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부터 거치른 나무 뿌리가 눈에 박였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뿌리를 찍으려고 시도했을까.

사진은 먼저 그것을 봐야 한다.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곳 저곳을 갈 때 마다 나무가 보이면 다가갔다.

요즘 해미읍성을 자주 가게 되는데 읍성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심사엘 가는 거다.

개심사 가는길에 읍성이 있고, 향교가 있는데 이 곳엔 고목이 몇 그루 있다.

비가 척척 내리는 날에도 트렁크 문을 열어두고 몇장을 찍는다.

두어시간이 지나간다.

별로 맘에 차지 않는다.

이러길을 얼마나 했을까.

아직도 나무는 잘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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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모르는 일을 잘 할 수 없다.

나무를 찍으려면 나무를 잘 알아야한다.

베어내려고 해도 말이다.

요즘 꿈속에서 몇 개의 나무를 보았다.

물위에 서있는 고고하고 신비로운 나무도 보았고, 아주 멀리서 안개 속에 숨겨진 숲도 보았다.

그 무엇은 나의 이미지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무가 어떤 것인지가 명확해야 나무는 나에게 보인다.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느껴야 한다. 나에겐 어떤 존재일까. 어떤 상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 무슨 이미지로 남아있는 것일까.

그 자체는 어떤 의미와 존재인지 그려져야 한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뿌리를 대지에 내리고, 살아있는 동안에 하늘을 향해 손짖하고,

늘 그곳에 서서 누구에게든 이정표가 되고, 모든 동물에게 그늘이 되고, 영양이 되며 삶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세상이 어찌되었든 나무는 항상 거기에 있다.

이 사진의 나무는 내 작업실 근처에 있다.

4-5년을 보아왔다.

어떤 메시지가 있을 터인데 나는 아직 그것을 못찾았다.

얼마전 파워앰프를 새로 만들었다.

새로운 소리를 낸다.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음악으로 들린다.

바꾸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관성의 힘은 앞으로만 가라고 한다. 다른 메시지가 아닌 근원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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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생각이 관심의 대상을 만든다. 대상의 변화는 나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깊은 관심에서 솟는다.

이 나무를 깊은 관심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마음을 가져야 무엇이든 발상될 것 같다는 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