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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교컴
이른 아침, 무표정한 얼굴로 교무실에 들어선다. 책상 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컴퓨터를 켠다. 업무포털에 접속하여 공문을 확인한다. 그 사이 메신저 알림 쪽지가 줄줄이 뜬다. 보고 날짜를 놓친 공문이 나온다. 급하게 기안을 작성하여 결재를 요청한다. 커피는 식었다.
교사들의 익숙한 아침 풍경이다. 교사들은 낱낱이 쪼개어진 학교의 행정업무를 나누어 맡는다. 이것이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깊은 생각을 하기에 업무는 벅차고 수업은 힘겹다. 자존감을 잃은 교사들은 무기력에 빠진다.
삼십 년 전 부모가 공부했던 그 풍경 속에 아이들이 있다. 부모들의 삶이 고단해진 만큼 아이들의 고통도 커졌다. 아이들은 욕망하고 경쟁하며, 싸우고, 따돌린다. 아이들은 학교가 즐겁지 않다. 과연 학교는,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먼저 교사들에게 제안한다. 힘들어도 전망이 있으면 현실을 감당할 수 있다. 익숙한 습관에서 함께 탈출하는 꿈을 꾸어 보자. 구조와 개인, 학교와 교사, 교사와 학생, 이 오래된 모순을 종횡으로 연결하여 탐색할 때, 학교 밖에 요구할 것과 개인적 열정으로 감당할 것을 구분할 수 있다. 그 길을 가고자 하는 데 공부가 아니고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전망이 보이지 않는 학교에서 지친 교사들이 시민들에게 손을 내민다. 우리 아이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데 힘을 보태자고 한다. 함께 공부하며 실천하자고 청한다. 깨어있는 시민들은 이 교사들의 손을 잡아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생각하는 교사와 깨어 있는 시민이 만나 연대하고 동행하는 일, 그것이라면 나락에 떨어진 교육에서 작은 꽃 하나쯤 피울 수 있지 않을까? <교육사유> 저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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