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보편가치 육성…방학중 인도·몽골·네팔 등 빈민촌 찾 아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신입생 정원 미달과 재정난 그리고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 등 대학이 요즘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사랑과 봉사, 평화,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 한 대학의 노력과 활동은 쉼없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의 사회 봉 사 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고, 평화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 비정 부기구(NGO)를 연구하거나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부속 기관 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경원대는 학생들이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재 1~2학년 학생들의 교양선택 과목 인 ‘사회봉사’를 다음해부터 교양필수 과목으로 바꿔 봉사활동 이론과 정신, 실습 등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처럼 사회 봉사활동을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는 대학들이 최근 들 어 부쩍 늘고 있다. 지난 95년 한양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사회봉 사를 학점으로 인정한 후 광운대, 부산대, 성균관대 등도 사회봉 사를 필수과목으로 잇달아 채택했다.

대학 총장이 봉사단을 직접 결성,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곳도 있 다. 명지대 사회봉사단은 이 대학 정근모 총장이 주도해 결성한 단체로, 지난 3월 한국 국제기아대책기구와 학술교류 및 봉사 협 력에 관한 협정을 맺고 전세계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건국대도 매년 하·동계 방학 중에 20여명의 대학생으로 이뤄진 ‘성신의(誠信義)해외봉사단’을 인도와 몽골 등 저소득 국가에 파견,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활동과 빈민촌 집짓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주대 역시 지난 2003년 ‘네팔자원봉사단’을 결성한 이후 매년 두차례에 걸쳐 네팔 지역에서 교육, 보건 위생, 마을 회관 짓기 등의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화여대는 창립 120주 년을 맞는 내년부터 4년간 제3세계(개발도상국) 여학생 120명을 선발, 등록금과 생활비, 어학연수비 등을 전액 지원하는 ‘이화 글로벌 파트너십(EGP)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 램은 외국의 여성 인재들을 선발해 이화여대 학부와 대학원에 ?立ㅐ沌戟쳔?뒤 각 분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 업으로, 프로그램 정착 여부에 따라 확대 운영도 검토되고 있다.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규범적 가치인 평화를 학문적 관점에 서 접근하는 학계의 연구도 활발하다. 현재 평화 연구 활동을 왕 성하게 전개하고 있는 곳은 경희대 국제평화연구소를 비롯해 고 려대 평화연구소, 한신대 평화연구소 등이다. 이들 연구소는 단 순히 ‘전쟁의 부재’를 평화로 보는 소극적 개념에서 벗어나 개 별 국가와 세계 속에 존재하는 각종 구조 폭력의 해소라는 보다 적 극적인 차원에서 탈냉전시대에 걸맞은 평화문제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NGO와 시민사회단체를 학문적 관점에서 연구하거나 NGO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도 왕성하다. 2000년대 들어 경희대와 성공회 대, 한일장신대에 독립적인 NGO대학원이 설립됐고, 한양대와 경 북대, 전남대 등 10여개 대학의 대학원에 NGO 학위 과정이 마련 됐다. 특히 경희대가 수원 캠퍼스에 건립중인 ‘글로벌 NGO 콤플 렉스(Complex)’는 NGO 국제센터 외 국제대학원, 연수시설, 방송국 등이 들어서는 NGO관련 복합시설로, 이곳을 세계적인 ‘NGO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게 대학측 방침이다.

이밖에 국민대는 지난 2001년 ‘그린 캠퍼스 마스터 플랜’을 세 운 뒤 녹색캠퍼스 운동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 대학 관계자는 “ 녹색캠퍼스 운동은 단순한 ‘캠퍼스 푸르게 가꾸기’라는 차원을 넘어서 캠퍼스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인 대학생들의 인식을 환경 친화적으로 바꾸는 사회운동”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2005-10-17 14:56]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