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7 교컴지기 2014.02.26 08:19
서평 고맙습니다. 기대했던 반응 중의 하나이나 지금까지 들어 보지 못했던 이야기가 지금 선생님께서 해 주신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글쓰기의 완성도나 혹은 독자들에게 주는 신선함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탈고 직전까지도 생각했던 문제였습니다. lupus 선생님께서 지적하셨듯,
새로움에 대한 기대는 책을 덮는 순간까지 충족되지 못했고 영화로 치면 클라이맥스 없는 잔잔한 드라마처럼 돼 버렸죠.
제대로 보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의 개선과 혁신을 이야기함에 있어, 지금 현 시기에 어떤 "획기적이며 신선한 제안"보다도 
원칙과 상식에서 이탈된 무수한 "진행"들을 바로잡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새로운 것 없이
기본만 잘 해도, 상식적으로만 정책이 진행이 되어도 교육문제의 상당 부분은 해결이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죠.
그래서 임팩트를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밋밋하지만 '잔잔한 드라마'가 된 것일 겁니다.
그동안의 서평에서 이 부분을 지적해 주는 분이 계시지 않아 저도 그냥 속에 담고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lupus샘에게 감사드립니다. (제 상식으로 선생님이 쓰시는 닉네임은 늑대란 뜻인데, 
이 닉네임을 쓰게 되신 연유가 갑자기 궁금합니다.)

그 아래 거대담론보다 아이들과의 실천과 그 속에서 교육적 의미를 잡아내는(마치도 반 매넌 같은?) 글을 쓰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저 또한 그런 글에 대한 이끌림이 있어요. 다만, 지금은 계획된 글쓰기를 소화하느라 
그저 자료수집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요. 일년 반 후에 기대하신 글을 내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수학교사인 것은 맞지만 '수학교사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우아함과 아름다움...' 이렇게 보신 것이
선입견인 것도 맞아요... 물론 저는 선입견의 개념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본래 이야기를
추동해 내는 분명한 동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수학교사임을 밝히는 순간 쏟아지는 의외의 반응들,
이것은 단순한 선입견을 넘어 수학교사 및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건조함과 논리정연함이라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죠...

"교육을 교육논리로 풀 수 없다"는 말씀은 사실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 접근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구요. 물론 제가 "정치로부터 독립된 교육을 상상한다"고 했을 때 그것 역시도
정치와 교육이 가진 무수한 연관을 파헤치고 연결지으므로서 다시 독립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을 말한다는
것으로 이해하셨으리라 믿습니다만... 여튼 하나의 저작에 모두 담아내기에는 힘들고, 저도 공부가 부족하고...
그래서 다음 글쓰기는 좀 더 지평을 넓혀 계급, 인종, 성적 차별이 어떻게 교육에서 의도되고 실현되는지 
그 속에서 교사는 무엇을 극복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려고 합니다.

선생님의 서평을 보고, 한 가지 해명을 하자면 이 책은 처음에 교사들을 위한 텍스트로 출발하여
집필 중간쯤에 "교사와 시민"을 주요 독자군으로 상정하였습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넓이와 깊이"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당연히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은 좀 
"아주 새롭거나 날카롭게 깊지 않다"고 느낄 것이고, 또 상당히 많은 분들은 여전히 "어렵다"라고
느낄 것입니다. 그래서 택했던 방법이 주석을 무시하고 읽든지, 주석까지 꼼곰하게 읽든지 였는데
그런 연유로 주석이 꽤 많아 졌지요.

하여튼, 주신 말씀 귀담아 듣고, 잘 새겨 다음 글쓰기에 반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컴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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