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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지식을 파는 약장수를 경계하라

교컴지기 | 2020.01.05 14:14 | 조회 11916 | 공감 0 | 비공감 0

약사와 약장사는 약을 판매하는 방식이 다르다.*주) 약사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건네주면서 복약 방법을 설명한다. 식전에 먹어야 할지, 식후에 먹어야 할지, 주의할 점과 부작용 등에 대하여 설명한다. 이는 인간의 몸과 약에 대한 체계적 공부의 결과로 직업윤리의 근간이 된다. 약장사의 목적은 약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약을 효과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현란한 말솜씨와 약의 효능에 대한 과잉 선전을 한다. 이들은 약을 먹을 때 주의할 점은 생략하고 약을 먹지 않았을 때 닥칠 위험을 과장한다.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를 옮기고 고쳐 쓴 후, 내가 한 일은 무엇일까. 지난해 11월 이래 책을 매개로 독자들을 몇 차례 만났다. 책을 읽는 독자들의 반응 무척이나 다양했다. 어떤 교사 독자는 "이 책은 교장들이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으며 다수의 교장 독자들은 "난 이 책을 단체로 구입하여 선생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라고 말했다. 일부는 "수호믈린스키의 탁월한 실천은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높은 경지에 있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다수는 "이 사람의 실천을 오늘날 우리 교실에서 재현한다 해도 전혀 시대적 괴리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유독 '영웅 서사'에 약하다.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성 때문이기도 하고 '용기 있는 실험'이 가져올 파국적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교육의 장면에선 더욱 그러하다. 그러니 누군가가 완성도 높은 결과를 내어 놓았고, 어느 정도 검증까지 되었다면 그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책은 많이 읽히고 있다고 한다. 교사들은 물론이고 교장들, 학부모들과 교육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도 많이 읽는다고 한다.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럴수록 내가 느끼는 작가적 책임감이 있다. 단적으로 말하여 그것은 약장사가 아닌 약사가 느끼는 우려와 비슷하다. 난 독자들의 책 읽기 능력과 소양을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옮기고 고쳐 쓴 후 <교육, 이상과 현실 https://brunch.co.kr/@webtutor/84>, <학교장의 리더십 https://brunch.co.kr/@webtutor/85>, <러시아의 초등교육 https://brunch.co.kr/@webtutor/86>, <수호믈린스키는 영웅 서사의 주인공일까 https://brunch.co.kr/@webtutor/147>, <교육상황을 보는 눈 https://brunch.co.kr/@webtutor/155>을 추가로 썼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역시 그것의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보통 작가라면 이 책이 얼마나 유익한가를 말하지 않나. 오히려 난 그 반대로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일 때 당신만의 특별한 지력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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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편의상 여기서 약사는 상식적이며 선의를 가지고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전문인을 말하며, 약장사는 흔히 우리가 보고 들어왔던 '만병통치약'을 파는 장사치를 말한다. 나아가 누군가 현란한 말솜씨로 자기의 지식이나 물건을 팔고자 할 때 "어디서 약을 팔아?"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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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충 짐작을 했을 것이다. 이 글의 의도는 수호믈린스키의 사상과 실천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겠지만 '과잉 신념화'하지 말라는 것이다. 6년 전에 페이스북에서 열띤 토론을 한 적이 있다. '배움의 공동체'라는 수업 실천 방법이 유행할 때였다. 그때 가졌던 문제의식 역시 지금과 똑같다. 어떤 방법이 아무리 좋다한들 개개 교사와 교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화하자는 시도는 교육이 아니라 폭력에 가깝다는 말이었다. 그때 쓴 글이 <'배움의 공동체 넘어서기' https://brunch.co.kr/@webtutor/158>이다. 링크를 눌러 읽다 보면 당시 페이스북에서 이뤄졌던 댓글 토론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수업방법의 과도한 신념화를 경계함 http://eduict.org/_new3/?c=1%2F23&p=6&uid=51234> 이라는 글도 함께 소개했었다.


내 글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교육자는 듀이, 수호믈린스키, 비고츠키, 마사 누스바움 등이다. 이 밖에도 꽤 많은 교육자들이 있었지만 우리 교육상황에 영향을 많이 끼쳤거나(듀이, 비고츠키) 더 읽히기를 바라는(수호믈린스키, 누스바움) 교육자들에 대해 더 많은 글을 썼었던 것이 사실이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듀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듀이 저작을 오독하고 있는 비율이 높다.


듀이를 공부한 경로와 관련이 있겠지만, 해방 이후 미군정기를 거치면서 3차 교육과정 시기 직전까지 듀이의 진보교육(당시는 새교육으로 불림) 접목기가 있었고, 90년대 중후반 열린교육 시기, 그리고 2009년 이후 혁신교육 태동기와 확산기에 주로 언급되면서 오해가 증폭될 여지가 많았다. 말하자면 '편의적' 활용이 꽤 있었던 셈이다. 그 결과 경험, 재구성, 흥미 등 몇 가지 키워드가 듀이 철학을 과잉 대표하면서 수요자 중심교육이니, 학습자 중심교육의 원류인 것처럼 오독하기도 한다.


