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가족도 치료가 필요한가요?를 읽고
가족도 치료가 필요한가요?를 읽고
우리가 흔히 가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따뜻함, 사랑, 혈연으로 맺어진 가장 기본적인 울타리 등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가족에게 상처를 받고 가족에 대한 나쁜 감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은 많지 않으며 그런 가족의 모습은 잘못된 모습이라고 우리는 쉽게 생각했다. 톨스토이의 명저 안나 카레리나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각자 불행을 만드는 잘못된 길로 쉽게 빠질 수 있다는 말로 나는 풀이했다.
행복하기 위해서 배려하고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우리는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일까?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우리 가정이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찾아 스스로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은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신혼부부의 달콤함만을 떠올리고 결혼하면 그냥 저절로 행복이 주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대로 주어지는 행복은 없다. 하나의 문화와 또 다른 문화가 충돌했을 때 서로의 접점을 찾고 자동으로 행복한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서로 익숙해지고 적응하며 잘 살아갈 거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잘못된 착각이다. 시간이 쌓여가지만 노력하지 않는 시간은 우리에게 담기지 않고 흘러갈 뿐이다. 각자의 분명한 원과 원이 만났을 때 우리는 우리의 원을 포함하는 커다란 또 다른 원을 만들어야 한다. 모두를 품어줄 수 있는 원말이다. 서로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원이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는 우리를 포용할 수 있는 원을 만들 수 있을까? 가족에 대한 배려와 공감,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나의 생각을 미루어 상대방의 마음을 해석해 버린다. 자기 자신이 해석한 대로 상대방을 배려하지만 사실 그것은 진정한 배려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배려일 뿐이다. 행복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대화해야 하고 서로의 마음을 읽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행복은 절대 공짜로 주어지는 점심이 아니라고 말이다. 때로는 우리가 내뱉는 말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받는 것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아픔일지도 모른다. 그 때 우리들의 모습은 어떨까? 철저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가족이니까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지는 않는가? 용서를 구하면서 핑계를 대거나 진심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하나의 행동인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봐야 한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다면 우리의 상처는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계단이 될 수 있다. 위기가 없는 가정이 훌륭한 가정이 아니라 그 위기를 성장으로 만들 수 있는 가정이 성숙된 가정의 모습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얼마나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노력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반성했다. 우리 가족은 괜찮을 거야라고 지레 짐작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럽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가장 큰 상처를 입는다는 말처럼 더 가깝기 때문에 더 조심하고 가족 구성원의 마음을 살피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책을 통해서 우리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가족에게 얼마나 무지했으며 가족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살피지 않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사랑에는 열정이 필요하지만 열정은 오래 가지 못한다. 헌신이 뒷받침 된 사랑이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되어야 한다.
가족이 굴레가 아니라 나의 마음을 쉴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좋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의 작은 신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 하는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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