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이 교육에 접목되면 흔히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교육이 강조되면서 그런 교육들이 지식정보사회에 걸맞는 창의성을 길러줄 것이라고 맹목적으로 믿기도 한다.

영국의 교육정보화 정책을 주관하는 교육정보원(BECTa)은 이런 믿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교육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일이 그냥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 교육과정평가원은 ‘창의력’을 “진공상태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기존을 것을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창의력을 기른다는 것은 기존을 것을 알고 조합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정의에 기초해 영국교육정보원은 창조적 수업을 위해 교사들에게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것을 권유한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과목별 지식과 정보통신기술, 그리고 경험을 얼마만큼 창조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가 △가르쳐야 할 내용 가운데 교재만으로 가르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지 골라낼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정보통신기술이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그렇게 생각된다면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정리할 수 있는가, 또 그런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체계적인 연수계획을 세울 수 있는가 물론 이런 질문을 던진 교사들이 답을 찾는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일은 교육당국의 몫이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교육은 학생들한테 좀더 자극적인 학습환경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창의력 향상에 항상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고 교실에서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국교육정보원은 사회적 환경으로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와 자유로운 토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분위기 등을 꼽았다.

또 학생들이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다음 항목들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자신있게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세운 목표에 도달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토론을 하는가 △학생들이 새로운 것(프로젝트)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욕을 지니고 있는가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실행방법이나 눈높이가 맞게 설정됐는가
한겨레 강석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