결국 듀이는 '반 혁신적 시장주의자'라는 비약까지 넘친다. 좋게 말하자면 그의 철학이 가진 포괄성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것은 듀이 철학을 무리하게 인용하고 브랜드화 하는 과정에서 나온 오해들이다. 듀이를 팔고 다닌 얼치기 약장수들의 책임이 크다.


비고츠키 이론의 핵심은 언어를 생각의 도구로 하여 지식을 받아들이고 내면화하여 고등정신능력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교육자들보다는 좀 더 '사회적 조력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사실 비고츠키가 사회적 조력자를 강조했다고 해서, 수호믈린스키가 '개인의 감수성 계발'을 중시했다고 해서 두 사람이 추구하는 '사회주의적 인간형'은 달라지지 않는다.


듀이가 자본주의 하의 미국인이고 비고츠키가 사회주의 하의 소련인이라 해서 그들이 가졌던 교육적 이상의 포괄성이 체제의 상이성만큼이나 차이가 날까. 많은 의견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교육이론이 현실 교육에 대하여 갖는 설명력에 비중을 두고 생각해 보면, 두 교육자 간의 차이를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은 어쩌면 '학술적으로만'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교육자를 나의 모델로 삼았다 해서 모든 교육 실천을 그 교육자의 이론으로 일원화하고 다른 이론은 배척하려는 시도이다. 이는 위험하다. 행동과학적 교수기법, 구성주의, 논리실증주의 등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한 때를 풍미했던 거의 모든 교육이론들이 다른 이론들과 화해 없이 독주하는 양상을 보였다. 비고츠키의 이론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론이 어려우면 공부하는 사람들이 소수에 머문다. 소수가 점유하는 이론은 교조화될 가능성을 높인다.


비고츠키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왜 비고츠키의 이론이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설명력이 강한지 훨씬 '쉬운 언어'로 말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내가 종종 말하는 들어가기(개입 및 촉진), 나오기(조력의 제거), 거리두기(사회적 조력자의 관찰) 등은 비고츠키 이론을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에서 쓴 것이다. 언젠가 썼던 도사와 제자를 통한 '인지적 도제모델' 역시 비고츠키의 이론을 쉽게 푼 것이다.


누스바움은 참여적 지식인이다. 그가 말하는 서사적 상상력과 사회적 정의는 세계의 작동 원리를 다르게 설명하려 하고(특히 경제의 작동원리에 대하여), 조금 더 소외된 자의 편에 서려는 노력을 포함한다. 누스바움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독자에게 <시적 정의>, <역량의 창조>,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를 3종 필독서로 권한다. 그의 생각이 이해된다면 그다음 과제는 무엇일까. 위에서 언급한 <들어가기, 나오기, 거리두기> 방식에서 예외일 수 없다. 우리가 지식의 잠재성을 말하면서 의심과 회의를 거듭한 까닭에 인류는 중단 없이 진화를 계속 해왔다.


한편 누스바움의 생각과 한스 고슬링(팩트플니스의 저자)의 생각은 많은 부분에서 접근 방식이 다르다. 삶이 인간의 감정을 펼치는 과정이냐, 합리적 이성에 의한 지극히 객객관화된 논리를 추구하는 과정이냐 하는 것을 칼로 무 자르듯이 구분할 수 있나. 그렇다고 회색지대에 머무르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지식에 대하여 과잉 신념화하지 말고, 아무리 존경하는 교육자라도 그의 이론으로 내 생각을 일원화하지 말라는 것이다. 과잉 신념화와 일원화는 공부를 멈추게 한다.


우린 도처에서 약장수를 만난다. 누가 약장수인가. 자기가 읽고 행하는 실천에 빠져 도무지 외부 세계에 눈을 돌리지 못하는 자들이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데 지극히 서툰 자들이다. 약장수는 '내 약을 먹어야 만병통치와 무병장수에 이를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내 약을 먹지 않았을 때 생길 위험을 과대 포장하여 판매하는 사람들이다.


물리적인 실체로서 약장수는 구분할 수 있다. 약을 구매하지 않음으로써 피할 수도 있다. 문제는 '지식을 파는 약장수'들이다. 이 약은 구매 행위를 하지 않아도 소비로 이어지는 신비한 속성을 갖는다. 어떤 교육자의 이론도, 실천도 존중하는 자세는 훌륭하다. 그러나 믿고 따르겠다는 마음이 지나쳐 과잉 신념화하는 순간, 공부는 멈춘다는 사실이다. 더 걱정되는 약장수는 방송용 지식을 파는 분들이다. 귀에 감기는 지식은 정신에는 해롭다. 지식을 탐할 때 단편적인 것의 장황한 나열은 피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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