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방법 및 사례
최고의 시청각 교육은 상상력 교육
고중숙의 사이언스크로키
아직도 여러 가지 문제가 많기는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볼 때 비교적 성공적인 근대화를 이뤄가고 있다. 이 덕분에 우리의 의식도 많은 면에서 선진화되어 가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로 교육 과정이 가르치는 사람 위주의 시각에서 배우는 사람 위주의 시각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종래의 딱딱하고 어렵고 일방통행적인 교육을 부드럽고 재미있고 서로 교호하는 방식으로 이끄는 노력이 치열하다. 각종 교재들은 단조로운 흑백에서 다양한 색깔의 컬러 판으로 변했다. 내용도 다채로워졌으며 예전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만화를 삽입한 책도 눈에 띈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 방법이 눈부시게 발전했는데 이를 첨단 영상 기기와 연결함으로써 진짜 현실을 방불케 하는 가상현실의 위력을 십분 활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일종의 부작용이랄까,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런 경향에 편승해서 뭐든지 좀더 편하고 쉽고 자동적으로 배웠으면 하는 생각이 자라난다. 그리하여 과거의 열악한 환경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여러모로 궁리하면서 왕성한 두뇌 활동을 영위했는데 이제는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힘들어한다. 물론 될 수 있는 한 적은 노력을 들여 많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나 필요한 최소한의 한계는 있는 법이다. 그것마저 들이지 않는다면 결과 자체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은 개인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게으름을 틈타 수많은 편법들이 무성하게 자라나서 엄청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살펴볼 때 교육 기법이 아무리 고도로 발전한다 해도 최선의 길은 역시 우리의 두뇌를 직접 활용하는 방법이라 해야 한다. 현란한 영상과 음향을 통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자연 현상을 실감나게 전해주는 시청각 교육도 이해라는 결과를 직접 던져주는 것은 아니다. 마치 젖먹이의 입에 음식을 넣어줄 수는 있지만 소화라는 내부적 과정까지 대신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관련해 두뇌의 사고 활동은 언뜻 생각하기보다 훨씬 왕성한 생화학적 과정이란 점도 참으로 시사적이다. 우리는 대개 인간의 몸에서 가장 역동적인 조직은 근육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실제로 단위 무게당 에너지 소모량이 가장 많은 기관은 바로 뇌다. 우리 몸무게의 2%에 지나지 않는 뇌가 보통 때 심장에서 나가는 피의 15%, 호흡할 때 섭취하는 산소의 20~25%를 소모한다. 사고 활동이라는 정신적 행위는 겉보기로는 소극적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가장 치열한 행위인 셈이다.
나아가 어떤 현상은 본질적으로 감각적 표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수학은 물론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 등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4차원 이상의 공간을 상정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인간의 지각은 3차원에 한정되므로 이런 때는 상상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또한 상상력도 다른 능력과 같이 훈련을 통해 증진된다. 그 한계는 상상력의 본질상 무한대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의식과 제도가 수요자에 대한 배려 차원을 지향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적극적 수용 자세를 전제로 한 보조적 메커니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고중숙 | 순천대학교 교수·이론화학 jsg@sunchon.sunchon.ac.kr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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