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_NEWS
교육감선거 교장·동문에 휘청
지방 교육행정의 최고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가 후보자의 능력이나 비전보다는 갈수록 학연이나 지연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또 학교운영위원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현재의 선출방식에는 교육감이 임명하는 학교장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행사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동문이 뽑는 교육감 = 지난달 27일 서울교대 종합문화회관에는 이 학교 동문 900여명이 모여 정기총회를 열었다. 정기총회 사상 최대 인원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7월에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출마 예정자 2명을 놓고 단일후보 결정을 위한 투표를 했다. 이아무개씨 등 두 명은 간단한 소견 발표를 했고 근소한 차이로 이아무개씨가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이 학교 동문들의 단일후보 선출 선거는 4년 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신아무개 동문회장은 “학교 후배들이 동문 2명이 선거에 나온다며 혼자 싸워도 힘든데 단일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많이 제시해 단일화 투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투표에 들어가기 전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이와 관련해 “단일화 장소에서 공약을 발표하지 않는 이상 특정 단체에서 단일 후보를 내는 것을 사전 선거운동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당연직 학교운영위원으로 교육감 선거권이 있는 교장 동문이 100명 이상 참석한 뒤 투표에 참여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충남도선관위는 지난달 1일 공주교대 동문회가 동문 출신 충남도교육감 출마 예정자 3명을 불러 단일화 투표를 한, 비슷한 사안을 두고 동문회장과 참석 후보자 세 명에게 경고를 주었다. 선관위는 출마 예정자들에게 5분씩 소견발표를 하게 하고 투표 뒤 동문회장이 40여명의 동문회 대의원에게 지지를 호소한 행위가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이런 ‘동문 선거’는 선거 결과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지난해와 올해 네 차례 교육감 선거에서 3명의 초등 출신 교육감이 당선됐다. 이는 교직 사회에서 단일 학맥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당 지역 교대 동문의 표 몰아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초등 교사 가운데 서울교대 출신의 비율이 47%에 달한다.
◇ 교장이 쥐락펴락하는 선거 = 현행 교육감 선거의 투표권자는 학부모와 교사, 지역대표로 구성되는 학운위원들이다. 현행 학운위원 구성 방식에서는 교육감이 임명하는 교장이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교장은 당연직 학운위원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데다, 학운위원의 10∼30%에 해당하는 지역위원 선출에서 대다수 학교가 교장 추천으로 위원을 뽑는다. 또 사립학교의 경우, 교원위원 선출 때 투표로 2∼3배수를 뽑아 이 가운데 교장이 최종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대다수 교원위원이 학교장과 비슷한 성향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교장과 장학사·장학관들은 또 평교사와는 달리, 동문회의 단일화 투표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하는 ‘특권’을 누린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회와 교사회를 법제화한 뒤 이들이 직접 선거로 투표인단을 뽑고 그 수도 현행의 학운위원 수보다 2∼3배 늘린다면 지금과 같은 ‘패거리 선거’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금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선거인단 수가 적어 정실이 많이 개입하고 있다”며 “우리 선거풍토가 차츰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주민 직접투표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 20040610a.jpg (0B) (30)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6209 | [기타] 4천원의 기적^^ | 소망하루 | 4044 | 2018.03.30 16:59 |
6208 | [한인주부] 美교육시스템 분석 책 출간 | 함영기 | 4143 | 2006.08.28 08:52 |
6207 | [교원대] 생물올림피아드 대회 | 함영기 | 4046 | 2006.08.28 08:49 |
6206 | [경기] 초등학생 감소폭 확대 | 함영기 | 4364 | 2006.08.28 08:48 |
6205 | [충북] 내년 문여는 9개교 명칭 확정 | 함영기 | 4654 | 2006.08.28 08:47 |
6204 | [과학영재교] 각종 올림피아드서 두각 | 함영기 | 4400 | 2006.08.26 09:10 |
6203 | [제주] 방과후 학교 반응 좋아 | 함영기 | 4840 | 2006.08.26 09:09 |
6202 | [경기교육청] 공채 경쟁률 사상 최고 | 함영기 | 3843 | 2006.08.26 09:09 |
6201 | [강원] 외국어고 유치전 가열 | 함영기 | 4036 | 2006.08.26 09:08 |
6200 | [초등] 학생수 통계이래 최저 | 함영기 | 6006 | 2006.08.25 08:20 |
6199 | [속보] 학생수감소, 교사임용 30% 줄인다 | 함영기 | 5012 | 2006.08.25 08:19 |
6198 | [靑] 與에 사학법 문제 해결 당부 | 함영기 | 3779 | 2006.08.25 08:17 |
6197 | [경찰] 교육장 압력행사 의혹 수사 | 함영기 | 3935 | 2006.08.25 08:16 |
6196 | [초등] 학생 줄고 교원은 늘어 | 함영기 | 4499 | 2006.08.25 08:16 |
6195 | [충남교육청] 교원승진 가산점제도 개선 | 함영기 | 6288 | 2006.08.25 08:15 |
6194 | [광주] 교육장이 인사.급식업체 선정 압력 | 함영기 | 4992 | 2006.08.25 08:14 |
6193 | [교육부] 개방형 자율학교 15곳 압축 | 함영기 | 4720 | 2006.08.24 08:31 |
6192 | [국제中] 교육부-서울교육청 갈등 | 함영기 | 4706 | 2006.08.24 08:26 |
6191 | [공교육감] 내년 영훈국제中 개교 | 함영기 | 4783 | 2006.08.24 08:25 |
6190 | [수능] 부정행위 경중가려 차등 제재 | 함영기 | 4406 | 2006.08.24 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