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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충격적 시작 진부한 결말, SKY 캐슬
““이 드라마로 한 가정이라도 살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작가가 이 드라마에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한다. 자식을 대학에 진학시켜본 경험과, 입시로 인해 자살을 했다는 뉴스를 보고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썼다고 한다. 작가의 바람은 많은 가정이 이 드라마를 보고 '각성'을 하는 것이었을까.
작가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시작부터 시청자를 압도하는 캐슬 내외부 스케치, 성대한 파티, 코디의 등장과 한 가족의 몰락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이는 기존 드라마에선 없었던 과감하고도 빠른 전개였다. 드라마는 늦은 시간대에 시청자를 TV 앞에 묶어 두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 이어지는 스토리 역시 기존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설정과 도전적인 전개로 매화가 방영될 때마다 시청률(20화 기준 23.8%)을 경신했다. 분명 19화까지 이 드라마는 TV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치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렸다. 블랙 코미디인가 싶으면 세태 풍자극이었고, 여기에 입시 스릴러 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다음 화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탁월한 스토리와 연출이 있었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했고, 배우들은 빼어나게 연기했다. 이 외에도 이 드라마는 종편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취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통해 한 가정이라도 살리고 싶다'라는 작가의 사명감은 결국 마지막 화에 이르러 자기 발목을 잡고 만다. 19회까지 끌고 갔던 긴장과 몰입을, 20화에서 돌연 '여러 가정 살리기'로 전환시킨 것이 무리였다. 욕망 끝판왕이었던 주요 인물들이 한 회 만에 개과천선 모드라니... 결론적으로 20화 한 편에서 작가는 시청자들과의 싸움에서 완패했다. 등장인물을 욕하면서도 선망했던 시청자들은, 마지막 화에선 작가를 욕하면서 선망하지 않았다.
중반부까지 풀어 놓았던 많은 이야기들과 미해결 과제들에 대하여 작가는 결국 한 방에 해결하는 방법을 썼다. 작가의 마음속에 들어 있었던 사명감 때문이다. 마지막화의 권선징악, 인과응보, 개과천선, 해피엔딩은 19화까지 이뤄놓은 성취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시청자와의 대결을 시종 긴장감 있게 끌어올리다가 서둘러 발을 빼고 수습하는 모양이었다.
현실에서는 해결되지 못하는 과제가 무수히 많다. 현실에서는 끝내 의혹이 풀리지 않고 억울함을 감수하면서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이 늘 해피엔딩인 것도 아니고 한마을 사람들이 동시에 구원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마지막화의 안타까움은 냉정하게 '리얼리티'를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한 점이다. 작가의 '계몽적 수습'은 시청자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꼭 말하고 싶은 몇 가지 아쉬운 사항도 있다. 맥락 없이 끼어드는 과도한 PPL은 생뚱맞았다. 시도 때도 없이 홍삼음료를 들이켜고, 뜬금없이 안마의자에 앉으며, 어색한 죽집 회동 등이 그렇다.
각 가정을 돌아가며 이들이 마지막에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길게 보여주는 카메라는 지금까지의 전개에 비추어 너무 진부했다. 심지어 다른 작가인가를 의심할 정도로 이질감이 심했고 이전 분량과 톤이 맞지 않았다. 과잉 친절은 참사를 부른다. 드라마에선 그렇다.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학교를 주변부로 소비했다. 마지막에 나온 교실 풍경은 어떤가. 교사는 전근대적 인물로 묘사되고 학교는 여전히 숨 막히는 곳으로 등장한다. 요즘 스카이 못 가면 인간 대접 못 받는다고 말하는 교사가 있을까. 드라마는 수시로 전근대적인 공교육과 첨단을 달리는 사교육을 비교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오마주인가를 떠올리게 했던 아이들의 탈주 장면은 전혀 비장하지 않았다.
19화부터인가 나온 중간 CF는 최악이다. 드라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인공이 학습지 광고를 하는 것, 정말 제정신인가. 축구 때문에 한 주가 밀리면서 광고 계약 사항을 지켜야 했겠지만 날짜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종료 이후로 시점을 잡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물론 연기자들이 당분간 아이들 공부 관련 CF는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았겠지만.
18화까지의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예서가 서울 의대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 이기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태도로, 유출된 문제를 가지고 시험을 보았던 비뚤어진 배짱으로, 또한 더욱 강해진 승부욕으로 아빠의 뒤를 이어 환자를 만난다는 설정이 더 가능성이 있는 전개다. 이것이 일관된 흐름이다. 혜나의 억울한 죽음은 밝히지도 못하고 아빠는 병원장이 되며, 예서는 대학병원의 기조실장이 되고, 엄마는 그것으로 자신의 과거를 보상하고, 할머니는 3대째 의사 가문을 만들어 행복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 이것이 더 현실에 가깝지 않았을까.
<파국이냐 구원이냐, SKY 캐슬>, <몇 가지 흥미로운 분석>
http://eduict.org/_new3/?c=1/23&uid=6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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