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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더 좋은 결론, 더 풍부한 합의

교컴지기 | 2019.03.22 09:04 | 조회 4851 | 공감 0 | 비공감 0
"저는 그동안 OO 분야에 대하여 연구를 해 왔고, 지금 제 관심사는 OO 입니다. 따라서 오늘 토론하는 주제에 대하여 제가 공부한 범위 안에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토론회 좌장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패널에게 발언을 청하면 위와 같은 말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다. 주로 대학교수들, 혹은 자칭타칭 전문가라는 분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다른 분야에 대하여는 아는 척하지 않겠다는, 학문적 겸손의 발로이다.

그런데 이러한 말 속에는 겸손을 가장한 '지적 오만'이 있다. 흔히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본인의 관심 분야를 밝히는 것은, 목하 제시되는 주제에 대하여 적어도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발언하겠으니 신뢰를 해도 된다는 일종의 '지적 오만'이 깔려 있다.

아울러 토론주제를 본인의 관심사에 비추어 분석해 보겠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이 역시 주제를 본인의 관심사에 한정하여 대단히 협소하게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다. 지적 편식을 고백하는 말이자, 포괄적으로 아는 척을 했다가 민망함을 피하겠다는 자기방어적 자세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토론회에서 어떤 주제가 제시되든, 전문가들은 자기만의 사고틀 속에서 협소하게 가둬진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의미 있는 합의나 결론도 내리지 못한다. 여기에 더하여 진영논리까지 더해지면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 이상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거기다가 토론에서 이기고 싶은 욕구는 넘쳐서 다른 사람의 발언에서 헛점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 분들에게 토론은 상대 논리의 취약점을 확대하여 자신의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음을 청중에게 드러내는 과정이다. 자신과 상대의 의견 모두를 포괄(envelopment)하면서 의미 있는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청중들은 이러한 토론에 실망하지만 이와 비슷한 토론회는 도처에서 끊임없이 열린다.

토론을 망치는 주범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기려는 욕구'다. 상대를 어떤 논리로 제압하여 꼼짝못하게 만들었다는 말도 토론에서 이기고 싶은 욕구가 강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는 모두 구시대의 산물이다. 가다머는 토론의 목적이 상대를 논파하여 승리하고자 함이 아니라 지평의 확대를 가져오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 나딩스 역시 논쟁에서 이기는 것과 도덕적 선, 비판적 사고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한다.

너무 자주 사람들은 타인과 효과적으로 협업하기보다는 상대를 패배시키는 것을 강조해 왔다. ... 논쟁에서 이기는 것 자체는 도덕적 선도 아니고 비판적 사고도 아니다. 우리는 도덕적 헌신에 의해 안내되는 비판적 사고를 원해야 한다. (넬 나딩스 & 로리 브룩스, 논쟁수업으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정창우, 김윤경 역, 97쪽)

오늘도 수많은 토론회가 열린다. 거기에 지적 편식에 찌든 전문가들이 나서서 그저 자기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토론 주제를 재단하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이기기 위해 노력한다. 지평의 융합을 강조했던 가다머나 생산적 논쟁을 말했던 나딩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토론은 모두를 위해 백해무익하다.

왜 우린 '더 좋은 결론', '더 풍부한 합의'를 생각하지 못할까. 더 좋은 결론, 더 풍부한 합의에 기초한 토론 자세일 때만 이기기 위한 강박에서 자유롭게 한다. 잠시 내 논리를 내려 놓으면 제3의 선택지는 무수히 많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 지식을 확정적으로 강요하기보다 '선택'을 권하는 수업이 그래서 큰 가능성을 갖는다. 난 지금 합리적 논쟁이 불가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 '다른 선택'을 배제하고 어느 한가지 논리를 받아들이라고 서로 우기다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거의 한번도 '좋은 합의'의 경험을 갖지 못했으니 이런 강박은 날로 증폭한다.

때로 '다른 선택'이 구성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음을 아는 것, 시민의 기본적 소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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