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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과 대보름날의 음식과 복식 >
♣ 설날과 대보름날의 음식과 복식 ♣
설에 먹는 명절식으로 우선 꼽히는 것은 떡국이다. 떡국의 기본 재료는 쌀로 만든 가래떡이다. 요즘에는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해오지만 예전에는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조선시대에도 떡국을 시장에서 팔았다는 내용이『동국세시기』기록되어 있어 흥미를 끈다. 떡국에는 만두를 빚어 넣기도 한다.
설에 먹는 음식인 세찬(歲饌)은 차례상에 오르고 명절식으로 시식한다. 세찬에는 가래떡을 넣어 끓인 떡국 외에 시루떡도 있다. 고사를 지낼 때의 시루떡은 붉은 팥시루떡을 쓰지만 차례를 지내는 시루떡은 붉은 팥시루떡은 금하기 때문에 거피를 한 팥을 사용하여 떡을 찐다. 이밖에 인절미·전유어·빈대떡·강정류·식혜·수정과 등도 세찬으로 장만한다. 세주는 맑은 청주이며 역시 차례상에 오르고 산뜻한 봄을 맞는다는 의미에서 차례를 지낸 후 가족들이 함께 마신다.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이 대표적인 명절식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오곡밥을 찰밥이라고도 하는데 대체로 정월 열나흗날 지어 보름날, 또는 그 이후까지 먹는다. 오곡밥은 찹쌀·차수수·차조·팥·콩 등 각종 곡물을 넣어 지은 밥이다. 대추와 밤 등을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 묵은 나물류로는 박나물·버섯 등을 말린 것과 대두황권(大豆黃卷, 콩나물순을 말린 것)·순무·무우 등을 묵혀둔다. 그밖에 외꼭지·가지 고지도 묵혀두고 무청을 말려 시래기도 만들어둔다. 대보름이면 이들 나물을 삶아서 무치거나 볶아 나물 반찬을 만든다. 이 나물반찬을 대보름에 이를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오곡밥과 묵은나물은 세 집 이상의 타성(他姓)받이 집의 밥을 먹어야 좋다고 그래서 백가반(百家飯) 풍속이 있다. 실제로 백집의 오곡밥을 먹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여러 집의 오곡밥을 먹는다는 뜻이다. 또 복쌈이라 하여 오곡밥을 참취나물·배춧잎·김으로 밥을 싸서 먹는다. 대보름 명절식은 풍년을 기원하면서 예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깬다. 이른 아침, 새벽에 밤·호두·은행·잣·무우 등을 깨물면 일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부럼을 작절(嚼癤), 또는 고치지방(固齒之方)이라고 한다. 설날에 세주를 마시는 것처럼 대보름에도 아침에 청주 한잔을 마신다. 이 술을 유롱주(牖聾酒), 곧 귀밝이술이라고 한다.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 한다. 약밥도 대보름의 명절식이다. 찹쌀을 쪄서 대추·밤·기름·꿀·간장 등을 섞어 함께 찌고 잣을 박은 음식이 약밥(약반=藥飯, 약식)이다. 그런데 여기서 찰밥과 오곡밥, 약밥에 대하여 덧붙여야 할 말이 있다. 요즘도 경상북도 일원에서는 오곡밥을 찰밥이라 하고 경기도와 충청도·강원도·전라도 등지에서는 오곡밥이라고 한다. 찰밥은 찹쌀·팥·밤·대추·곶감 등을 넣어 짓고 오곡밥은 찹쌀·팥·수수·차조(또는 기장)·콩 등을 넣어 짓는다. 그러나 찰밥과 오곡밥은 실상 같은 것이다. 약밥은 찰밥에서 분화된 음식으로 찰밥에서 다시 발전 변형된 음식이다.
설날에 입는 옷을 설빔이라 한다.『경도잡지』에는 남녀가 모두 새 옷을 입는 것을 세장(歲粧),『열양세시기 』에는 남녀노소가 모두 새 옷을 입는 것을 세비음(歲庇廕)이라 기록되어 있다. 설날에 색깔이 있는 옷을 입는데 특히 여자 어린이들은 색동저고리를 입는다. 노랑이나 녹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는 오늘날까지도 설에 어린이들이 입는 가장 보편적인 옷이다.
- 출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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