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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독자와 연애하기, SNS 글쓰기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행위는, 독자와 대화 혹은 연애를 하는 꼴이다. 대화이든 연애이든 상대가 있는 것이니 막 들이대면 예의가 아니다. 자신을 아끼는 만큼 독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어야 한다. 연애가 너무나 열정적이어서 간혹 자기를 파괴하고 상대도 파괴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언어 자극이 주는 피로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스북에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나의 텍스트를 공표하고 그 반응을 다시 자기화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내면의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것이면서, 친구 혹은 불특정다수를 향한 '전시'의 형태를 가진다. 그러니 내가 내 자유의지로 타임라인에 글을 쓴다는 것은, 이것이 타인에 의해 관찰된다는 '보여주기' 혹은 '보여지기'의 모습을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우습게도, 정직하게 나를 성찰하는 글을 쓰거나 다짐의 글을 쓸 때도, 여기에 쓰는 글은 일종의 작품처럼 타인에 의해 읽혀짐을 전제로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타자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관계를 맺고 혹은 확대하거나 강화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이곳이다. 도구는 딱 사용하는 사람의 수준을 반영한다.
물론 타인의 글을 읽을 때, 그 속에는 도리없이 우리의 현실이 녹아들어 있어 공감하거나 긴장을 타거나, 혹은 안타깝거나 때로 분노하거나 이런 감정적인 느낌들을 교류한다. 특별한 영감이나 통찰을 얻는데 타인의 텍스트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관계망 서비스가 가진 순기능이다.
우린 어른이 돼도 성장을 지향한다. 성장이라는 말이 완결성을 가진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없이 명멸해 가는 텍스트를 보며 내 성장의 중요한 단서들을 포착하면 된다. 그대로 받거나 다짐하여 새기거나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은 내 몫이다.
그렇게 보니, 세상 모든 텍스트를 받아들여 소화하고 재구성하며, 삶의 자양분으로 삼는 것 역시 내가 그동안 겪어온 경험이나 공부나 삶만큼이나 다양하다. 내가 누구의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거나, 혹은 영감을 얻었거나 때로 귀중한 통찰을 얻었다면 그에게 감사한 일이요, 또한 이 모든 관계에 대해 감사할 일이다.
언젠가는 짜릿한 자극이 좋았다. 내 스스로는 그리하지 못하였으나 나를 불꽃처럼 몰입하게 하는 많은 것들은 모두가 축복이니 그런 세상을 살만하다 여겼다. 지금은 요동치는 변화보단 안정이 좋기도 한다. 나뿐이랴. 인간이 워낙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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