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7 교컴지기 2014.05.19 20:28
사람사랑샘 토론글 잘 읽었습니다.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지식은 무엇인가? 그 지식은 누가 정하며 누구에게 이롭고 누구에겐 소외를 야기하는가 등의 '교육과정사회학' 관련 물음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들입니다. 지식과 그것을 둘러싼 권력 관계, 그리고 그 권력의 행사 과정에 대한 성찰 없이 교사가 주어진 위치에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서사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공허하다는 말이지요. 논문의 저자 박순경은 주로 미국의 교육과정의 재개념화 과정에서 '실존적' 입장을 견지했던 Pinar, Grumet와 내러티브를 강조한 Connelly와 Clandinin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입장은 관리통제 및 진단처방을 교사교육의 프레임으로 하는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한편 같은 재개념화의 입장이지만 Apple이나 Giroux 같은 이들은 앞선 이들보다는 좀더 구조적 입장을 견지합니다. 그래서 따로 '비판교육학'으로 분류하기도 하지요.

자서전적 성찰을 강조하는 저작들에서 구조에 대한 사유가 다소간 결여돼 있음을 발견하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늘 이야기하듯 특정 입장에 대한 과도한 신념화가 아닌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번에 세월호 참사에서도 똑 같은 현상을 볼 수 있죠. 구조, 그것을 지탱하는 철학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개인과 조직에게 책임을 묻는 언술 역시 개인의 자발성과 헌신성을 극대화하면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신화에 불과한 것이지요. 그래서 마지막에 말씀해주신 구조적 접근이 있고서야 실천과 이론이 괴리되지 않는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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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5 사람사랑 2014.05.20 22:04
'비판교육학'이라는 분류가 있다니 흥미롭네요.
학부때 '교육사회학' 수업이 재미있기도 했었는데, 요새 학교를 옮기면서 많이 느끼는 생각입니다.

과연 교육이라는 구조안에서 가르치는 것들이 의미가 있는 것들인지..?
내 학창시절을 생각해도 그렇고 지금의 학생들을 보아도 그렇고 어떤 과목을 정말 즐겁게 의미를 가지고 탐색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거든요. 게다가 흔히 이야기하는 '비교과교사'이다보니 조금 더 자유롭게 '교과'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함샘의 댓글을 보면서 '비판교육학'에 대한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어쨋든 지금의 현실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담론도 충분히 이루어지면서 각자의 상황에 따른 일상을 정리해보는 것이 좋겠네요.
레벨 7 교컴지기 2014.05.21 09:00
우선 입문서 격으로 마이클 애플과 일본 학자들이 쓴 <비판적 교육학과 공교육의 미래>를 한 번 읽어 보세요. 꽤 재미있습니다. http://www.yes24.com/24/Goods/5504240?Acode=101
레벨 6 동글이샘 2014.05.21 16:38
교사의 전문성 이전에 논의되어야 할 것에 대한 선생님의 고민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배움에서 의미를 찾고 그 배움이 삶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큰 목표일텐데, 너무 당연해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짚어주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얼마나 쓸모있다고 생각할까,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답할 듯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이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그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 것인가?' '어느 집단의 이해 관계가 반영되는가? 등의 질문으로 되돌아올 것 같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이 부분은 교사의 개인적 노력의 범위를 넘어선 구조적 개선과 변화가 함께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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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5 사람사랑 2014.05.23 16:04
그렇지요. 교과교육을 순수하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익구조들이 있어서 '무엇을 교육과정으로 구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선뜻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학교현장의 많은 선생님들이 노력들을 하고 계시니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지요..
레벨 3 히말라야시타 2014.05.25 19:29

' '교육과정 편성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답보로 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요원한 일이다.....학생이 배울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교사의 자서전적인 접근은 그냥 교사가 갖추어야 할 교과전문성의 하나일뿐이다.'

이 대목은 이 논문을 읽으며 저 또한 고민이 됐던 부분입니다. 교육과정에 대해 제가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고, 학교의 교육과정 구성에 따른 교사TO 조정 정도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 학생들에게 이야기꾼처럼 여겨지는 사람이지만, 이 또한 교육 그 자체의 대 전제가 아닌 교과 중심 과정에 한정된 활동이라는데에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거의 인정되지 않는 사회와 진로에서 교사들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이 어느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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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3 섬쌤 2014.05.25 21:41
교사의 개인적 노력만으로는 바꿀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죠.
심지어 담임을 맡은 교실조차도 그렇지 못하니까요.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개인적 노력을 넘어
집단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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