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4 조정자 2006.05.03 20:34
학생들끼리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지도하기 힘들텐데, 이를 핑계로 학교까지 결석을 하니 그 어려움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지금 선생님께서 글로 써주신 내용만으로 볼 때 이것은 ‘괴롭힘’ 문제로 파악해야 할 것 같네요. 제가 2년 전 여학생 담임을 할 때 괴롭힘 문제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반 학생 한 명이 다른 학생 3명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학교가기가 두렵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은 어머님이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전화를 받았기에 월요일에 일단 알아 본 다음에 해결이 잘 되지 않으면 어머님과 다시 상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월요일 그 학생을 불러서 그 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학생은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이 말을 해서 다시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했습니다. 이 학생과 상의를 했습니다. 교사들은 몰라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누가 괴롭힘을 당하고 누가 힘을 쓰며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지 서로 암묵적으로 알고 있으니, 설문조사를 하고 설문조사(혹시 나오지 않더라도)에서 너를 괴롭히는 학생들이 거론되어 알게 된 것으로 서로 입을 맞췄습니다. 월요일 자치활동 시간에 우선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이나 괴롭힘 문제의 심각성과 폐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만약에 이런 문제들이 우리반에 일어난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단호하게 짚고 넘어갈 것이며, 오늘부터 우리반에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이러한 불미스런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설문조사를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백지를 한 장씩 나눠주고 “1)자신이 전에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언제 누구에게 2)혹시 주변에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언제 누가 누구에게 3)주변에 친구를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친구를 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언제 누가 누구를 4)자신이 친구를 괴롭힌 적이 있는가? 언제 누구를” 등의 내용을 빠짐없이 꼼꼼하게 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설문조사 결과 괴롭힌 학생이 자백을 했습니다. 누구와 함께 그 학생을 최근 며칠 괴롭혔다고(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린거죠). 자백한 학생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학생들도 일방적으로 괴롭힌 것이 아니라 약간의 오해가 부풀려지고 서로 옥신각신 하다 여러 학생이 걸려들어 일이 이렇게 커졌다고 하더군요. 다시 괴롭힘을 당한 학생과 이야기 해보니 자신도 잘못한 면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오해는 서로 만나서 풀어야 한다고 하니, 자신은 한 명이고 그 아이들은 3명이라 무서워서 못 만난다고 해서, 제가 중재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서로에게 이 방법을 제안해서 동의를 받고 방과 후에 교실에서 저와 괴롭힘을 당한 학생, 그리고 다른 학생 3명과 만났습니다. 2시간 동안 양쪽에서 신경전과 때로는 큰소리도 오고갔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듣다가 중간 중간 교통정리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면서 마지막에서는 서로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보니 각자 어떤 면이 잘못된 것 같은지, 이야기를 해보니 무엇을 느꼈는지 묻고 나서, 저도 양쪽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의 느낀점을 말해 주었습니다. 모두 저의 말에 동의하더군요. 그래서 사과하고 마무리가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혹시 이후에도 이 학생이 다시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본인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위에 소개된 저의 경험은 선생님의 사례와는 약간 다릅니다. 제 경험으로 괴롭힘 피해학생을 보면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고도 참고, 싫은 표현을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에 가해 학생이 계속해서 괴롭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요즘 이 대면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피해학생의 동의를 얻습니다. 대면에서는 피해학생이 그런 괴롭힘을 당했을 때 어떤 감정이었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낌을 이야기하게 합니다. 또한 가해학생은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묻습니다. 일방적으로 훈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경청하고, 느낌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피해학생의 경우는 외톨이가 많고 이로 인해 더 괴롭힘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또래상담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 줍니다. 저의 경험이 선생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선생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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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함영기 2006.06.05 10:00
6월호에 서래의 선생님 글이 채택되어 지면화되었습니다. 감사드리며 서래의 선생님께는 6월호 우리교육을 우송하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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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 문경언 2006.06.12 11:33
여러 사례가 있었는데 코멘트에 달기에는 내용이 너무 많고 복잡하네요.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그러면 관련된 내용을 사례로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된 사안 보고서를 올리기에는 개인의 사생활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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