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 키우기 자발적 후원 |
- 1[칼럼] 다시, 학교를 학교답게
- 2[정부] 민원 시달리다 숨진 교사 ‘순직 인정’
- 3[늘봄] 교원 채용난에 프로그램도 미흡
- 4[학폭]가해 기록 학생부서 삭제 까다롭게 한다.
- 5[칼럼] 감정과 이성, 통념을 넘어
- 6[칼럼] 위로사회 - 그 위로는 어떤 위로인가
- 7새 책! 『기준 없이 : 칸트, 화이트헤드, 들뢰즈, 그리고 미학』 스티븐 샤비로 지음, 이문교 옮김
- 8[여행] 치유의 숲 - 비와 나무, 그리고 적당한 빛
- 92024 공연봄날 (초5~고1 문화공연 관람 지원 사업) 신청 안내
- 10[모집] 느린학습아동 교육지원사업 ‘천천히 함께’ 참여 멘토 모집(~4/10)
|
span> |
교컴 포토갤러리 |
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자녀의 성공을 위해 당신의 삶을 유보하지 말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오로지 자식 걱정을 하는 한국의 부모들은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가꾸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올인하는 것을 일종의 사회적 규범으로 여긴다.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는데 10년 이상을 소비한다. 고등학교, 아니 대학공부를 마치고 나서 자녀가 어엿한 독립자존으로 섰는지를 보면 안다. 대학을 졸업해도 독립은 커녕 취업과 결혼을 위해 부모가 또 다른 방식으로 보살펴야 할 형국이다. 이렇게 부모의 삶은 내 것이 아닌 자녀의 것이 돼 가고, 자녀교육에 집착하는 왜곡된 문화는 대물림의 악순환을 지속한다. 오늘 한국 사회의 처참한 비극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도처에 자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삶을 유보한 부모가 넘쳐난다. 그리하여 시민은 없고 삶을 저당잡힌 부모만 있다. 서울시에 산다고 시민인가? 진정한 시민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공동체에 책임있게 참여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정치인이나 언론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까지 이해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비판적 사고로 자신의 소양을 쌓아가는 사람이 시민이다. 이런 소양이 이른바 '시민성'이다. 이런 까닭에 오로지 자녀의 성공에만 집착하는 성인은 시민이 아니라 나이만 먹은 미성숙자에 불과하다.
시민성이 결여된 미성숙한 어른들로 사회가 채워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선,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어려워진다. 누군가 이념대결을 부추기면 거기에 휩쓸리거나 선전과 선동에 쉽게 넘어간다. 언론에서 하는 모든 이야기를 사실로 착각하거나 좁은 세계관 속에서 보잘것 없는 사고를 신념화한다. 그래서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개별화된 개인의 능력 탓으로 돌린다. 생태, 문화, 평화, 성(gender) 감수성을 갖지 못해 꼰대 기질로 버틴다. 나아가 정의와 불의를 구분하지 못한다. 불의는 참고 불이익을 참지 못하는 이기적 삶들이 넘쳐난다. 이것이 모두 공부와 사유가 부족한 탓이다. 왜 그럴까?
모든 사유의 출발점을 내 가족과 내 자녀의 성공에 두기 때문이다. 이것은 공동체에 책임 있게 참여하는 삶이 아니다. 학부모 인문학 강의를 하다보면, 사회와 구조의 문제를 이야기하다가도 어느 결에 '자녀교육' 문제로 귀결되는 것을 본다.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와 경쟁하고 엄마는 옆집 엄마와 경쟁한다. 아빠는 직장에서 동료와 경쟁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실적 압박이 부모들을 자녀에 집착하게 만든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라. 그것이 곧 자녀도 살리고 나도 사는 길이다. 성숙한 시민으로서 충실하게 삶을 살고 책임 있게 행동하면 자녀는 그것을 보고 배우며 성장한다. 책을 읽지 않는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공부하지 않는 부모가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하니 자녀는 부모를 신뢰하지 못한다. 공부하지 않는 부모는 미성숙한 성인일 뿐이다.
