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행복 긴 여운, ♡~학급 생일잔치

'경쟁'과 '효율성'이라는 교육 外在的 價値에 의해 휘둘리고 있는 학교에는
학생과 학생이
학생과 교사가 만나는 교실이 있습니다.
아침 시간은 EBS 교육방송 시청
방과 후 활동은 보충수업,
그래도 우리 학교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편입니다만,
담임선생님이 반 아이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할 시간이
교과 선생님이 다양한 아이들의 시선을 개별적으로 배려할 시간이
스물스물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학급 생일잔치 짬을 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제각각 저 먼 곳에 숨겨두고 있는 행복 주머니를 꺼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어제는 2학년 보강을 들어갔습니다. 올해는 3학년 담임을 하여 잠시 헤어졌던 작년 1학년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실로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은 떠들썩하게 환호하며 나를 맞이했지만, 정작 작년에 내 반(1-3반) 아이들은 찬찬한 눈으로 여기 저기 흩어져서 나를 바라봅니다. 아 그 정겨운 눈빛~ 어떻게 형용할 수 없습니다. 반갑지만 헤어져서 아쉬운...... 다른 아이들은 그냥 청포도 사탕을 주는 외계에서 온 도덕 선생님으로 알고 있지만요.

내일은 3-1반 3월 학급 생일잔치를 합니다.
자치 활동은 실, 부실장 선거 1시간, 인권감수성 활동 1시간 하느라 써버려서..
내일 아침 EBS 시청 시간에 좀 빨리 끝내고 번개 생일 잔치를 할까 합니다. 일단은 '작년에 했던 방식으로 할테니, 너희들이 업그레이드 해줘!'라고 했습니다. (사실 그 전부터 담당 모둠인 총무부와 학급 대표들에게 생일잔치 방식을 논의해 달라 했는데...... 차분하게 논의할 시간을 갖지 못한 것 같습니다.)

[2009년 생일잔치 방법 소개]
1. 생일 당일 아침에는 담임이 생일 축하 엽서를 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대학생 시절까지 제가 사 모아온 그림엽서를 거의 다 소모하고 있는 중입니다. 22일 아영이 생일 때는 1987년 구입한 엽서에 써 주었습니다.)

2. 한 달에 한 번씩 모아 생일잔치를 다음과 같이 한다.
    가. 초코파이들로 케익 산을 만들고
    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3월은 3명이니 3번 부른다.)
    다. 담임은 청포도 사탕 12개를 이어 묶은 목걸이를 걸어주고
    라. 친한 급우들도 이때 선물을 주고
    마. 담임과 생일맞이한 친구들이 같이 기념사진을 찍는다.
             (디카와 캠코더로 순간을 기록한다.)
    바. 찍은 사진은 그날 당장 프린터로 2장씩 인화, 코팅해서 1장은 게시판에, 다른 1장은 본인에게 준다.

    첨부 사진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