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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기생충 이야기, 영화보는데 전혀 지장없는 약간의 스포 있음

교컴지기 | 2019.06.16 11:28 | 조회 13147 | 공감 0 | 비공감 0

기생은 타인에게 빌붙어 해를 끼치며 사는 삶이다. 공생은 서로 도움을 주며 함께 사는 삶이다. 둘 다 사는 방식을 말하지만 타인에게 해를 끼치냐의 여부가 개념의 차이를 만든다.


영화 기생충이 화제다. 봉준호 감독은 전작을 통해 늘 일관된 메시지를 던져왔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가' 보다는 '어떤 접근 방식을 택하는가'에 더 관심을 갖는다. 접근이 신선하고 독창적일 때 찬사를 받게 돼 있다. 주제의식이 뛰어나도 영화 자체가 너무 무겁거나, 재미가 넘쳐도 전하는 메시지가 없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런데 봉준호는 이 두 가지 사이의 균형을 잘 잡는 사람이다.


봉준호는 주제를 영화적으로 (혹은 대중적으로) 잘 풀어가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영리하고 진지하며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상영중인 영화 기생충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럽게 부여하는 인물의 성격들, 전개, 묘사 등은 탁월하다. 보고 나서 우울해졌다는 분도 있는데, 그 점도 이해할 수 있다. 영화는 먹고 살만한 쪽, 더 이상 떨어질 나락도 없는 쪽 모두 어딘가에 기생하고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먹고 살만한 쪽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짜인 사회 구조에 빌붙어 부를 축적해 왔다. 가난을 숙명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들도 어딘가에 의지하여 삶을 연명한다. 어느 쪽이든 부지불식간에 사회에, 공동체에, 환경에 미치는 해악이 있다. 부잣집에 공짜로 몸을 얹어 삶을 유지하는 눈에 보이는 기생뿐 아니라, 시스템과 구조에 빌붙어 더 큰 부를 누리는 것도 기생의 이름으로 다루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말하자면 모두의 삶은 기생의 방식으로 짜이고 얽힌다는 것 말이다.


사회적 규범 속에서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갖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정의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한 관객은 '우울하게' 영화관을 빠져 나온다. 대안이나 구원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잘 '묘사'하는 방식으로 감독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늘 그렇듯이 관객의 몫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반지하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도시의 집 한 채에 너댓 가구가 함께 살던 시절이다. 30년 전 반지하는 그저 주거의 방식 중 하나라는 개념이 있었다. 그러므로 반지하라는 삶의 장소를 부끄러워할 것도, 비관할 것도, 불행하게 느끼지도 않았던 것 같다.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나서 삶은 급격하게 개인화됐다. 나라의 곳곳에 수많은 공동 주거단지가 들어섰고, 과거에 셋방, 반지하, 옥탑방에 살았던 사람들은 벌집과도 같은 공동 주택의 한 칸씩을 차지하고 산다.


그리고도 남은 계층이 아직 반지하에 산다. 기택(송강호)의 가족은 아직 해체되지 않았다. 피자박스를 접어 삶을 유지하고 있지만 4인 가족으로 반지하에 산다. 대신 상대적 빈곤이 극대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30년 전의 반지하와 오늘의 반지하가 다른 이유다. 30년 전에는 저소득층이 광범하게 반지하에 거주했다면 지금은 극빈층이 거주하는 차이다. 비슷비슷한 삶이 주변에 있어 연대하고 나누는 방식에서 오늘의 삶은 더욱 수직적으로 촘촘하게 배치된 계급적 서열 속으로 배치됐다.


언덕 위 높은 곳에 위치한 박사장네 집에도 삶이 있고, 기택의 반지하에도 엄연한 삶이 있다. 그 어느 삶도 다른 편을 무시할 근거는 없다. 삶은 그 자체로 귀한 것이니 말이다. 관객들이 우울했던 지점은 또 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를 비롯해 사람이 사는 곳엔 고유의 체취가 있기 마련이다. 이 미묘한 체취를 부자들이 맡았다. 이 대목은 마치도 속살을 보인 듯한 민망함을 동반한다. 나아가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박사장과의 말과 섞여 묘한 불편함을 준다.


그나마 가난의 냄새를 공유한 경험이 있거나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부자의 냄새 타령에 함께 공분했다. 영화는 가난한 자가 좋은 주거지를 획득하는 것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암시하면서 끝을 맺는다. 우울함을 배가시킨 엔딩이었다. 화해와 공존은 애초부터 불가했던 것이라 말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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