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3 류성하 2006.02.16 09:19

경제학에서 베블런효과를 설명하면서 항상 인용하는 사례 중에 하나가 비싼 가격을 붙였을 때 잘 팔리는 보석이야기입니다.. 즉, 점원의 실수로 안 팔리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야할 보석을 오히려 훨씬 비싼 가격표를 붙였더니 날개돋힌 듯 팔렸다는 얘기..

 

교복값 논란의 핵심은 소비자의 이런 모순된 행동을 파고든 업체, 그것을 방치한 학교 및 정책입안자 등 관련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지.. 또, 그 가운데에서 비싼 브랜드 교복을 입혀야 자신의 자식들이 기가 죽지 않는다는 부모와 학생의 그릇된 허영심이 맞물려서 이루어진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복업체들의 로비와 교육청, 학교측의 리베이트 의혹 등 지저분한 얘기를 한다면 끝이 없겠지만 요즘과 같은 사회에서 그런 일탈적 상황은 그리 흔치않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경쟁시장에서는 결코 업체의 담합 등에 의해서 시장구조가 왜곡될 수는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그릇된 의식을 바로잡는게 문제의 핵심이 아닌지.. 그렇기에 초교 저학년부터 검소한 생활태도, 합리적인 경제의식, 그릇된 소비의식의 문제점 등을 바로잡을 수 있는 생활경제교육과 인성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러한 교육들이 올바로 이루어진다면.. 중고교 시절에 단지 허영심에 의해서 비싼 브랜드 교복을 선호하는 왜곡된 소비행태는 고쳐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할 정책이기에.. 단기적으로는 교복업체의 압박 등을 이용하여 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겠지요..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업체가 정한 가격을 소비자가 받아들이고 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것들이 가능할지는 의문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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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함영기 2006.02.16 09:20
모든 알맹이는 현상을 통하여 외화되기 마련입니다...교복값 문제와 교복 문제는 엄연히 다르지요. 지금 언론에서 연일 떠들고 있는 것은 "비싼 교복값"의 문제입니다. 비싼 교복값은 유명브랜드의 것이고 유명브랜드는 "강제로 교복을 입어야 하는 제도"에 기대고 있는 것이지요. 교복의 존폐 문제를 본격적으로 토론해보자는 것은 아니지만 자칫, 교복값에 대한 토론만 하다보면 "교복공동구매"와 같은 소비자 권리나 "교복 물려입기"와 같은 소극적 개선을 강조하는 뻔한 대안밖에는 기대할 것이 없지요. 교복공동구매를 넘어서 학생은 자주적 존재라는 입장에 서면 과면 교복이라는 제도를 앞으로 얼마나 더 끌고가야 하는 문제까지 자연스레 검토가 될 줄로 믿습니다...좋은 토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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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심효섭 2006.02.16 15:12

교복.... 저도 중학교때 입어 본 검정 교복이 생각 납니다. 크~~~

 

교복 문제와 관련된 시각은 묘한 관계가 형성되는것 같습니다.

 

첫번째가 그간의 공교육이 추구해 오던 \'통일성\'의 형식적인 발현 입니다.

\'통제\'가 교육의 기본이 되면서, \'통일성\'은 \'획일성\'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통제\'에 대한 가장 간편하고 일차적인 방식으로 \'교복\'과 \'두발제한\'이 마치 사회적 규범으로 정의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용모단정함의 가장 간편한 방식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죠.

 

두번째가 \'교복값 문제\'로 붉어지고 있는 소비자 또는 학부형의 이해관계에 대한 문제 입니다.

주변의 학부형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교복을 원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회적 시각의 문제가 전제 되겠지만, 무엇보다 일반적인 옷을 계절따라 사줘야 하는 것보다 \'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년내내 교복을 입고 산다면, 교북이 싸겠죠.... ^^)

 

세번째가 학생들 스스로가 \'획일감이 주는 편안함\'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의 모 고등학교의 경우 자율복을 하다가 학생들의 자율적 요구로 교복을 다시 입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1. 빈부격차가 느껴져서

2. 개판으로 하고 다니는 아이들이 꼴보기 싫어서

3. 자율복으로 매년(아이들이 크다보니) 구비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4. 학생의 모습 같지 않아서 등등등

물론 위의 내용은 정확한 설문이 아니여서 순위가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학생들 스스로가 자율복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회귀\'를 선택하였다는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교복값의 거품은 어떤식으로든 해결이 되야 겠지만,  교복을 둘러싼 사회적인 시각은 분명 \'통일성\'의 아주 낮은 단계인 \'획일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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