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4 김창수 2006.10.31 08:49
일반계 고등학교로 올라온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고등학교에서는 학년별로 담임교사들이 윤번제로 돌아가면서 자율학습 감독을 하고 있지요. 그래서 저도 야간 자율학습을 주1회 내지는 2회 정도로 담당하여 고생하고 있지요. 저녁 10시에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10시 40분 정도. 우선 세면을 하고, 신문 조금 보고 하면 바로 11시가 넘지요. 우리 애들이 어떻게 크고 있는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차도 전혀 알 길이 없지요. 그저 아이들 방문 열고 잠자는 아이들 얼굴 한번 보는 정도로 위안을 삼지요. 이런 생활을 저는 교직경력 24년째 이지만 벌써 12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금년에 부임한 학교는 농촌지역에 위치한 학교로서 학생들 통학관계로 10시까지만 하고 있어서 다소 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담임교사들이 윤번제로 돌아가면서 감독을 하는데 수당이라는 것은 초과근무를 달고 그 기재사실에 근거하여 1회 감독에 약 2-3만 원 정도의 수당을 받지요. 감독교사의 호봉에 따라 초과근무 수당이 달라지기에 교사들 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요. 문제는 초과근무 수당을 받는 것이 저는 교사로서 당연한 노력의 대가이고, 명분이 선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겁니다. 그런데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겁니다. 저는 야간에 퇴근하는 그것도 아주 밤늦은 시각에 퇴근하면서 살지요. 물론 전국에 많은 고등학교 교사들 특히 야간자율학습을 담당하고 있는 담임 교사들 모두가 아마 달을 친구삼아 별을 동무삼아 위안거리로 삼고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옆집 아주머니가 우리 집에 놀러 와서 하시는 말씀 󰡒그래도 ○○네는 ○○아빠가 야간 수당도 많이 받아오고 생활비는 걱정안하잖아!󰡓라고 말씀을 하실 때 내가 이러고 사는 것이 정말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 우리 애들 커가는 것 한번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숙제 한번 제대로 돌보아주는 일도 못하고 있는데... 그래 자율학습 수당 2만원 받아서 저녁 사먹고, 담배 1갑사서 피우고, 애들하고 상담하면서 음료수 1캔씩 마시고 하면 남는 것 아마도 돈 1만원 남을 겁니다. 세상에 누구라도 돈 만원 받고 저녁 10시까지 남아있으라면 누가 야간자율학습을 하실 겁니까? 한번 속 시원하게 물어나 봅시다. 제가 사석에서 학부모님들 모임에서 한번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입장을 바꾸어서 󰡒학부모님들이 교사가 되어 밤늦게 까지 근무하면서 돈 1만원 받으면서 근무하실래요?󰡓 하고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부형님들 하시는 말씀 󰡒안하지요.󰡓이 답이 아주 자연스럽게 입에서 튀어나오더라고요. 그러면 이제까지 자율학습을 12년째 하는 교사들은 뭡니까? 아마도 세상을 잘못 살았거나 바보처럼 살았다는 거지요. 제가 하소연을 이렇게 하면서도 오늘도 야간 자율 학습 담당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루를 삽니다. 조금 후에 우리 집사람에게 전화를 합니다.󰡒오늘 저녁 짜장면 시켜서 먹게. 애들하고 먼저 먹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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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6 김성희 2006.11.07 14:46
공감공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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