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로고초기화면으로 header_kyocom
교컴메뉴
교컴소개 이용안내 소셜교컴 나눔마당 배움마당 자료마당 교과마당 초등마당 특수마당 글로벌교컴 온라인프로젝트학습 교컴 UCC
회원 로그인
정보기억 정보기억에 체크할 경우 다음접속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PC가 아닐 경우 타인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PC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체크하지 마세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교컴 키우기 자발적 후원


:::: 교컴가족 로그인(1)
산차이 (15:05)

  • 주간 검색어
  • 현재 검색어

교컴 포토갤러리

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교사의 시선을 확장하기

교컴지기 | 2017.10.22 01:44 | 조회 5393 | 공감 0 | 비공감 0

젊은 교사 시절 나는 이론적으로 취약했다. 그 시기 내 공부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주로 비판교육학 중심으로 공부 편식을 했었다. 책꽂이에는 자본주의사회의 교육이라든지, 민중교육론, 전환시대의 논리, 이데올로기와 교육 같은 저항중심 담론을 다룬 책들로 가득했다.

지금도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그 당시 학자들 이름 몇명은 아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애플, 부르디외, 보울스, 긴티스, 라이머, 일리치, 프레이리 등이 그들이다. 듀이나 브루너, 피터스 같은 학자들은 당시 우리들의 시각에선 '주류 교육학자'로 '치부' 당했다. 이런 지적 편식의 결과 젊은 시절 내 모습은 늘 긴장돼 있었고, 비타협적이었다. 한 마디로 방어 준비가 잘 된 기계같은 느낌 말이다.

전교조 활동가로서 4년 반의 해직 기간은 지적 편식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내 모든 공부의 목적은 주장의 정당화 이상 그 무엇도 아니었다. 정파 활동의 중심에서 상대 정파의 논리가 얼마나 빈틈이 많은지 공격했다. 주장을 '과학적 이론'이라 부르며 상대에 대해서는 '인간으로 과학을 가린다'느니, '현장교사들의 약한 감성에 호소하여 투쟁력을 약화'시킨다느니, '비상한 시기에 일상 활동을 주장하여 조직의 전망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내 공부는 상대를 공격하거나, 상대로부터 방어하거나 둘 중의 하나로 소비됐다. 1994년 복직 이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이 나의 말 속엔 비수가 있다고 충고했다. 그 말이 아팠지만 나는 태도를 교정하지 않았다. 나는 더 확장적 사고를 할 수 있었고, 더 깊고 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가르치는 일 33년만에 갖는 이런 회한이 아쉬운 이유다. 그땐 신념이었지만 지금 시점에서 다시 생각하라면 그저 미성숙이었을 뿐이다. 쿨하게 인정하는 것이 왜 그리 어려웠을까.

하지만 조금 구분할 것은, 내 성격상 상대의 주장과 그의 인품을 동일시하지 않았다. 서로의 주장을 놓고 다툴 때는 난 너무나 비타협적이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인간적으로 상대를 모욕하거나, 주장의 오류를 인격 문제로 보고 공격하는 일은 철저하게 삼갔다. 어쩌면 그와 같은 성격적 측면 때문에 지금도 정파를 가리지 않고 교류하는 분들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집행부를 사퇴하고 새로운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던 1997년은 내 공부 인생에 있어 전환기였다. 이때부터 비판교육학 중심의 협소한 공부 세계를 교육학 전반으로 확장하였다. 실천하는 교사에서 연구하는 교사로 역할 전환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 만들었던 교육용 홈페이지 '교실밖선생님'은 그 의지의 표현이다. 남들이 물었다. 하필이면 왜 '교실밖'이냐고. 말하자면 교실밖은 외부자적 시선으로 학교를 보고자 했던 의지를 담고 있다.

물론 교사는 '현존재'를 기점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사물을 본다. 세상을 향하여 '교사의' 위치에서 말하는 것은 교사로서 실존적 실천 행위이다. 종종 이것을 잘 하는 사람이 많은 교사들을 대변할 수 있다. 이것을 '교육적'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가 속한 상황에 충실하다는 것은 좋은 직업 정신이기도 하지만, '교사 편'과 '교육적'이라는 말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 거리를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자로서 교사'는 어떤 면에서 '실천하는 교사'와 다를까. 교사라는 실존적 기점에서 무엇을 주장할 때와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때의 논리는 교사들만 납득하면 되는 논리가 아니다. 이 때의 논리는 학교밖에서 교사가 아닌 사람이 수용할 수 있는 '객관성'을 담보할 것을 요구한다.

철저하게 나를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외부자적 시선으로 돌아보는 것, 내가 가진 주관성에 빠지지 않는 것, 확증편향과 선택인지를 극복하는 것은 연구자로서 교사가 생각해야 할 주요한 전제 조건들이다. 내가 주장하는 것에 과도하게 함몰돼 있을 때, 쉽게 신념화로 연결된다. 밖에서 보면 분명한 억지로 보이는데도 주장을 신념화하면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만 주변에 남는다. 이러한 동의는 다시 신념을 부추겨 이내 고착화의 길로 빠져들게 한다. 필연적 귀결이다.

