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선생님의 숨바꼭질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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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동심을 떠올리게 된다. 저자는 교사가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의 가치와 무게감에 대해서 자신의 일화를 들어가면서 이야기한다.
좀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교사에게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소통은 사람의 신체를 일컬을 때 눈이 갖는 무게감과 비슷할 거 같다.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는 법이 선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이 선을 장려한다고 말하면서 ‘하지 마’를 대신해서 ‘무슨 일 있어?’라고 말할 것을 강조한다. ‘하지 마’를 강조하는 교사의 자기중심성은 사람을 망가뜨린다는 지적 또한 날카롭다. 교사가 모든 삶의 기준일 수도 없고 창의성의 원천일 수가 없음에! 어느 순간부터인가 시나브로 그렇게 변하려 노력한 나 자신의 모습에 다행이라 여겼다.
부모가 자신의 뜻을 이루려고 자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을 인신공양에 비유한 것 또한 어른들의 이기심과 잘못을 날카롭고 아프게 지적하는 말이다.
저자는 ‘비교는 숨바꼭질의 즐거움을 빼앗는다. 꾸준히 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꼭 저자의 말이 아니어도 우리가 주변에서 꾸준함을 증명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탄과 찬사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들에게 자존감의 근원은 탁월함이 아니라 꾸준함인 것이 사실이니까.
<빨강 연필>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경쟁, 노력, 정당성, 용기 등을 주제로 토론을 하게 한 내용을 보면서 천천히 가는 저자의 나의 생각이 저자와 비슷하여 몰래 위로를 받으면서도 저자의 꾸준함과 안목이 담긴 지도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글쓰기는 경쟁력일 수 있지만 경쟁이 되어선 안 된다. 글쓰기는 마음을 표현하는 용기와 설득시키려는 노력이어야 한다. 결국, 저자의 말처럼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춰 살면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저자가 짚어내는 ‘서로’에 대한 중요성을 ‘압력을 견디는 힘’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또, ‘글을 써서 텔레비전에 나오고 대회에서 상을 받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개인의 성취는 잠깐 빛날 뿐이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는 오래도록 빛나는 선물이 된다.’라고 말하는 저자에게 아프도록 공감하면서 아이들에게 서로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주어야겠다고 또 다짐을 한다.
저자는 ‘그 아이들은 내게 이름처럼 사는 게 뭔지 알려줬다. 선생 같지 않은 사람을 선생이라 부르며 좋아해 주었다. 아이들이 내게 ‘선생님’이란 이름을 주었기 때문에 선생님처럼 살게 되었다.’ 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선생님으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선생님이 되려고 교사가 된 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불리게 되면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게 되고 ‘우리 선생님’이 되려는 마음을 접는 것이 점점 더 쉽지 않게 된다.
저자는 책 읽기, 독서, 글쓰기를 통해서 소통하는 것을 ‘숨바꼭질’이라고 표현하였다. 적어도 교사가 아이들에게 ‘우리 선생님’이 되려는 최소한의 노력이 ‘무슨 일 있어?’라는 말과 함께 아이들이 쓰는 글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아이들이 글을 쓰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과정도 필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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