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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언제나 안개처럼
어디 숨을 데가 마땅치 않은 날
톡톡 부딛혀 흐르는 유리창의 비와
투-욱 거리는 잎새의 물방울 소리에
간간이 열리는 하늘의 푸른 빛과
골목길 물웅덩이 속 뽀얀 구름
넝쿨 장미 꽃잎에 앉은 구슬방울이
창밖에서
나그네 떠나는 길을 비춘다.
너만 추억이 있는 게 아니다.
두 손에 신발을 들고 건너간
그 개울의 윤기나는 돌 한 개는
서랍 어딘가에 있을 게다.
열쇄같이 시간을 기다렸지만
추억은 마른 이끼가 되었고,
유리창의 빗방울 그림이 되어
재생되는 스크린으로 저장되었다.
네가 그랬지.
사랑한다고, 슬픈 것이라고.
빗속 안개처럼..
나는 안다.
열 수 없는 시간의 문 앞에
그치지 않는 비를
맞고 있음을...
네가 있다는 것을.
- rain.jpg (82.4KB)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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