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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을 쓰는 여름
1.
63장의 그림들이 담쟁이 덩굴처럼
교실 뒷벽 전체를 가득가득 덮고 있었다.
그림과 그림이 손을 꼭 잡고 함께 벽을 오르고 있었다.
어깨에 어깨를 걸고 가파른 벽을 오르고 있었다.
잘 그린 그림이든, 못그린 그림이든.
담쟁이덩굴처럼 손을 잡고 가야 한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담쟁이덩굴처럼 어깨에 어깨를 걸고 가야 한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이철환 산문집 \"반성문\"(랜덤하우스 2007)에서
이철환님의 산문집 \"반성문\"을 읽었습니다.
우리에게 연탄길로 너무 잘 알려진 분이라 설명은 필요없겠지요.
책이 아니라 자연을 담은 아름다운 보석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 속에는 자연이 있고 그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작가의 가족의 숨결이 있었습니다.
작가를 아름답게 하는 풀벌레들과 우리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녹아 있었습니다.
이런 작가와 동시대를 사는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그런 작가도 날마다 반성문을 쓰듯 살아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도 반성문을 쓰듯 하루하루를 엮으려 합니다.
2.
제헌절날 태극기 내어 걸어놓고
그녀와 초등 2학년인 조카녀석과 지리산 사성암엘 갔습니다.
(사성암은 토지에서 알려진 곳이지요)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을 품고
구례와 지리산을 호흡하고
섬진강 나루에서 은어를 잡는 사람들과 함께
내 마음도 행복을 낚시질 하였습니다.
마음 가득 행복을 안고
섬진강변에서 노락질을 하였습니다.
아이는 첨벙대며 자신의 행복한 여름을 낚아올리고
나는 그 모습을 낚아 올렸습니다.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아이는 내 삶의 반성문입니다.
3.
방학을 맞자마자 그녀의 주문!
\"허리 둘레를 32인치로 줄이시오\"
\"건강하게 함께 오래 삽시다\"
날아 다니는 그녀의 뒤를 따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3시간여를 가까운 야산엘 오르며
온몸을 땀으로 범벅이 됩니다.
안개 자욱한 산 정상에서 심호흡을 하고
여름을 차린 아름다운 것들과 눈맞춤 하고 내려옵니다.
지천으로 피어 우릴 반기는 달개비꽃은 어찌 그리도 고운지요.
때를 만나 이곳 저곳에 고개를 내미는 버섯들은 또 얼마나 예쁜지요.
아침을 머금은 풀잎에 맺힌 이슬은 어찌 그리 고운지요.
마음으로 다가가 살포시 손내밀고 기념 촬영을 하면
방긋 웃어주는 듯합니다.
내가 느끼는 사랑의 느낌으로 다가가면
그저 모든 것이 기쁨인 것을
그저 모든 것이 행복인 것을...
그 행복과 기쁨을 폰카에 담아
객지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날리면
녀석들도 행복한 하루를 시작한답니다.
자연으로 날마다 반성문을 씁니다.
-2012 EXPO 유치를 열망하는 도시, 여수에서 황소가 음머~
- goodday2007_0717_181203-246.jpg (0B)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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