삼삼오오 모여서 자녀 이야기, 학교 이야기, 학원 이야기에 열중하는 부모들은 귀한 시간을 그렇게 소모해선 안 된다. 그 시간에 자신의 교양을 쌓고 지성을 가꾸라. 부모가 지성을 갖춘 시민이 되는 것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다. 또한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사는 모습을 자녀가 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자녀도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한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이념을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부모는 여기에 충실하라. 부모부터 자주적 생활능력을 갖고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라. 그러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국가가 원하는 시민이 아닌가?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교컴지기 새책]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 | 교컴지기 | 39175 | 2023.02.19 07:04 | |
[교컴지기 신간] 교사, 책을 들다 [1] | 교컴지기 | 60708 | 2021.06.26 14:17 | |
[신간]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1] | 교컴지기 | 87970 | 2019.10.23 16:05 | |
교컴지기 일곱 번째 단행본 '교육사유' 출간 [18+16] | 교컴지기 | 162532 | 2014.01.14 22:23 | |
교육희망 칼럼 모음 | 교컴지기 | 143835 | 2013.05.09 23:21 | |
오마이뉴스 기사로 보는 교컴지기 칼럼 모음 | 교컴지기 | 148625 | 2012.11.15 14:23 | |
607 | [책이야기]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기 | 교컴지기 | 17057 | 2021.12.19 22:37 |
606 | [책이야기] 써야 할 이유 | 교컴지기 | 15361 | 2021.12.19 07:41 |
605 | [사회문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자유의지 | 교컴지기 | 16757 | 2021.11.29 22:51 |
604 | [교수학습] 수호믈린스키와 현상기반학습 | 교컴지기 | 12751 | 2020.01.20 12:11 |
603 | [책이야기] 덫에 갇힌 교육 매듭 풀기, 학교문화 형성을 위한 대화 | 교컴지기 | 12285 | 2020.01.20 12:10 |
602 | [교육철학] 학교장의 철학과 전문성 | 교컴지기 | 11324 | 2020.01.20 12:08 |
601 | [책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 열두 달 이야기, 한희정 지음 | 교컴지기 | 10039 | 2020.01.20 12:07 |
600 | [책이야기] 학교장의 마인드 vs 교사들의 열정 | 교컴지기 | 14206 | 2020.01.08 20:36 |
599 | [교육방법] 지식을 파는 약장수를 경계하라 | 교컴지기 | 11767 | 2020.01.05 14:14 |
598 | [교사론] 교사의 안목: 교육상황을 보는 눈 [1] | 교컴지기 | 12162 | 2020.01.04 21:47 |
597 | [교육방법] 수학시간에 시민교육하기 [1+1] | 교컴지기 | 15466 | 2020.01.02 21:36 |
596 | [교육사회] 신년 칼럼: '연대'는 고독한 현대인의 생존 무기 | 교컴지기 | 10288 | 2020.01.01 19:31 |
595 | [교육정책] [EBS특집] 한국 교육의 미래를 말하다 3부 | 교컴지기 | 11129 | 2019.12.30 21:46 |
594 | [책이야기] 수호믈린스키는 영웅 서사의 주인공일까? | 교컴지기 | 10411 | 2019.12.25 10:40 |
593 | [책이야기] 리더는 스스로을 위해 어떻게 투자하는가 | 교컴지기 | 10254 | 2019.12.21 08:46 |
592 | [책이야기]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언론 보도 | 교컴지기 | 11760 | 2019.11.09 07:24 |
591 | [교육정책] 공교육 정상화 VS 선발의 공정성 | 교컴지기 | 11667 | 2019.10.24 22:16 |
590 | [책이야기] 당신만의 글쓰기 비법 | 교컴지기 | 10759 | 2019.10.21 15:46 |
589 | [책이야기] 386 세대와 헬조선의 책임 | 교컴지기 | 12438 | 2019.10.20 09:54 |
588 | [사회문화] <믿고 보는 글>은 어디에도 없다 | 교컴지기 | 12953 | 2019.10.16 10:04 |
587 | [교육정책] 언제까지 경합의 룰을 정하는 데 에너지를 쏟을 것인가 | 교컴지기 | 10440 | 2019.10.16 10:02 |
586 | [교육정책] 데이터가 말하지 않는 것들 | 교컴지기 | 14287 | 2019.07.31 17:15 |
585 | [사회문화] 지성의 면모, 우치다 타츠루 | 교컴지기 | 11305 | 2019.07.25 10:53 |
584 | [이런저런] 당신의 이야기를 써라 | 교컴지기 | 10675 | 2019.06.26 13:10 |
583 | [학생일반] 놀이를 잃어버린 아이들 | 교컴지기 | 11035 | 2019.06.20 13:15 |
582 | [이런저런] 다시 월요일 | 교컴지기 | 10462 | 2019.06.17 15:48 |
581 | [교수학습] 대화, 공감, 상호의존적 이해 | 교컴지기 | 10796 | 2019.06.16 11:33 |
580 | [이런저런] 성장의 목표 | 교컴지기 | 11167 | 2019.06.16 11:31 |
579 | [사회문화] 기생충 이야기, 영화보는데 전혀 지장없는 약간의 스포 있음 | 교컴지기 | 13142 | 2019.06.16 11:28 |
578 | [이런저런] 일중독자의 탄생 | 교컴지기 | 11928 | 2019.06.16 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