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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ㅅㅂ 롤모델
승진아 넌 말할 때 입이 제일 후져
네 말의 반절은 욕이거든
넌 내 앞에서도 욕을 했지
그래서 나도 마주 욕했다
네가 '아, 쌤 ㅅㅂ 존나 정이 없어' 이러면
난 '아니 이런 귀여운 ㄱㅅㄲ, 입에 걸레를 물었네'
이렇게 답하곤 했다
넌 나와 처음으로 대화한 날
네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나에게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어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잘라버리겠다고 했어
난 사과를 하지 않았고
넌 길을 막아 섰으며
우린 그렇게 팽팽하게 맞섰다
그게 너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시간이 흘러 네가 3학년이 되었을 때
운명은 우릴 다시 만나게 했다
너는 내가 분명히 들을 수 있게
'아 ㅅㅂ 최악이네...'라고 했지
나도 속으로는 최악이었지만
무심한 척 했다
속으론 화 나는데
쿨한 척 하기도 힘들더라
근데 넌 내가 운영했던 동아리
'걷기반'에 들어왔어
네 기준에 최악인 교사를 따라온거야
여기 왜 왔느냐고 물으니
여기오면 왜 안되냐고 했어
난 너를 받아줬다
사심없는 척 하면서
난 네게 소소한 일거리를 맡겼고
넌 매일 ㅅㅂㅅㅂ하면서
학생에게 일 시키는 나쁜 쌤이라고
나만 보면 중얼거렸어
네가 졸업이 가까웠을 때
교무실에 찾아왔지
그리고는 나에게 말했어
'ㅅㅂ, 알아요? 쌤이 내 롤모델인거...'
그렇게 난 너의 롤모델이 됐다
근데 넌 나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다
요 귀여운 ㄱㅅㄲ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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