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영국 중부의 The University of Warwick에서 2번째 글을 올립니다.

지난 번 첫 글은 너무 장황해서 읽는 분들의 눈을 어지럽혀 드렸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사진을 적절하게 보여드리지도 못 했고요.

 

오늘은 간단하게 영국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짧게 적겠습니다.

 

선거가 지난 주에 있었지요. 외신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수당이 1980년대 이후 다시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절대의석을 가지지 못 하여 Hung Parliament(한국에서는 그냥 헝 의회라고 적더군요. 이상한 합성어입니다.)가 되었다고 하지요.

 

선거가 있기 전부터 제가 만나는 교수들은 날마다 정치이야기를 하더군요.

수업시간에도 말입니다.

어떤 교수는 자기가 만든 이념성향설문지까지 돌리면서 참고 삼아 해보자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 교수는 극좌파라고 스스로 밝히더군요.

그 교수가 만든 자료에 따르면 극좌파에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가 있고 그 다음으로 인도의 간디가 있더군요.

극우파에는 조지부시 미국 전직 대통령이 있었구요.

토니블레어 영국 전 총리이자 노동당 당수도 극우파 직전에 두고 있더군요.

노동당이 그러지 않아야 할 당인데 이상하게 그렇게 되어 있지 않느냐며 말입니다.

그러나 그 교수는 보수당 집권을 막기 위하여 노동당에 지지표를 던지는 이른바 tactical voting을 할 것이라고 공언하더군요.

 

저는 그 교수와 다른 교수들이 수업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정치이야기를 선거 2주일 전부터는 아주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순간순간 머릿속이 헷갈렸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 때 자주 언론에서 접했던 주장이 한국인은 너무 정치적이다. 어쩌다 하는 말들 말입니다.

특히 교육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면 큰 일 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훈계까지 곁들인 가르침들 말입니다. 뭐 과거의 이념성이 어쩌구저쩌구 뭐 그런 말들 말입니다.

 

그런데 정치 선진국, 의회주의 원조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영국에서 그런 풍경을 보니 탈정치, 탈이념을 주장한 한국의 글줄께나 쓴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글을, 말을 기회있을 때마다 했는지 의심스러워졌습니다.

 

그럼 앞으로 영국의 유치원, 초등학교, 중등학교에 관한 정보를 직접 교사들을 만나 대화하고 또 객관적인 정보도 많이 수집하여 소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수에게도 내일 도와달라고 말을 붙여 보려고요.

또 우리 아이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께도 인터뷰를 요청해보려고요.

 

끝으로 사진 한 장 여기 붙여볼게요. 목가적인 이 동네 풍경으로.

 

워릭대학교에서 버스로 7분, 걸어서 45분, 자전거로 15분 거리에 있는 Kenilworth라는 마을에 있는 약 500년 된 성이다. 내가 사는 집이 저 성으로부터 걸어서 약 20분 되는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