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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읽고 쓰고, 의심하라

교컴지기 | 2019.04.09 09:10 | 조회 5022 | 공감 1 | 비공감 0

꽤 오랜 시간 교사들의 책읽기 활동을 조력해 왔다. 책만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평을 쓰도록 권유하여 글쓰기 활동을 겸했다. 이미 오래 전 교사들의 전문성 기준을 교육과정 및 수업, 평가 설계 능력, 공동체를 생성하고 성장시키는 능력,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을 조력하는 역량으로 제시한 바 있다.


내가 생각하는 전문성 발현 방법의 으뜸은 읽고, 쓰고, 행위하는 것이다. 세 가지는 유기적 연관을 맺고 있다. 읽는 것은 텍스트 뿐만 아니라 현상을 포함한다. 흔히 우리가 "당신은 왜 분위기를 읽지 못해?"라고 말할 때, 바로 이 분위기가 현상이자, 읽음의 대상이 된다.


넓은 의미의 텍스트는 문자뿐만 아니라 영상을 비롯한 미디어, 또 삶의 모든 장면을 포함한다. 처음 단계에선 텍스트가 말하려는 핵심 내용에 다가서려 노력한다. 그 다음엔 내 기점에서 해석하여 내면화하는 과정이 따른다. 물론 이때 해석력은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에 비례한다. 공부를 할 수록 인식이 확장되는 이유이다.


교사전문성 발현 방법의 두 번째는 글쓰기 과정이다. 교사들이 종종 이 과정이 어렵다고 회피한다. 글쓰기가 전문성 발현의 중요한 수단이라 해서 늘 완성된 글쓰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에게 공표할 목적으로 쓰는 것도 좋고, 끝내 세상에 공개하지 않을지라도 쓰는 행위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행위의 진보를 위해서도 이 과정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내가 즐겨 있는 텍스트는 자신의 삶과 경험을 고백적 서사로 옮기는 글이다. 이런 글쓰기는 교사의 인식을 넓고 깊게 한다.


1970년대 미국에서 교육과정의 재개념화를 주장했던 파이나는 교육과정을 단순히 문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존적 경험을 정교화하는 일'로 정의했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활동이 교육과정의 포괄적 범주 안에서 작동한다고 본 것이다. 파이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자전적 글쓰기(autobiographical method)'를 제안한다. 글쓰기는 교사의 '평가 전문성'까지 키운다. 좋은 평가는 다름 아닌 '잘 관찰하고, 잘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함께 하는 선생님들께 자주 '의심하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 다소의 노력이 필요했다. 당신이 신뢰하여 마지않는 대상마저도 의심하라는 것, 이 말은 지식의 속성을 담고 있다. 절대적 진리관은 지식을 '인식주체 바깥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 대개 인류가 유구한 세월을 쌓아온 문화유산이다. 공부의 목적을 '진리탐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지식들은 의심의 대상이다.


지식은 어떻게 형성될까. 지식은 당대 사람들의 경험과 인식 속에서 합의를 추구하면서 발전한다. 이 과정에 '상호주관성'이 개입한다. 세상 모든 지식은 이런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따라서 모든 지식은 완전무결한 정초가 아니고 늘 새로운 지식을 만나고 섞이며 다시 새로운 질의 지식을 예고하는 '잠정적' 속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의심의 대상이 된다.


공부를 함께 하다 보면, 도리없이 이끄는 사람과 참여하는 사람이 생긴다. 이때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낀 참여자는 선경험자에 대한 의존이 생긴다. 이 의존이 지나치면 '추종'이 된다. 저 사람이 하는 말을 전적으로 옳다는 믿음으로 신뢰하는 단계에 이른다. 누군가를 의심없이 전적으로 신뢰할 때 내 판단이 흐려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몇일 전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께 '내 말조차 의심하세요'라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이내 받아들였다. 우리 주변의 모든 텍스트는 일차적으로 의심의 대상이다. 세상 어디에도 만고불변의 진리란 없다. 지금 합의된 지식이라 해서 영원함을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에게 지식은 어떻게 쌓이는가. 기존의 텍스트를 기억하고 필요할 때 재현하면 되는가.


어떤 사람이 지식을 받아들일 땐 그 자체로 독립적인 과정이 아니다. 우선 내 안에 들어있는 경험과 지식이 있고, 거기에 새로운 지식이 더해지면 (기계적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섞인다. 듀이(1916)가 왜 학교에서는 지식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여 기계적으로 암기시키지 못해 안달을 할까라고 질타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인간의 성장은 낱낱의 개별 경험을 기계적으로 쌓아 올리는 과정이 아니다.


앞에서 일어난 경험이 다음 경험을 끌어오고 그것들은 서로 섞이며 계속적으로 진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경험의 연속적 재구성'이다. 그러니 성장이 다음 성장을 기약한다는 말이 성립한다. 교육의 목적은 성장이고, 성장의 목적은 다음 성장인 것이다. 인간은 학교 졸업할 때지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 이 성장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 사물을 대하는 태도이다. 그래서 당신 주변의 사람을, 사물을, 현상을 의심하는 것, 좋은 성장을 위한 기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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