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비 내리는 아침을 나선다.

인근 동구릉에 가기로 어제 약속한 것을 후회했다.

비가 온다.

비오는 날 창가의 풍경은 아주 좋지만 사진을 찍는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쩌랴..

3대의 카메라를 어께에 메고 삼각대에 한 걸치고..

숲을 헤만다.

안개가 얇게 걸쳐있는 숲은 사람의 체취가 전혀없는 고요함이 가득하다.

안개는 멀리 있는 공간을 더 확연히 구분 짖게한다.

공기중의 물기는 겹겹이 쌓여 막을 형성하고, 반투명 스크린 처럼 차양을 드리운다.

가까운 곳의 형상은 비교적 선명히 기록할 수 있다.

선명한 것이 좋은 일만은 아니지만 정체성을 드러내기엔 좋은 방법이다.

숲은 우산속 같다. 하늘을 막아서 숲은 어둡고 그 덕에 잔잔함이 늘 고여있다.

어두운 곳이므로 노출은 아주 많이 더해야 하고,

해서 늘 삼각대를 사용하게된다.

풍경 촬영에서 촛점의 깊이가 중요하기에 난 조리개를 깊에 조이는 편을 선택한다.

그래서 긴 시간의 촬영이 삼각대를 필요로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