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6 바람 2010.12.19 10:29

살아있는 국어수업.. 문학도 그렇고 다른 영역도 그렇습니다..

이 살아있는 국어수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빈사상태의 교육과정과 입시의 지옥을 뚫고...)

그 노력을 모아서 많은 자료집, 방법 구안 등을 해 오신 분들이 전국모 선생님들이시죠...

저는 먼저 그분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가져다 실천하는 수많은(전체는 아니지만...) 국어선생님들이 계시기에 국어교실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아까 예를 드신 대로 백석의 여승을 가지고 정말 한편의 영화와 같은 마음 찐한 감동을 느끼고

그것을 아이들이 짧으나마 영화로, 그림으로, 노래로, 편지로 감상을 표현하거나 재창조하는 그런 활동성 수업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여기저기서 실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혹시 아주 거창하게 아이들이 진짜 멋진 시나리오를 그럴듯하게 작성하고 그것을 연습하여 영화로 만들거나

전지 이상의 큰 종이에 설치예술적인 감상 그림을 그리는 그런 거창한 것을 기대한다면...

저는 그런 것 보다는 교사와 아이들이 쉽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B4나 A4 용지에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시나리오라고 부르기에는 좀 민망한 메모 수준이지만 지들이 지들 느껴지는 대로 거친 대로 그렇게 감동을 표출한 영상...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지들끼리, 또 선생님과 대화하고 시끌벅적하게 의견대립도 해보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지금의 교육과정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실천 못할 것도 아니고

입시가 부담된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요.

 

문학이건 문법이건, 듣말읽쓰 영역이건...

어느 영역에서라도 학생들의 살아있는, 역동적인 수업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 준비를 하는 교사가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그리고 자주는 힘들지라도

(학생들의 활동성 수업이 모든 교육내용의 만병통치약은 아니기에...)

지금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있으므로 희망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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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도로시와 앨리스 2010.12.19 20:44
말씀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애쓰시는 모든 선생님 파이팅입니다. ^^
레벨 3 kico1886 2010.12.19 20:17

머리로 생각하고 있으면 그것이 말로 표현하게 됩니다.

말로 표현하게 되면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교사가 되어 그것을 학생들에게 표현하고 자습서와 문제집에 찌든 그들에게

신선한 문학적 세계를 알려주는 수업을 만들어 실천하면 됩니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능과 입시제도가 살아있는 한 100%의 이런 방식의 문학수업은 이루어질 수 없겠으나,

제가 중학생이던 시절 국어선생님께서 일주일에 한 시간씩 '마음열기'라는 시간을 가져

하나의 텍스트를 읽고 여러가지 다른 장르로 표현하기, 자신이 가진 상처에 대해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기,

문학, 철학, 시사 등 다양한 부분을 주제로 또래와 대화하고 교사와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선생님의 국어 수업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선생님 덕분에 문학을 사랑하고 즐기는 법을 알게 되었고, 

그 선생님을 역할모델로 지금까지 제 꿈을 펼쳐오게 되었습니다.

 

실제 교육현장에서 노력하고 계시고 학생들에게 진정한 문학과 예술을 알리는 국어교사가 분명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력하셔서 꼭 이런 교사가 되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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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도로시와 앨리스 2010.12.19 20:43
아. 감사합니다.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레벨 한성훈 2010.12.19 23:18

제 지인의 경우를 예로 들고자 합니다.

수능 대비를 위해 여러 학습 참고서를 풀면서 교과서 이외의 많은 문학작품을 단편적으로나마 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으면 전체 작품을 감상하고 싶어 따로 서적을 구매하여 읽었다고 합니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국문학 비전공자) 그에 대한 연장으로 자발적으로 국문학 관련 수업을 교양과목으로 들었다고 합니다.

저 역시 교사 경험이 없고, 국어교육 전공이 아닌지라 시청각교재 활용 등에 대해서는 좋은 의견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네요 ^^; 하지만 제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폭의 문학 자료들을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 작품과 연관지어 선생님께서 수업 자료로 활용하신다면 학생들에게 유용하지 않을까요? 

