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3 tempest21 2016.10.14 13:33
학교를 플랫폼Platform으로 정의내리는 건 위험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고루한 편이어서 그런지 학교란 그자체로 '완결된 생태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바대로 교육플랫폼에서 학교라는 자원 혹은 복잡계가 파생되어 나왔다면 수긍이 되기도합니다. 학교를 플랫폼으로 간주하게 되면 말씀하신 '생산성 공장'혹은 '노동력 공급창구'로서의 의미가 더 강화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여기서 플랫폼을 비즈니스 모델로 간주하고 바라봤을 때를 의미하는 것이니, 만약 학교플랫폼이 기존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넘어서 확장성과 개방성을 가진 공간모형을 의미하신다면 제가 드린 말씀은 파기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학교를 플랫폼으로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함영기 선생님 말씀은 생각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함영기플랫폼........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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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6.10.14 13:57
담론을 형성하는 초기 단계에서 일종의 '개념선취'죠. 잘 정의하고 내용을 채워야죠. 다만, 학교로 표상되는 근대적 공교육의 큰 목적 중 하나가 산업혁명기 이후 대량 노동력 공급창구로 기능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논리는 지금도 여전하죠. 제가 학교를 플랫폼 혹은 생태적 복잡계로 규정하든 하지 않든, 학교는 이미 그런 속성들을 모두 가지고 있죠. 그러니 좀더 평등하고 개방적이며 유연한 배움터가 되기 위해서도 학교는 교육자원의 공유 거점이 돼야 합니다. '자원공유 거점'이라 말할 때 이를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은 지금으로는 플랫폼이라는 개념이죠. 걱정인 것은 미래교육 담론은 이미 봇물이 터졌는데 대부분의 것들이 동현샘 말씀하신대로 '미래사회 변화에 적응할 인재 훈련소'로 학교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죠. 어쩌면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들은, 커다란 장벽을 마주하면서 무척이나 고독한 외침을 계속해야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 공부해야 합니다. 저에게도 동현샘의 글은 너무 좋은 자산이죠.
레벨 3 섬쌤 2016.10.14 14:27
국제적 차원에서 단일적으로 제공되는 핵심역량과 미래인재에 대한 강조(를 가장한 강요)에 숨막힘을 느낍니다.
국내에서도 이 논의를 넘어서는 진보(를 가장한 보수라 생각합니다만 스스로를 진보라 생각하니 더욱 설득하기 어렵습니다)가 많지 않고요.
이 와중에서 함영기 선생님의 글은 요즘 표현으로 사이다 같네요.
다만 새로운 교육적 플랫폼이 추구하는 느슨한 연결이, 점점 은폐되는 헤게모니를 포월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먹혀버리기 쉬운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핵심은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탑다운에 따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지를 따라서)이 얼마나 되는가 일텐데, 지금까지 추세로 보아서는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네요.
그러나 변화의 물꼬가 제대로 터진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입장을 취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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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6.10.14 14:34
OECD 등에서 말하는 핵심역량은 미래 인간상을 고민하는데 있어 역량중심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고요. 그러나 나라별로, 지역별로 모두 사정이 다르니만큼 기계적으로 해석, 적용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교육의 공간은 늘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긴장을 유지해 왔지요. 몇 번 말씀드렸는데 저는 미래교육 담론을 제 방식대로 이해하고 전개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숙제로 안고 있었던 몇 가지 교육적 난제들은 새로운 차원에서 담론화할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죠.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빡시게 공부하고 실천하는 자들이 되도록 다수 있어야 한다는 옵션이 있습니다.
레벨 7 교컴지기 2016.10.14 14:41
그런데 예전에 샘의 교육구상을 저에게 들려줄 때, 그게 바로 플랫폼에 대한 생각 아니었나요?
레벨 3 섬쌤 2016.10.14 15:10
맞아요. 저도 교육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 시기가 위기이자 기회라고 보고 있고요.
그런데 쉽지는 않네요.
우리를 믿어야하는데 자꾸 흔들립니다.
그래도 삶은 이성보다 신념에 근거한 거라 되새기며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어요.
이 공간에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저에겐 힘이 됩니다.
레벨 7 교컴지기 2016.10.14 15:15
결국, 사람이죠...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함께 공부하다 보면 각자 처한 위치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란 믿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늘 그랬듯이 기회는 위기와 함께 오죠. 정말 지금은 과장하거나, 안주하는 것보다 호된 공부의 시기입니다.
레벨 3 섬쌤 2016.10.14 15:43
선생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논문을 마무리지으면 좀 더 활발히 논의에 참여할게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레벨 3 tempest21 2016.10.14 14:26
너무나 공감합니다. 특히 학교를 기업의 플랜테이션으로 보는 시각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각의 전환없이 '창의성'은 그냥 공염불입니다. 인간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 공동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발견하고 연구하는 학교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할텐데, 이미 역량중심교육과정은 유행처럼 퍼져가고 있고, 그 위험성은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고독한 외침'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인간은 애시당초 황야의 존재이고, 끊임없이 공동체를 호명하는 존재일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공부해야'한다는 선생님 말씀에 늘 공감하고 지지하고 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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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6.10.14 14:39
예, 공감합니다. 적응 혹은 기껏해야 소극적 방어 정도 사이에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발언을 해야죠. 특히 교사들이 이 문제와 관련하여 '말'을 해야 합니다. 요즘 이런저런 미래교육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교사들의 질문을 받아 보았더니... 예를 들어 토론자 중 한 명이 구글에서 나왔을 경우 "구글에서 요구하는 신입사원의 능력은 무엇이냐, 뭘 보고 사람을 뽑느냐?" 뭐 이런 식이죠... 그야말로 실용적 관심... 결국 공부와 실천을 통해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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