여 교육현장에서 갑론을박을 하며 실현되고 있는 때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TV프로그램에서 나이가 들수록 원리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교육이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현 상황 또한 교육의 근본을 들여다보기위한 노력들이 나타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들을 해봅니다. 저 또한 선생님처럼 존 듀이 이론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실제 업무를 처리하며, 이론을 현실에 실현하는 것의 간극을 참으로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집단 정체성의 형성과 집단내 민주성의 공존이 얼마나 모순 상태에 놓일 수 있고, 이들의 조화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다원성을 필요로하는지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음도 깨닫고 있습니다. 어쩌면 '혁신'이라는 교육 이론의 실현은 우리 교육내에 팽배한 집단적이고, 전체적인 문화에 대항하는 상황은 아닌가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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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3.10.12 09:37
슈왑이 '미국의 교육과정학은 죽었다'라고 선언할 때, 실제성(practicality) 실종을 언급했습니다. 여기서 실제성이란 교육과정을 최종적으로 실행하는 자(교사)의 의도와 전혀 무관하게 교육과정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올바로 재구축하기 위해서 즉 실제성을 회복하기 위해 교사가 교육과정의 실행자에 머무르지 않고 개발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한 것이죠. 한편 교육과정의 개발에 참여한다는 것은 단지 교과서 개발에 참여한다든지, 상부에 불려가 의견을 말하는 정도가 아닌, 교실실천의 경험과 안목을 교육과정에 내면화시켜야 하고 곧 그것은 그만큼의 의사결정 권한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심은보샘을 비롯한 경기도 혁신학교들의 실천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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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然在 2013.10.14 14:09

척박한 환경에서 고민하고, 또 고생하시는 선생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공부해가며, 토론해가며, 수업과 업무를 진행해나간다는 것은 상상 이상의 노력을 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걸요.. ^^;

나의 공부와 동료와의 협업, 그러면서 진행..

하지만,,

"교실실천의 경험과 안목을 교육과정에 내면화시켜야 하고 곧 그것은 그만큼의 의사결정 권한을 주어야" 하는 문화와 제도의 완성을 위해...

정말 죄송스럽게도 선생님의 노력에 의지하고, 기대하고 있는 일 인입니다..

거듭 감사 인사를... 그리고 힘 빠지는 순간마다 이런 기대를 바탕으로 다시 힘을 얻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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