문학의 범위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관심이 있더라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몰라 시작을 못하는학생들도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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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최영빈 2010.12.19 23:28

선생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국어를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 선생님께서 시 단원을 공부할 때, 항상 모둠별 과제를 내주셨습니다.

 

아직도 기억을 하는데..

우선은 그 시를 외워야 했고, 시화를 그렸고, 시를 패러디 해서 다른 작품을 써보는 활동을

시 단원을 배우는 매 수업시간마다 했습니다.

 

그게 말이 쉽지 사실 중학교 2학년 수준의 아이들에게는 꽤 어려운 과제였거든요...

시 하나를 배울 때마다 그 과제를 수행하느라 같은 모둠 아이들과 낑낑대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사실, 수업 중의 과제였고 해야하는 숙제였기 때문에 한 일들었습니다.

그치만 돌이켜 생각하니 그렇게 아이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고생했던 기억들이 오래도록 남습니다.

또 그 때 외웠던 '낙화'의 구절구절들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직 저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는 걸 보면

그렇게 고민했던 시간들이 저에게 아주 쓸모없는 시간들은 아니었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적해주신대로, 또 여러 선생님들께서 이야기하시는대로

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국어교사로서 아이들과 살아있는 문학수업을 하고 싶은데

상황과 여건들이 그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완벽하게 뒷받침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치만, 그때 저를 가르치시던 국어 선생님처럼

주어진 상황속에서 그러나 아이들이 최선의 문학경험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고안하고 실행한다면..

 

그것이 교사가 꿈꾸던, 100%의 완벽한 문학수업으로 이행되지는 않을지언정,

수업을 받는 모든 아이들이 그 수업을 통해 문학을 사랑하게 되지는 않을지언정,

이렇게 저처럼 그 시간을 추억하면서 즐거워 하는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있게 된다면

그것이 국어교사로서 얻을 수 있는 보람이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p.s 아, 저도 아직은 국어교사를 꿈꾸는 대학원생에 불과하지만...

      그 선생님으로 인해 국어교사를 꿈꾸게 된 저처럼, 저로 인해 문학을 사랑하고

      살아있는 문학 수업을 꿈꾸는 단 한 명의 제자라도 생기길 기대하며 이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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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5 이러구러 2010.12.20 11:27

중학교 국어시간의 문학수업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시지요.

그래도 아직 고등학교에 비하면 여유가 좀 있답니다.

시를 외우게 하고 시암송대회도 하구요.

소설을 희곡으로 바꾸어 보고 연극도 가끔 하구요.

요즘 아이들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손전화로 동영상도 찍어 '중학생의 하루'를 만들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에 비해서 많이 산만하지만 나름대로 톡톡 튀는 생각이 불쑥불쑥 머리 디밀면

아! 그 녀석들 때문에 흐드러지게 웃고 살맛 납니다.

 

남자중학교였다가 남녀공학으로 바뀐 요즈음은

남교사인 저로서는 여학생과 수업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남교사와 여학생이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또 자주 삐걱거리기도 한답니다. (애들만큼 저도 엄청나게 삐치거든요) 

아직 성숙하지 않은 그들의 혼과 나의 혼이 만나서

혼협주곡을 한다고 봐야지요. ㅎㅎ

 

문학작품의 해석과 교수학습을 자신의 생각과 느낌대로 가르치는 일이

아주 불가능하지만은 않습니다.

지금처럼 자꾸 고민하고 생각하시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네요.

외롭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겠느냐만

그럴 때 교사는 철저히 홀로입니다.

학교와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 심지어 학생들까지도

왜 그렇게 수업하시느냐고 째려볼 때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때 꼭 익혀두셔야할 두 가지 방법이 있으니

안면강화 신공과 오불관언 내공입니다.

교장, 교감, 학부모와 내 수업 내용으로 얼굴 붉혀야 함을

각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가장 좋은 수업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교사야말로

가장 훌륭한 교사입니다.

또 뵙겠습니다.

 

하시고자 하는 일 하나하나 이루시고

추워진 날씨에 건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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