세상을 향하여 발언을 할 때 우린 보다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 그러자면 잠시 '입장'을 떠나 나와 내가 속한 집단을 객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교사들에 대하여 조금 더 깊게 이해하게 된 계기는 사실 학교에 있을 때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쫒겨났을 때, 공부하느라 학교를 떠났을 때, 교육청으로 일터를 옮긴 지금이다.

나는 현장교사들의 어려움이 더 많이 알려지고, 그들의 주장이 더 효과적으로 퍼지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의 시선' 속에 스스로를 가두기보다 때론 부모의 입장에서, 때론 시민의 입장에서 나와 내가 속한 집단을 보아야 한다. 그 모든 '익숙한 것'들은 '낯설게 보기'를 통해 나에게 다시 온다. 교사이기 전에, 부모이기 전에 자연인으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시민적 소양을 키우는 것, 그 속에서 연대가 싹튼다.

좋아요! 싫어요!
twitter facebook me2day
613개(1/21페이지) rss
교컴지기 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교컴지기 새책]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 사진 첨부파일 교컴지기 39205 2023.02.19 07:04
공지 [교컴지기 신간] 교사, 책을 들다 사진 [1] 교컴지기 60737 2021.06.26 14:17
공지 [신간]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사진 첨부파일 [1] 교컴지기 87992 2019.10.23 16:05
공지 교컴지기 일곱 번째 단행본 '교육사유' 출간 사진 첨부파일 [18+16] 교컴지기 162553 2014.01.14 22:23
공지 교육희망 칼럼 모음 사진 교컴지기 143874 2013.05.09 23:21
공지 오마이뉴스 기사로 보는 교컴지기 칼럼 모음 사진 교컴지기 148651 2012.11.15 14:23
607 [책이야기]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기 교컴지기 17062 2021.12.19 22:37
606 [책이야기] 써야 할 이유 교컴지기 15365 2021.12.19 07:41
605 [사회문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자유의지 교컴지기 16761 2021.11.29 22:51
604 [교수학습] 수호믈린스키와 현상기반학습 교컴지기 12754 2020.01.20 12:11
603 [책이야기] 덫에 갇힌 교육 매듭 풀기, 학교문화 형성을 위한 대화 교컴지기 12288 2020.01.20 12:10
602 [교육철학] 학교장의 철학과 전문성 교컴지기 11329 2020.01.20 12:08
601 [책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 열두 달 이야기, 한희정 지음 교컴지기 10041 2020.01.20 12:07
600 [책이야기] 학교장의 마인드 vs 교사들의 열정 교컴지기 14209 2020.01.08 20:36
599 [교육방법] 지식을 파는 약장수를 경계하라 교컴지기 11768 2020.01.05 14:14
598 [교사론] 교사의 안목: 교육상황을 보는 눈 [1] 교컴지기 12164 2020.01.04 21:47
597 [교육방법] 수학시간에 시민교육하기 [1+1] 교컴지기 15473 2020.01.02 21:36
596 [교육사회] 신년 칼럼: '연대'는 고독한 현대인의 생존 무기 교컴지기 10289 2020.01.01 19:31
595 [교육정책] [EBS특집] 한국 교육의 미래를 말하다 3부 사진 교컴지기 11136 2019.12.30 21:46
594 [책이야기] 수호믈린스키는 영웅 서사의 주인공일까? 교컴지기 10418 2019.12.25 10:40
593 [책이야기] 리더는 스스로을 위해 어떻게 투자하는가 교컴지기 10257 2019.12.21 08:46
592 [책이야기]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언론 보도 사진 교컴지기 11762 2019.11.09 07:24
591 [교육정책] 공교육 정상화 VS 선발의 공정성 교컴지기 11672 2019.10.24 22:16
590 [책이야기] 당신만의 글쓰기 비법 교컴지기 10763 2019.10.21 15:46
589 [책이야기] 386 세대와 헬조선의 책임 교컴지기 12441 2019.10.20 09:54
588 [사회문화] <믿고 보는 글>은 어디에도 없다 교컴지기 12960 2019.10.16 10:04
587 [교육정책] 언제까지 경합의 룰을 정하는 데 에너지를 쏟을 것인가 교컴지기 10441 2019.10.16 10:02
586 [교육정책] 데이터가 말하지 않는 것들 교컴지기 14290 2019.07.31 17:15
585 [사회문화] 지성의 면모, 우치다 타츠루 교컴지기 11307 2019.07.25 10:53
584 [이런저런] 당신의 이야기를 써라 교컴지기 10679 2019.06.26 13:10
583 [학생일반] 놀이를 잃어버린 아이들 교컴지기 11039 2019.06.20 13:15
582 [이런저런] 다시 월요일 사진 첨부파일 교컴지기 10465 2019.06.17 15:48
581 [교수학습] 대화, 공감, 상호의존적 이해 첨부파일 교컴지기 10798 2019.06.16 11:33
580 [이런저런] 성장의 목표 첨부파일 교컴지기 11171 2019.06.16 11:31
579 [사회문화] 기생충 이야기, 영화보는데 전혀 지장없는 약간의 스포 있음 첨부파일 교컴지기 13145 2019.06.16 11:28
578 [이런저런] 일중독자의 탄생 교컴지기 11930 2019.06.16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