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의 핀란드교육 이야기
핀란드의 전통식 오두막 훈증 사우나를 체험하다-2009.11
11월이 되니 해는 급격하게 짧아지고, 선택과목이 늘어서 수업은 많아지고
게다가 부족한 실력으로 에세이 쓴다고 허덕이며 지쳤던 심신을 달래는 의미에서,
그리고 외국 친구들도 사귈 겸 해서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한 모꼬지라고 생각하심 되겠네요.
오두막에서 1박 하면서 바베큐 해먹고, 훈증식 사우나를 하고 친구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뭣보다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소중한 휴식이었습니다.
20대 초반 친구들이랑 한집에 살고 수업도 같이 듣다보니
저도 요즘 이러고 놉니다.. 장난도 스스럼없이 치구요.
친한 사람들은 알죠. 이게 제 천성인걸..^^
아무도 제가 서른인걸 믿지 않는답니다.
저도 제 나이가 한국사회에서 지닌 의미와
무게따위 잊은지 오래됐어요..^^
오두막 마당 잔디에 누워 바라본 하늘..
날 것 그대로의 공기를 마시며
한참을 이렇게 누워있었어요.
함께 한 친구들..
Li, China, / 李妙竹,China
Jake, USA / Davi, Estonia,
Matteo, Italy / Shilla, Gana,
Nduagu, Nigeria
Episode 1. Smoked Sauna
모두들 핀란드식 전통 사우나를 즐긴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가운데 남녀 따로 들어갈지
같이 들어갈지 의논을 하다가 결국 같이 들어가기로..
어떻게 수건 한장 걸치고 같이 앉아 있냐는 중국 친구들을 데리고
씩씩하게 들어갔는데 칠흑같이 어두운 실내와 더불어 연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어요. 근데 남자들은 정말 실오라기 하나 안걸치고
앉아있더군요. 달빛에 실루엣이 슬쩍 드러나는 은근히 야한 상황이지만
근데 5분이 지나니 저도 땀 때문에 계속 흘러내리는 수건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져서
벗어던지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보수적인 사회에서 배우고 익힌 관념이 아직도 남아있는 거죠.
정작 옷을 훌훌 벗은 친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몸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타올을 두르고 있었던 내가 눈으로 보여지는 것들에 집착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앉아있던 애들 몇 명이 나가더니만 옆에 작은 연못으로
뛰어드네요.. 무지 추울텐데.. 사실은 이게 사우나를 제대로 즐기는
핀란드인들만의 독특한 방식이죠.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합니다.
Episode 2. What's the official religion in ur country?
중국애들은 불교가 국교라는 둥 한참을 종교에 대해 얘기하던 중..
한국은 공식 종교가 뭐지? 라는 질문에
Well, probably Capitalism.. 이 한마디에 애들이 자지러지네요.
그러면서 다들 하는 말.. Oh,, that makes sense.
씁쓸하지만 종교와 너무 흡사한 돈의 위력을 절감케 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이 잠시 제 머리를 스쳐지나갑니다.
다음엔 좋은 것도 얘기를 해줘야겠군요.
이 날 소설책을 들고 갔더니 다들 한글이 어떻게
생겼나 관심급증.. 저보고 읽어보라기에 좀 읽어줬더니만
아주 신기한 듯이 쳐다보더군요.
문화적 다양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특강을 해줘야겠네요.^^
영어에 비해 한글은 자모음이 소리값에 일대일 대응을 하여
발음기호가 필요없는 과학적인 문자입니다.
뜻글자인 중국어와 달리 표음문자인 한글은 외우고 익히기가 쉽습니다.
핀란드어에 비해 한글은 적은 음절로 대상의 뜻을 담아낼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라 할 수 있지요.
다음에 핀란드 놀러오심 cottage sauna 즐기러 같이 가요.
여름엔 저도 기필코 연못에 몸을 담글 겁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29 | <논문>핀란드와 한국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 나타난 친구/교우 | 별이빛나는밤 | 3195 | 2018.11.15 23:06 |
28 | 논문: 피사(PISA) 모범생들은 학교에서 행복할까? - 한국과 핀란드 | 별이빛나는밤 | 3629 | 2016.11.23 01:31 |
27 | 헬싱키 비이끼 종합학교에 가다 (1) [1] | 별이빛나는밤 | 6290 | 2013.11.20 03:17 |
26 | 학습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 - 헬싱키 대학 중앙 도서관에서 [5+6] | 별이빛나는밤 | 10981 | 2013.09.02 14:05 |
25 | 내가 만난 헬싱키. 헬싱키 사람들 - Independent and kin [4+6] | 별이빛나는밤 | 5132 | 2013.09.01 14:24 |
24 | 두 번째 출국 -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5+5] | 별이빛나는밤 | 3869 | 2013.08.28 17:46 |
23 | 오늘도 나는 달린다-2010.2 [2+1] | 별이빛나는밤 | 4132 | 2013.06.16 11:28 |
22 |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아 - 2009.12 [1+1] | 별이빛나는밤 | 4354 | 2013.05.26 16:57 |
21 | 외로움은 내면에 숨은 창조의 힘을 발견하게 하는 좋은 벗입니다-2010. [4+4] | 별이빛나는밤 | 4626 | 2013.05.19 23:03 |
20 | 전혜린, 슈바빙, 핀란드 -2013.3 | 별이빛나는밤 | 5535 | 2013.03.11 21:20 |
19 | 일곱가지 주제로 이야기하는 핀란드 학교건축과 공공건축 - 2013.1 [2+1] | 별이빛나는밤 | 12231 | 2013.01.30 15:07 |
18 | 무상교육세대가 삼포세대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세지- 2011.9 [3+1] | 별이빛나는밤 | 6139 | 2011.10.14 21:33 |
17 | 핀란드의 독특한 여름 휴가법, 사회대토론과 재즈페스티벌 - 2011. 7 [3] | 별이빛나는밤 | 6597 | 2011.08.04 19:02 |
16 | 미수다 따루와 함께 한 일요일의 수다 - 2011. 6 [2] | 별이빛나는밤 | 6759 | 2011.06.23 23:41 |
15 | 우열반으로 나누면 공부 잘할까요? - 2011. 4 [6+1] | 별이빛나는밤 | 7497 | 2011.04.24 22:32 |
14 | 신뢰와 투명성이 그들을 만들었다 - 2011.1 [1] | 별이빛나는밤 | 5517 | 2011.04.24 22:27 |
13 | "학생 때 동거 도와줬으니 세금 내는 건 당연" - 2 | 별이빛나는밤 | 6457 | 2011.04.24 22:22 |
12 | 핀란드 대학새내기가 말하는 입시와 대학생활 - 2010.12 | 별이빛나는밤 | 10589 | 2011.04.24 22:00 |
11 | 유모차와 함께 강의실 가는 대학원생들- 2010.12 | 별이빛나는밤 | 6161 | 2011.04.24 21:53 |
10 | 한국같은 시간강사 개념 상상할 수 없죠 - 2010.10 [4] | 별이빛나는밤 | 6584 | 2010.11.08 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