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교사의 전문성과 학습공동체 이야기
지난 토요일 참여소통교육모임의 초청을 받아 '교사의 전문성과 학습공동체'를 주제로 강의하고 왔다. 한파를 뚫고 전국에서 80여분의 회원 선생님들이 모이셨다. 교사의 전문성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 또 학교 안과 밖의 학습공동체를 어떻게 사고하고 성장시켜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강의 콘서트 방식으로 나누었다.
비교적 오래 지속되고 있는 교컴, 인디스쿨, 좋은교사, 참통을 간단하게 비교하고 각각의 강점과 극복해야 할 문제들도 짚었다. 자료와 재정이 풍부한 곳, 회원들의 기여도가 남다른 곳, 지역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는 곳, 공부를 강조하며 회원들의 성장을 조력하는 곳 등등... 이와 같은 노력은 위 커뮤니티들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근거였다.
대체로 자발적 교사공동체들은 생성, 유지, 성장, 소멸의 단계를 필연적으로 거친다. 그 주기만 다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단체들이 아직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특별한 현상이다. 한편, 자발적 교사공동체들은 하나같이 내적 위기를 겪고 있다. 큰 그림 그리기, 혁신교육 국면에서 역할, 제도와 제도밖을 넘나드는 실험, 핵심 활동가의 소진 등등은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다.
예컨대 전국의 13개시도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일은 혁신교육의 진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와 동시에 어떻게 역량있는 활동가 교사들을 잘 배치할 것인가의 문제를 동시에 내포한다. 특히 요즘은 보수 교육감 지역도 내용적으로는 다양한 실험들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 활동가의 부족 상태는 한동한 지속될 전망이다. 그래서 늘 교사들의 지속적 성장과 연대를 고민해야 한다.
혁신학교처럼 선진적인 학교에 집중하여 모델을 만들어내고 일반화하는 일도 중요하고, 모든 학교에서 가능한 교육과정/수업/평가의 혁신과 민주적 교육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이 동시에 중요하다. 그것은 교사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선진적 활동가 교사들의 좋은 사례를 듣고 적용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이제 그 이상을 상상해야 한다. 일반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실천할 수 있고, 크고 작은 성과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총체적이고 전면적인 큰 그림이 필요한 단계이다.
작년 여름에 좋은교사모임의 수업코칭연구소에 다녀왔고, 올 2월에는 인디스쿨 주관의 새학년 교육과정 재구성 워크숍에 가서 '교육과정의 재개념화와 혁신교육'을 주제로 강의하기로 했다. 교컴은 2월에 시민성을 주제로 수련회를 갖는다. 또 전문직 학습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산하고 여기저기 씨앗을 뿌리는 작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다만, 올해는 내가 속한 조직에 집중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서, 외부 출강은 월 3회만 나가기로 했다.
오늘은 세종교육연구원에 가서 혁신학교 심화과정 직무연수 세계시민교육의 이해와 적용, 내일은 교컴의 '교육학_이론과 실천' 모임의 세미나가 있고, 목요일은 전북교육연수원에 가서 전문직 임용예정자 대상의 교육과정/수업/평가의 통합적 이해에 대하여 고민을 나눈다. 금요일은 서울지역 초등 복직교사들을 대상으로 질문이 있는 교실과 민주적 수업문화를 함께 고민한다.
교육은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놓고 어떤 솔기를 찾아 풀어내야 할지를 고민하는 일, 또한 고장난 자동차를 멈추지 않고 수리하는 일(우치다 타츠루)이다. 이래서 늘 한가지 현상, 맥락에 빠지기보다 여러 측면과 변인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해의 상충에 빠져 해소할 수 없는 갈등상태만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 누구든 교육전문가를 자처할 수 있지만, 이 분야는 고도의 판단이 요구되는 전문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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