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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나라밖체험

스웨덴의 미래학교, 푸투룸 스콜라(3)

교컴지기 | 2010.02.16 15:55 | 조회 5756 | 공감 0 | 비공감 0

스웨덴의 미래학교, 푸투룸 스콜라(3)

푸투룸 학교 학생들의 휴식 시간을 보기로 했다. 공부하는 모습만 보아서야 다 좋아 보이지 않겠는가? 휴게실에는 당구대가 놓여있고 아이들은 꽤 익숙하게 포켓볼을 친다.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다. 

세 명의 여자 아이들이 얘기 꽃을 피우고 있다. 그런데 쉬는 시간 20분이 경과한 것 같은데 교실로 들어가지 않는다. 여긴 수업을 알리는 벨 소리 같은 것은 없으니까 학생 본인이 알아서 움직여야 한다.
"너희들은 왜 들어가지 않니? 수업 시작 시간이 된 것 같은데..." 라고 묻자
"조금 더 있다 들어가도 돼요. 하던 얘기 좀 다 하구요."
"그래, 무슨 얘기 중이었니?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제가요, 이주일 전에 남자 친구랑 헤어졌거든요... 그 얘기하고 있었어요."
"흠, 그렇구나. 너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금방 새 남자 친구가 생길 것 같은데?"
그렇게 얘길 해 주었더니 너무 좋아한다(사진 왼쪽).

이 아이들은(7학년, 중1) 오늘 휴게실 당번이다. 아이들이 음료나 커피 같은 것을 주문하면 능숙한 솜씨로  서빙을 한다. "너희들 참 수고하는구나. 나도 커피 한 잔 주고 뒤 돌아서서 멋지게 포즈 한 번 취해 보지 않으련?" 그랬더니 두 녀석이 한껏 폼을 잡는다. 

 

장난끼가 철철... 이 이아들은 하루씩 돌아가면서 휴게실 당번을 한다고 한다.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말이다. 이렇게 아이들 수 만큼 장화가 마련되어 있다. 통상 영하 1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의무적으로 밖에서 놀아야 한다.

 



아이들을 충분히 놀게 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쉬는 시간에는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해줘야 공부 시간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둘째는 충분히 놀아야 체력이 길러지고 성인이 되었을 때 병에 걸리지 않아  국가의 의료 재정을 축내지 않는다는 것. 매우 단순하지만 너무 명쾌한 논리이다. 실제로 북유럽 아이들은 하루에 1~2시간은 꼭 밖에서 놀도록 권장된다.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식수 문제가 있다. 처음 북유럽에 가면 호텔이나 가정집에 가도 생수병, 정수기 같은 것은 발견할 수 없다. 그냥 수돗물을 먹으면 된다. 정수기 구입과 관리에 쏟아 붇는 막대한 돈, 생수 만들고 사먹고 하는 데 드는 막대한 돈을 세금으로 환원하여 수돗물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전체적으로 보아 훨씬 이득이라고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스웨덴 국민인 이상 모두 같은 물을 먹게 한다는 사려깊은 분배의 원리가 있는 것이다. 접근 방식의 차이가 복지국가냐 후진국가냐를 가른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정말 열심히 논다. 밖에서 노는 것은 어린 아이들일수록 더욱 권장된다. 들어 보셨는지? 핀란드 아이들은 태어나서 두 살까지 유모차에 태워 밖에서 재운다는 사실. 영하 1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실컷 놀고 들어온 아이들이 외투를 벗어 걸고 이제 교실로 들어가려는 순간이다. 아이들이 모두 상기되어 있다. 이렇게 에너지를 발산하면 수업시간에는 집중이 잘 된다는 이들의 논리. 푸투룸 학교는 말의 성찬이 아닌 인간에게 유익하다 싶으면 곧 실천하여 그것을 사례로 만드는 명실공히 미래학교였다. 이후에 언급될 많은 핀란드 학교 시스템에 견주어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곳이 바로 스웨덴의 푸투룸 스콜라이다. 

탐방단 일행이 푸투룸을 떠나올 때 못내 아쉬운 듯 멀리까지 따라와 배웅을 해 주는 어린 학생들이다. 버스를 타고 스콕홀름 시내로 향하는 필자의 마음은 이상적인 교육의 실천을 봤다는 뿌듯한 마음과 함께 한국에서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자꾸만 떠 올랐다. 배우고 싶은 지식을 선택할 수도 없거니와 쉬는 시간에도 한 자 더 들여다 봐야 하는 무한 경쟁의 공간에서 우리 아이들은 '미래의 무엇'을 위해 그렇게 정답을 달달 외우는 소모적 공부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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