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7 然在 2014.08.13 19:31
저도 그 현장에 있었는데요,
두 분의 글을 보니 뭔가 소감문 같은 것을 써야할 것 같아
저도 몇 자 적어봅니다.

혁신학교에 근무하지는 않지만 혁신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 공부도 하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한 사람으로..
그리고 그 속에서 많은 선생님들이 고생하시고, 여러 일을 겪으시는 것을 좀 떨어져서나마 지켜보았던 한 사람이자,
새로운 교육감님들이 당선되시고, 혁신학교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는 이 때에
학교혁신과 혁신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토론회에 참여했던 1인이라는 것 또한 밝힙니다.

우선은 강민정샘의 글에서 피로감과 서운함이 제 마음에 너무 강하게 남아 어떻게 위로하고 응원해드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 그러나 제가 보기에 함샘의 참관기가 강샘 말씀대로 혁신학교 교사에 대한 거리감이나 고생하는 동료에 대한 애정이 없는 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예요.
전국 각지의 혁신학교에서 어떤 노력과 고생들을 하고 계신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혁신학교 만으로 교육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없고 말 그대로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필요의식과 그에 대한 고민을 담은 참관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강민정샘의 글이 혁신학교 항변에 너무 마음이 급하셔서, 혁신학교를 공격하는, 의례 많이 만나왔고 피로감을 느꼈던 그런 사례들과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이신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큽니다. 그 외로움과 피로감은 이해하나 혁신학교에 대한 원하는 만큼의 지지가 아닌 것 같아 보일지 모르나 교육의 혁신을 위한, 함께가는 동료의 깊은 고민과 성찰임을 이해하시면 그 서운함이 사라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혁신학교의 의도는 많은 현장 교사에게 큰 희망이자 기대였습니다.
전 각 학교별로 원하는 학교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장이 열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화의 기회는 혼란의 시작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속에서 많은 선생님들의 초인적인 희생이 뒤따랐음을 압니다.
그 역할의 크고 작음을 떠나 모든 구성원들이 말이죠...

