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7 교컴지기 2014.05.19 20:44

정성 가득한 토론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겨울에 말씀드렸던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을 읽어보셨는지요? 정형화된 수업의 모형과 절차가 교사의 내적 수업전문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지만 명쾌하게 반박하기 쉽지 않죠. 랑시에르의 '보편적 가르침'은 수업의 방법과 절차를 중시하는 자들에게 깊은 사유를 던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섬샘께서는 교육현장에서 경험하는 생생한 일화를 시간 순서에 따라 죽 적는 방식으로 교단일기를 쓰고 계시죠. 보기드문 실천입니다. 사실 이론과 통합을 꾀하고자 하여도 통합의 한축인 '의미 있는 실천'이 축적되지 않고서야 알맹이 없는 통합이 되고 말겠죠. 그래서 좋은 관점에서 꾸준히 축적해 가는 교단일기는 분명 이론과 실천의 통합을 위해서 매우 필요한 과정입니다.

 

다만, 무엇을 하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경험적 서사가 '사건의 평면적 나열'을 넘어 하나의 맥락 속에 녹아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역시 그것을 지탱하는 풍부한 이론입니다. 아무리 밀도 있게 작성된 자전적 경험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도도하게 관통하는 수미일관한 철학이 있으면 훨씬 힘이 있죠. 현 단계에서 교단일기가 좋은 교육적 서사가 되기 위해서는 현상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나중에 동일한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공부가 있을텐데 일단 하나의 현상, 그것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 모든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와지는 판단중지와 본질직관의 사고 등이 필요하고) 그 다음에는 그것으로부터 어떻게 '교육적 의미'를 잘 정돈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습니다.

모든 교단일기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긴 하지만, 좋은 교단일기는 좀더 특별한 공부를 필요로 하는 것이죠. 내러티브적 탐구와 함께 현상학/해석학에 대한 공부가 덧대어진다면 섬쌤의 교단일기는 보다 충실한 교육적 의미를 구축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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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섬쌤 2014.05.20 19:56
무지한 스승을 읽다가 멈췄다가 읽는 그런 상황이에요 ^^
보편적 가르침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함께 공부하며 조금씩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
레벨 6 별이빛나는밤 2014.05.19 22:55

저 역시 토론글 잘 읽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쉬이 읽히지 않는 딱딱한 논문이건만 개방적인 마음 자세로 논문을 읽고 본인의 진솔한 경험 및 생각을 덧붙여 토론을 이어나가려는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지는 선생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매일같이 교단 일기를 쓰시는 그 '실천'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아무리 이론에 밝은 학자들이라 해도 선생님과 같은 실천을 하기란 매우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컴지기님의 말씀처럼 이론에 대한 공부를 해나가시다가 나중에 언젠가 지금 쓰신 교단일기들을 다시 읽어보게 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아하 하면서 과거의 경험들이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재구성되는 아주 뜻깊은 경험을 분명히 하실 날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역시 그런 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우리 다같이 노력하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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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섬쌤 2014.05.20 19:57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문제예요.
저에게 시간과 노력이 어디까지 허락될지. ^^;
방향성을 가지고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데
여러 모로 고민이 많이 되네요.
그럼에도 제가 처한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선생님 말씀대로 뜻깊은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레벨 6 동글이샘 2014.05.21 16:28

따로 댓글을 달지는 못했지만 섬쌤의 교단일기를 보면서 참 대단하시고 배울 점이 많은 선생님이시구나 생각했습니다. 날마다 꾸준히 써내려가는 노력과 정성도 대단하지만, 그 안에 담긴 선생님의 생활에서 묻어나는 진정성, 그리고 고민이 감동으로 와 닿았어요. 제가 5년차일 때는 어땠었나 생각하며 부끄러워지기도 했고요. 권리와 책임에 대해 교과 수업 뿐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과 연결지어 수업과 생활의 구분을 허물어가시는 모습을 보며, 교사의 고민과 철학이 녹아든 교육과정 재구성이란 저런 것이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샘께서 공유해 주신, '교사 전문성'과 관련한 답답하고 막막했던 경험들에도 십분 공감하고요. 그 답답함을 넘어서기 위해서 우리가 공부하는 것이겠죠. 익숙치 않은 딱딱한 논문도 읽어가면서요. 어렵지만 이론과 친해지는 것이 어떤 분야든 전문성 향상에는 필요한 것 같아요. 혼자가 아닌 이렇게 여럿이 함께 하다 보면 그 길도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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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섬쌤 2014.05.22 21:42
부족한 글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선생님의 댓글을 보며
다시 한 번 일기에 힘을 쏟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여러 모로 제가 많이 조급한가 봅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기운이 하나로 모이지도 않고요.

이론.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레벨 5 사람사랑 2014.05.23 16:16
논문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것 같아요.
논문의 저자가 말하듯이 그들만의 언어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재미가 없네요....

샘의 글을 읽으면서 "교사의 전문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방대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교사 스스로의 성찰이 절절히 담긴 것이요. 그를 바탕으로 교사만의 전문성은 무엇이며 전문화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노력해야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사가 교육의 전문가로 인정받아야 합니다."라는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정말 교사만의 전문성이란 무엇인지? 
현실에서는 너무 많은 것들을 '학교교육'이나 '교사'에게 요구하면서 교사들 스스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학교에서 교사는 다양한 학생들을 상대하고, 자신의 교과를 수업하고, 학부모를 상대하고, 관련공문을 처리하는 등...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능력들이 많이 필요한데...

그러다보니 예비교사과정에서도 이런 부분들의 교육이 부족한 상황이기도 하고, 현장에 나오는 순간 맨 땅에 헤딩을 하고 다시 배우면서 교사를 양성하는 과정은 학교현장을 얼마나 담고 있는가 하는 고민들을 해보았습니다. 

아마 전문가라는 분들도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현장감이 떨어지다 보니 이론적인 부분만 강조하다 보니 그렇겠지요..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전문가로 인정을 받기 위해 공부모임의 다른 선생님들과도 부단히 교류하고 샘의 많은 성찰적인 교단일기를 읽어보지 않아서 죄송하기도 하고 천천히 샘의 기록들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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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섬쌤 2014.05.24 18:34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다양한 일들이
우리 스스로가 전문성을 찾기 힘들게 만드는 걸림돌이라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평만 한다고 바뀌진 않으니까
우리가 노력해야지요.
정책도 바꾸고, 자료도 만들고, 좋은 교육감 등도 뽑고요.
우리의 노력으로 차차 변할 거라 믿어요!
레벨 3 히말라야시타 2014.05.25 19:35

저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선생님의 활동을 접했는데, 정말 열정을 다하시는 멋진분이시네요.

샘께서 담임을 맡으신 반 학생들은 자기들이 정말 운이 좋다는걸 알아야 할텐데요. ^^

샘의 교단일기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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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섬쌤 2014.05.25 21:54
좋게 봐주시니 부끄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네요 ^^
선생님의 글을 통해 이론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질게요!
레벨 5 노유정 2014.09.15 19:02
이제사 선생님들의 글을 통해 논문을 접하게됩니다. 사유를 통한 교육 실천이 녹아있는 샘의 삶에 이론적 근거과 철학이 보태어지는 미래가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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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섬쌤 2014.09.17 08:25
부족한 글에 이렇게 답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주제는 좀 더 잘 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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