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상식+정보활용 능력…함께 배우는 활기찬 수업－

지난 10일 인천 부일중 3학년 2반 교실. 수업시작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신문으로 왕관·배·비행기 모형 등의 다양한 모자를 만들어 머리에 쓰
고, 신문으로 꾸민 옷으로 자기 몸을 치장하면서 저마다 솜씨를 뽐냈다.
이날 수업은 ‘신문 기사의 세부 내용 파악하기’이다. 지도교사는 우선
학생들에게 신문에서 각자 관심있는 기사를 가위로 오려 활동지에 붙이게
했다. 그런 다음 학생들은 기사를 자세히 읽고 궁금한 점이나 새로 알게
된 사실에다 밑줄을 긋는다. 자주 해본 듯이 질문 항목을 스스로 만들고
답(자기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글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목적은…’ ‘이 글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
은…’. 지도교사는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연신 질문을 퍼붓는다. 학생들
의 응답이 이어지면서 교실이 한바탕 어수선하다. 하지만 딴청을 피우거
나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은 없다. 모두들 무언가 말할 것이 많다는 듯이
서로 손을 들고, 주장과 반론을 잇달아 펴면서 수업이 진행된다. 일반 학
교·학급의 차분한 교실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학생들의 수업 태도 또한
자율적이지만 진지함이 엿보인다.

이날 수업은 NIE 전문가이자 국어 담당인 지숙 교사가 담당했다.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지식과 급변하는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체험을 충족시켜
주는 데 제격은 역시 NIE라고 그는 자랑한다. 또 1999년부터 신문활용 수
업을 시작한 지 교사는 해마다 교육 효과가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지 교사는 ▲신문 기사나 광고 비교·분석하기 ▲사실과 의견 구
분하기 ▲자신의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말과 글로 전달하기 ▲소설 단원
학습 후 독후감 쓰기 ▲토론활동 등을 통한 문제 해결능력 높이기 등에 초
점을 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 교사는 “NIE 수업에 학생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모둠별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문제 해결에 서로 힘
을 모으는 등 학생들에게서 건전한 인성이 조금씩 싹트고 있음을 느낀다”
고 말했다. 문지홍군(16)은 “지금까지 교과서로만 공부하다가 신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학기 초에는 익숙지 않아 무척 난감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선생님과 함께 기사 읽기, 그림·도표 꾸미기 활동 등을
하다보니 NIE 수업이 유용하고 재미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고 밝혔다.

부일중에서는 전교생(683명)이 NIE 활동을 교과시간이든, 특별활동시간이
든 1년에 한번 이상 경험하게 지도한다. 이 가운데 3학년 4개반(180명)과
‘신문과 인터넷 활용반’ 학생 20명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수행평가 방법으로 NIE를 도입했다. 이미 가정과에서는 가
족신문 만들기를, 과학과에서는 과학신문 만들기를 실시해 우수작품에는
학교 차원에서 상을 주고 전시회까지 열었다. 2학기에는 사회과에서도 환
경신문 만들기를 예정하고 있는 등 NIE 수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NIE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도 뜨겁다. 학교측은 지난 4월 NIE 프로그램을
더욱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교사연수를 자체적으로 가졌다. 그리고 학생들
이 제출한 결과물을 두고 교사간의 토의·토론 시간도 예전보다 자주 갖
고 있다. 임천수 교장은 “신문은 학생들이 시사정보를 쉽게 습득하고 사
회적응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만드는 좋은 교재”라며 “NIE는 탈(脫)교과
서적이면서도 창의적 활동에 적합한 교육방법으로 예비 사회인인 학생들
의 정보활용 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경향 최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