그 속에서 저는 우리 교사들이 준비되지 않았기에 겪는 어려움들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대입, 서열화 평가방법,행정중심 사고, 등등 안팎의 어려움은 너무나 잘 알기에 생략.. -.-;)
혁신학교의 수업방법과 업무 하나하나...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기에
그 토론과 의사소통 과정도 지난하게 느끼고, '뭐야 변한 것도 없는데 회의만 많이 하고..' 등등의 동료평가...
허나 이전과 형식적으로 변화가 없더라도 그 속에서는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외형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우리가 알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굳어진 타일러주의나 계량화하고 효율을 중시하는 것이 '객관적'이고, '현재에로서는 아이들과 동료들을 위하는 것'이라는 습성이
큰 틀에서는 동의하는 것 같지만만 정작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합의점을 만들어가기 힘든 많은 장벽 역할을 하고 있음을
우리 스스로가 인지해야한다는 것을.... 안팎의 여러 과정 속에서 수없이 많이 겪으셨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화두는 반가웠습니다.
그 생각의 변환들이 농익어 현장의 바쁜 교사들에게도 속속들이 파고들 것을 상상하면서 말이죠.. 너무 성급했나요...? ^^;
그러나 아직은 우리 조차 그 틀이 완전히 깨어지지 않고, 고민의 과정 중에 있구나... 정도로.. 저는 느끼고 왔습니다. 패러다임 변화라고 했으나 패러다임에 대한 제시가 너무.. 아직 논의가 많이 진행된 것은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네요.
허나 좋은 시작을 전교조가 열었다고 생각하고 이런 토론회나 포럼들이 반복되면서 좀 더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를 안고 왔다고나 할까요 ^^
강민정샘의 말씀처럼 현장교사들은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지만, 각종 교육관련 연구소, 연구기관, 대학과 연계도 생각할 수 있구요, 현장교사의 공부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저도 혁신학교의 희생과 성과를 인정하지만, 이미 겪었던 것과 같이 이제는 혁신학교를 늘리는 것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현장교사들이 지금 현실도 힘들지만 혁신학교로 가는 것은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농익지 않은 과도기에 온몸으로 겪어나가야할 것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조금 더 많은 현장교사들에게 '혁신'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이상을 따르는 남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에서 편안하게 접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변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하는 거죠. 피로감이 아니라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 행복한 상상을 하고 꿈꾸게 하는 것. 그래서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변화를 꾀하도록 하는 것 말이지요..
그리하야... ^^;; 저도 힘들지만 행복한 상상에 이끌려 오늘도 여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책도 읽고, 혼자 잠 못 이루며 이런 저런 고민인지 상상인지를 펼쳐봅니다... ^^;
비밀글
레벨 7 교컴지기 2014.08.13 15:17
제 입장 말씀 드리면...
제 글과 강민정 선생님의 글이 교육희망에 순서대로 실렸는데,
내용에 대해서는 피차 더 공부해야 할 것, 더 소통해야 할 것이 있다 느낍니다.
특별히 강 선생님의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아무래 생각해도 제가 납득하기 힘든 것은 교육희망 지면을 빌린 이 토론의 형식입니다.
곽노현 전 교육감께서도 페이스북에 강 선생님의 글을 링크하면서
"혁신학교, 일부교사의 자기만족인가, 공교육 혁신의 파라다임인가?
일반학교 교사의 우려에 대한 혁신학교 교사의 소회와 성찰" 이렇게 쓰셨던데요.
그러니까 두 글이 "혁신학교 교사와 일반학교 교사가 각기 다른 관점에서 토론을 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파악을 하시는 것 같고,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보지 않으면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저 역시 혁신학교의 성공을 바라는 교사라는 것을 밝힙니다. 서울에 혁신학교가 생기기 이전부터
학교혁신의 철학과 방향에 대하여 고민해 왔고, 나름의 실천을 해 왔습니다. 경기, 서울을 비롯하여 혁신학교를
실험했던 여러 지역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실천을 공감도 했고, 비판 내지는 자문도 했으며 어떤 경우 첨예한 내부 갈등을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혁신학교는 잘 된 곳도 있고, 그저 그런 곳도 있으며,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의 혁신학교를 보고 느낀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는 지금의 과제가 혁신학교에 과도하게 집중하기보다 '평범한 교사들이 진보교육감의
효과를 체감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반학교에서도 마땅히
혁신의 실험과 교사교육, 공감대의 확산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느낍니다. 이름을 혁신학교로 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래서 일반학교 교사 : 혁신학교 교사의 토론으로 도식화하는 분들의 경우 제 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제목만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깁니다. 그럴 지금부터는 이 토론의 형식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저는 그날 한 명의 청중으로 참여했습니다.
세 명의 발제자가 있었고, 학부모 세 분을 포함하여 모두 다섯 분의 '지정토론'이 있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의 제목은 "혁신학교와 공교육 패러다임 변화 토론회"였지요.
통상, 토론회에서는 발제자가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토론자는 그 발제에 대하여 토론을 합니다.
더구나 '지정토론'이라고 할 땐 토론자가 토론할 발제를 지정합니다. 제가 아는 상식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날 토론자 누구도 "발제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보다 그냥 또 하나의 발제를 하는 형식으로
토론을 했어요. 저는 그것을 두고 각자 '성실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교육희망의 비판적 참관기에 썼었지요.

그 다음에 강 선생님께서 제 글을 읽고 토론회에 대한 소회를 밝혀주신 것인데...
원래 토론자는 발제자의 견해에 대하여 반박하거나, 보완의견을 말하거나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 청중이 발제자 및 토론회의 방식에 대하여 비판을 했고,
토론자로 참여하셨던 강 선생님께서 오히려 발제내용을 옹호하는 형식으로 글을 써 주셨습니다.

청중은 발제를 비판하고, 발제를 비판해야 할 토론자는 발제를 옹호하는 영 부자연스러운 형태가 된 것이죠.
일단 제 글에 반응을 보여주신 것에 대하여는 고맙다고 메시지를 드렸으나 이 토론을 어떻게 더 이끌어
나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적어도 한 단체가 주관을 했고 외부인을 초청한 행사라면. 최대한 토론의 주제와 형식에 맞게
발제와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고, 또 청중이 지면을 통해 발제 내용 또는 토론의 형식에 대하여
비판을 했다면 토론회 주관처나 발제자들께서 해명 혹은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맞는 순서 아닐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강 선생님의 글에 대하여 제가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 토론의 형식에 대하여
당혹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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