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출시될 컴퓨터 관련 제품들의 특징을 살펴보는 2 번째 시간입니다. 올해는 특히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기능 활용 부분에 중점을 둔 컴퓨터가 다른 어느 때보다 많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주변 기기들도 향상된 기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은 2004년에 새롭게 선보일 주변 기기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그래픽 카드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기존의 AGP 대신 PCI 익스프레스라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지난주 살펴봤습니다. 이 방식은 AGP의 최고 속도보다 최소 2 배 이상 빠르게 작동하며, 고성능 컴퓨터에서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 영상 데이터를 다룰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64 MB~128 MB의 메모리가 장착된 제품이 주류를 이루겠지만 하반기에는 256 MB의 메모리가 장착된 그래픽 카드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 카드의 발전도 놀랍지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1994년 무렵 640 M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CD 레코더가 국내에 보급됐는데, 그로부터 10 년 후인 올해에는 4700 MB(4.7 GB)를 한번에 저장할 수 있는 DVD 레코더가 점진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CD와 DVD를 함께 기록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발전하는 장비들도 있는 반면 조금은 느리게 발전하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키보드와 마우스입니다. 예전에는 인체 공학적인 제품이나 기능이 많은 제품들이 등장했지만 올해에는 무선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무선 마우스의 경우 AA 방식의 건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개선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성능을 가진 컴퓨터에 날개를 달아 주는 장비로 스피커가 있습니다. DVD 드라이브와 5.1 채널을 지원하는 스피커만 있다면 컴퓨터로 극장을 꾸밀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5.1 채널을 지원하는 스피커의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라고 하므로, 적당한 때에 5.1 스피커를 구입해 집을 극장처럼 꾸며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끝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까지 국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는 1038만 명이고, 1 년 동안 52만 명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대한 민국의 총 인구가 4823만여 명이므로 대부분의 가정에 보급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입자의 수가 많아져 접속 속도가 지금보다 느려질 것이라고 하지만, '인터넷2' 같은 기술이 보급된다면 지금보다 100 배는 빨라진다고 합니다. 인터넷2는 현재의 인터넷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초당 2.5 GB라는 놀라운 속도를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어린이 여러분!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지요? 충분히 준비하고 나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뜻이지요. 이는 컴퓨터를 구입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히 살펴보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컴퓨터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호선ㆍ소년한국일보 인터넷 자문 위원 ksdwm72@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